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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의 능력을 열두 배 키워주는 마법의 코칭 ㅣ Leaders Guide 1
에노모토 히데타케 지음, 황소연 옮김 / 새로운제안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코칭의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책!
“직장생활, 정말 드러워서 못해먹겠어요. 신참내기일 때는 선배들 비위맞추고 시중드느라 힘이 들더니, 바라고 바라던 후배가 와서는 얘가 또 ‘상전’이에요. 좀 가르쳐준답시고 조언 몇 마디 했더니 말끝 마다 말대꾸하죠, 그래도 알아들었으니 대꾸했겠다 싶어 지켜보니 예전과 다를 바 하나도 없어요. 선배들은 ‘쟤 교육 좀 제대로 시켜라’ 눈치 주죠, 후배는 ‘선배님, 그게 아니라요...’ 들이받죠, 진짜 힘들어요. 나 때에는 그러지 안았거든요?
후배가 확실히 나보다 똑똑하고 영리한 건 인정해요.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아님 잠도 안자고 하루 종일 인터넷만 하는지 세상의 ‘트렌드’는 모두 알고 있고요, 컴퓨터 다루는 실력은 내가 고수라면 녀석은 초고수에요. 영어나 일어는 ‘드라마’를 보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라니 아예 사는 세계가 나와는 달라요. 있잖아요, 녀석이 뭘 물으면 대답하기가 겁나요. 매 번 내가 대답하기 어려운 것만 물어보거든요. 잘못 아는 체 했다가 망신살 뻗칠까봐 제대로 대답도 못하고 ‘넌, 맨날 이상한 것만 묻냐?‘고 윽박지르면서 대충 넘어가요. 후배 녀석, 일 시켜 먹기는 힘들고, 그렇다고 일을 안 시킬수도 없고... 선배님, 이럴 때 정말 어떻게 해야 해요?“
예전에 내가 선배들에게 했던 말이고, 매년 후배들에게 듣는 말이다. 그럼 난 어김없이 이 말을 한다. “너도 그 때가 됐구나. 이젠 네가 당할 차례다, 인마.” 예전만 하더라도 ‘이럴 땐, 이래라. 저럴 땐, 저래라.’ 일종의 ‘매뉴얼’이 있었다. 그래서 ‘상사’는 나보다는 ‘해답을 더 많이 아는 사람’으로 통했다. 대리의 답보다 과장의 답이 멋지고, 차장의 답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그래서 선배들은 ‘하늘’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전의 자신의 과거의 지식으로는 아는 체하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내 코가 석 자’라고 나 역시 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데, 후배를 가르친단 말인가? 그냥 ‘네가 잘 알아서 해라’고 믿는 척 해주고, 나중에 일이 그르치기 말기를 바랄 뿐이다. 그야말로 직장선배에게 고난의 시대가 요즘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그에 대한 답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코칭Coaching'이다. 코칭이란 코치가 코칭을 받는 사람에게 직업적 또는 개인적인 성과를 향상시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일종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말한다. 코칭의 기본철학은 간단하다. 사람은 누구나 가능성과 잠재능력을 갖고 있기에, 코칭을 통해 스스로 찾고자 했던 해답을 찾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다. 책 『부하의 능력을 열두 배 키워주는 마법의 코칭』은 코칭훈련기관인 미국 CTI에서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CPPC(Certified Personal & Professional Coach)를 취득한 코칭 전문가 에노모토 히데타케가 쓴 책으로 직장상사로서 ‘코칭’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상대방의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기술’인 코칭은 비즈니스 세계를 넘어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원제목은 部下を伸ばすコーチング 이다.
요즘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코칭이 화두다. 코칭이라는 주제를 놓고 회의를 하고, 강연을 하고 있다. 하지만 깊게 생각해 보면 코칭의 탄생배경을 제대로 이해하면 이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기술이다. 코칭이 태어난 이유는 크게 빠른 변화속도와 까다롭고 능력 있는 후배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코칭이란 기술이 태어난 이유는 ‘세상의 변화속도가 너무 빨라져서 더 이상 오랫동안 지속될 해답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직장 상사는 후배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의 속 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상사된 입장에서 “나도 모르니까, 네가 알아서 해!”라고 말할 수는 없잖은가?
