결정적 순간의 대화 - 개정판
조셉 그레니.캐리 페터슨 외 지음, 김경섭 옮김 / 시아출판사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갈등을 푸는 해결책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는 대화다!

  일상에서 흔히 벌어지는 말다툼(말싸움)의 원인을 경상도 사투리로 우스개 소리로 표현하면 이럴 것이다. “니가 그카이 내 그카지, 니 안그카모 내 그카긋나?” 표준말로 말하자면 “네가 그러니까(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그렇지(그렇게 말하지), 네가 안 그러면(그렇게 말하지 않았으면) 내가 그렇겠냐(그렇게 말하겠냐)?”쯤 되겠다. 가정에서는 엄마 아빠가, 나와 부모가, 형제가 서로 다툴 때가 있다. 또 직장에서는 직원끼리, 상사와 부하가, 회사와 노조가 다툴 때가 있다. 생각해 보면 하루에 한두 번쯤은 다투거나, 그런 상황을 만나는 것 같기도 하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는데 ‘다툼’이 없을 수가 있을까? ‘비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진다’는 말처럼 때로는 다툼으로써 그동안의 갈등을 해소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기에 가끔은 다투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문제는 다툼 후에 더 사이가 좋아지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조직이나 사회에서는 잘못 다투었다가 자칫 ‘성질이 괴팍하거나 호전적好戰的인 인물’로 찍히거나, ‘상종할 수 없는 사람’으로 매도된다면 큰일이 아니던가? 만약 큰 비즈니스 현안을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는 때 아무렇지 않은 일이 원인이 되어 상사와 싸움이라도 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책 『결정적 순간의 대화』는 이렇듯 서로에게 중대한 의미가 있는 결론에 대해 대화하다가 ‘감정적인 충돌’을 만나거나 ‘심각한 국면’에 돌입했을 때, 이를 잘 풀어나가려면 어떻게 대화로 풀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한 책이다. 바이탈 스마트Vital Smart라고 하는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네 명의 저자가 공저했다. 원제목은 Crucial Conversations이다.



 

    저자들은 보통의 대화가 심각한 대화로 바뀌어 질 때 자신도 모르게 최악의 수를 두는 이유는 ‘원래 신체구조상 우리의 감정이 쉽게 흥분하도록 만들어져 있고, 대화에서 느끼는 중압감이 신중한 선택을 방해하며, 대화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만 잔뜩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흥분한 상태에서 감정적인 대화를 하게 되면 자신이 원하는 것과 정반대의 것을 말하게 된다는 것이다.’ 뭐 어떻게 하겠나? 다툼이야 인간이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나중에 잘 풀면 되지 않겠는가‘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우리는 지금껏 다투고 화해하고, 또 다투면서도 잘 살아가고 있으니 그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다툼 후에 ’화해하지 못한 경우‘가 없지 않았나 생각해 보자. 다툼 후에 원하지 않던 ’절교‘를 했거나, 다투는 바람에 비즈니스 기회를 놓친 적은 없었나? 이러한 서로에게 중대하고 감정적인 대화의 순간을 잘 피해간 노하우가 있는가?

이 책은 '서로에게 중대하고 감정적인 대화의 순간‘ 즉, ’결정적 순간의 대화요령‘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만나는 결정적 순간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사귀던 사람으로부터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을 때