두 번째 이유는 오늘날은 후배의 잠재적 능력이 오히려 선배를 앞선다는 것이다. 선배는 단지 선험적인 지식이나 인맥이 후배보다 많을 뿐 오히려 급변하는 세상을 읽어내는 능력이나 대처하는 능력은 후배가 더 낫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생산자 위주의 산업사회는 소비자 주권의 산업사회로 바뀌었다. 옛날엔 생산자가 만들기만 하면 소비자가 줄을 서서 사줬지만, 엇비슷한 제품들로 창고를 가득 채우고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공급과잉의 시대에는 ‘까다로운 소비자의 취향’에 적합한 제품만이 팔리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면 조직에서 가장 최근까지 ‘소비자의 역할’만 하던 이들이 ‘후배사원들’이 아니던가? 그들은 조직에서 가장 소비자다운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까다롭다(소비자가 까다로운 것처럼).
요약하자면 ‘코칭’이라는 대화의 기술이 태어난 이유는 선배인 내가 답을 낼 수 없는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은 오히려 후배일 수 있다는 전제 때문이었다. 그래서 후배를 부하가 아닌 동료로서, 파트너로서 함께 머리를 싸맬 때 좀 더 나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코칭이란 ‘후배를 구슬리는 기술’이라고 말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후배를 잘 구슬리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그 답을 이 책에서 찾아보자.
저자는 거창하게도 코칭에는 3가지 철학이 있다고 말했다.
내용을 요약해 보면 ‘너와 내가 머리를 맞댄다면 너(후배)에게 답이 나올 것이다’로 요약될 수 있겠다.
제 1철학 - 모든 사람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제 2철학 - 그 사람에게 필요한 해답은 모두 그 사람 내부에 있다
제 3철학 -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파트너가 필요하다
저자는 코칭에서 말하는 인간관계란 협동적인 인간관계, 즉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서로 보완, 협력해 나가는 관계이고 하나의 목적이란 ‘부하의 자아실현’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선배는 후배가 스스로 답을 낼 수 있도록 파트너가 되어주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 말은 “보스Boss는 가라고 말하지만, 리더Leader는 가자고 말한다”는 더글라스 맥아더의 말로 대신할 수 있다. 예전의 상사가 보스였다면, 요즘의 상사는 리더여야 한다. 상사와 부하가 파트너가 되어 서로 협력하며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코칭’이다. 저자는 좀 더 실무적인 면에서 코칭 시스템의 핵심으로 5가지의 스킬, 즉 질문, 경청, 직관, 자기관리, 확인의 스킬(기술)을 제시했다.
첫째, 질문 스킬은 지시명령형 커뮤니케이션에서 질문형 커뮤니케이션으로 변화시켜 가는 것이다. 질문형 커뮤니케이션에는 확대질문, 미래질문, 긍정질문이 있다. 확대질문은 “자네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자네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와 같이 상대방이 지닌 능력이나 가능성을 확대한다는 의미이다. 미래질문은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고 싶은가?”, “그것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는가?”와 같이 부하로 하여금 자신의 의식이 과거가 아닌 미래로 향하게 하는 질문이다. 긍정질문이란 “어떻게 하면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겠나?”, “뭐가 확실한 것이 될 수 있겠나?”처럼 ‘아니다’라는 부정적인 의미가 질문 속에 없는 질문이다. 이러한 긍정질문은 왠지 폭이 넓은 혹은 밝은 어감이 느껴진다.
두 번째, 경청 스킬이란 ‘부하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듣는 기술’을 말한다. 즉, ‘어떻게 하면 부하가 본래 지니고 있는 능력이나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해서 자아실현을 하게 할 수 있을까? 염두하면서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상사가 내 관점에서 듣는 것이 아니라 ’부하를 위해, 부하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듣는‘ 것이다. 경청스킬을 익히면 부하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경청할 수 있는 멋진 상사가 될 수 있다.