- 나를 거칠고 공격적으로 대하는 직장 상사(동료)와 이야기할 때

- 직장 동료의 부실한 일 처리에 대해 나쁜 평가를 내려야 할 때

- 이혼한 배우자 둘이 자녀 양육권에 대해 의논해야 할 때

- 꼴통 같은 10대의 자녀(조카)에게 충고해야 할 때

- 부부간의 성관계에 대해 배우자와 의논해야 할 때

- 흡연이나 약물 등에 중독된 연인에게 문제점을 지적해야 할 때

- 시부모와 갈등상황이 생길 때 마다

  살펴보니 최근까지 겪은 일이거나 앞으로 피해갈 수 없는 ‘난감한 상황’들이다. 피할 수 있다면 되도록 피하고 싶은 상황들, 우리를 괴롭게 만드는 상황들이 아닐 수 없다. 이 상황들을 슬기롭게 대처해 개선할 수 있다면 어떤 결과를 낳을까? 우선 당연하겠지만 심신이 건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가족 간에는 좀 더 화목해지고, 사회에서는 원활한 대인관계가 만들어질 것이다. 얼른 개선 방법을 알고 싶어진다.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저자들은 우선 성공적인 대화의 기본 전제는 ‘그 대화와 관련된 모든 정보(자신이든 상대방이든)를 공개적으로 끄집어내는 것’이라고 보았다. 자신의 의견과 감정, 그리고 자신의 논리를 솔직하게 들어낼 때 ‘원만한 대화’(저자는 이 책에서 의견공유대화Dialogue라고 말했다)는 가능해 진다. 또한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갖고 토론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다시 한 번 확인하자. ‘솔직할 것, 충분한 시간을 가질 것’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성공적인 대화의 기본 전제다.

  성공적인 대화를 시작하는 첫 번째 요령은 바로 ‘가슴으로 시작하라’는 것이다. 상대의 말을 듣고 즉흥적으로 머리로 생각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대화를 시작하려 했던 이유(대화를 통해 진정 원하는 것)를 기억하며 대화를 시작하라는 것이다. ‘내가 이 대화를 통해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이 대화를 통해 저 사람에게 해주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스스로 질문하게 되면 스스로 자신의 생리 기능(감정, 화)을 제어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대화가 잘 진행되다가 갑자기 실패로 돌아가는 이유에는 상대로부터 ‘공격을 당했다’고 느꼈을 때 우리는 ‘이 논쟁에서 이겨야겠다’, ‘저 사람에게 보복을 해야겠다’, ‘이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자기방어심리가 발동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기합리화의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대화에서 자신이 ‘원하고, 원하지 않는 바’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성공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대화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시작하라‘. 

  그런 다음 내면의 소리를 분석하여 감정을 통제해야 한다. 변명하지 말고,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최악의 가정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가정을 사실로 받아들이면 아예 아무 말도 안하거나 상대방에게 폭언을 퍼붓게 될 뿐이다. 일단은 주어진 사실을 토대로 가장 최선의 가정을 설정하라. 그래야 차분하게 대화에 임할 수 있다. 만약 상대방의 명백한 잘못이 밝혀지면 그에 대한 응징은 그때 가서 해도 늦지 않다.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5가지 기법이 있다. 바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하라, 당신의 의도를 설명하라, 상대방의 생각을 물어라, 지나치게 단정적인 어투를 사용하지 말라, 반대 의견을 내도록 하라, 등이다. 그러면서 나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자신 있는 태도로 대화에 임하고 있는가를 수시로 체크해 봐야 한다. 그런 후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떤 말을 해도 그 결과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확신을 갖도록 하는,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도록 하는 네 가지 방법이 있다. 직접적으로 물어보라, 상대방의 모습을 비춰주라, 상대방이 한 이야기를 다시 반복하라, 상대방에게 약간의 자극을 주라 등이다. 

  이 때 또한 나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에 대해 항상 질문을 던져야 한다. 대화의 마지막 단계는 결론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다. 어떤 방법을 사용하여 결론을 이끌어 낼 것인가,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하는가에 대해 매듭을 져야 한다. 결론을 이끌어내는 방법으로는 권한을 위임하여 그 결정에 따르거나,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투표를 하거나, 모두가 동의할 때까지 대화를 계속하는 방법이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결정적 순간의 대화‘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불안감‘이다. 관계가 잘못될 수 있다는 불안감, 대화의 결과에 대한 두려움, 대화 진행 중에 생길 트러블에 대한 불안감 등 총제적인 ’불안감‘이 가장 중요한 수단인 대화를 가로막고 있었다. 어느 대화이건 마찬가지겠지만, 결정적 순간에는 ’가슴으로 대하고, 먼저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자신이 원하고, 원하지 않는 바를 제대로 밝히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는다. 이 책의 핵심은 이론을 뒷받침해주는 실제적인 사례들이었다. 쌍방의 대화에서 한 쪽이 ‘가슴으로 대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할 때’ 변화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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