세 번째, 직관 스킬이란 상사가 부하를 코칭 할 때, 상사 자신의 직관을 활용하는 기술이다. 특히 부하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 때는 이 직관력을 발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쉽게 말하면 ‘부하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을 들어주는 훈련’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라고 부하가 물으면 ‘대답’하려 하지 말고 “자네는 거기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은가?”라는 식으로 되물어 스스로가 답을 내려고 애쓰도록 하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상사와 부하는 대등한 파트너이며 두 사람의 협동적인 인간관계 속에서 부하에게 필요한 해답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네 번째, 자기관리 스킬이란 상사가 부하를 코칭할 때 어떤 태도로 대할 것인가에 대한 기술이다. 여기서 자기관리란 상사의 머리, 마음, 몸을 관리하는 것이다. 우선 머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부하와 대화하는 동안 자신의 머릿속에 스치는 조언과 부연 같은 생각을 초조해 하지 말고 ‘자각한 다음 포기하는 것’이다. 마음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부하와 대화하기 전에 상사가 벌인 일이나 생각을 일단 정리한 후에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몸을 관리한다는 말은 경청의 자세, 즉 자신의 몸과 얼굴의 높이를 부하와 같은 눈높이에 맞추고, 상체를 부하 쪽으로 약간 기울여 ‘적극적으로 들으려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따뜻한 눈길로 바라봄으로 부하가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확인 스킬이란 상사가 부하를 코칭할 때 부하에게 있어서 중요한 사항을 확인하기 위한 기술로 부하의 미래, 현재, 그리고 과거를 확실하게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부하가 날마다 잡무에 쫓겨 목표가 부하의 머릿속에서 점점 퇴색되거나, 자신감을 잃을 경우 ‘힘내라’는 격려의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목표 달성은 자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 혹은 “그 목표를 달성하면 자네는 어떤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겠는가?”하고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살펴본 바와 같이 코칭이란 기업 경영 혹은 매니지먼트에서 부하에게 무리하게 성과를 강요하거나, 지시명령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화와 격려 등을 통해 부하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성과를 올리고자 노력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코칭이 적극 활용된다면 선후배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지고, 일방적인 상명하달이 아닌 쌍방향적인 질문형 커뮤니케이션으로 변화되어 직장내 분위기가 좋아지고, 상사에 대한 존경심과 나아가 애사심이 고취될 수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러한 코칭 시스템에 의한 성과는 세계적인 디자인 그룹 IDEO나 고어텍스Gore-Tex로 잘 알려진 미국의 고어 & 어소시에이트 사와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들 기업은 개인의 특별한 재능이나 능력에 의존하지 않고 그룹 씽킹에 의해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책 ‘그룹 지니어스‘를 읽어보면 잘 나타나 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코칭‘에 의한 파트너십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사원들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지고, 회사 분위기가 좋아진다면 ’좋은 성과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 아닐까? ’코칭‘은 가장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인지상정人之常情‘의 대화법인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 코칭은 부하는 ‘아이’가 아니라 오히려 직장이나 업무시스템에 미숙한 유능한 인재라는 점, 그리고 가장 소비자를 닮은 직원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전제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선배는 후배들을 가르치고, 따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가 되어 후배가 스스로 생각하고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묻고 대화함으로써 선배나 후배가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결과를 내도록 하는 대화의 기술이다. 결국 코칭은 ‘배우는 기술’이 아니라 ‘인식하고 느끼는 기술’이다. 후배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셈이다. 코칭에서 요구하는 리더십이란 이끄는 리더를 넘어 동참하고 격려하는 리더이다.
이 책은 비즈니스의 화두인 코칭을 별로 새로울 것 없는 ‘쉬운 대화법’으로 잘 설명했다. 많은 사례와 직접 실행할 수 있도록 가상의 대화를 제시하는가 하면,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을 예로 들며 코칭을 동양의학처럼 전체를 (+)로 만드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해 냈다. 경영학이라는 학문적 연구를 위한 코칭보다는 ‘현실적이고 즉시 실행 가능한 코칭’을 알고 싶은 직장인 독자들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의 경영자에게는 『트라이앵글법칙』이라는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