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워칭 - 미래를 읽는 9가지 기술
김경훈 지음 / 리더스북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토종 트렌드 전문가가 말하는 트렌드 와처Trend Watcher되는 법 

“아무도 트렌드를 창조할 수는 없다. 다만 관찰할 뿐이다. 그리고 트렌드를 변화시킬 수도 없다. 단지 트렌드를 믿는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을 뿐이다.”
 

  20세기 말, 다가오는 21세기의 트렌드를 그린 책 클릭! 미래 속으로Cliking의 페이스 팝콘은 트렌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만들 수 없고, 단지 관찰할 수 있는 것. 변화시킬 수 없는 것, 트렌드. 그 후 10년이 지난 오늘, 7월 27일 오후 5시 현재, 포털사이트의 뉴스에서 ‘트렌드’를 검색해 보니 당일 하루도 채 되지 않아 134 개의 뉴스가 검색되었다. 내용을 살펴보자니 ‘트렌드’는 ‘미래, 유행, 전망, 경향’ 이라는 혼재된 의미를 갖고 있는 듯 했다. 알쏭달쏭 도무지 헛갈린다. ‘트렌드’의 진짜 의미는 뭘까? 그리고 내가 트렌드를 읽어낼 수는 없을까? 이런 의문으로 펼친 책은 트렌드 워칭Trend Watching이다.  



 

   이 책은 지난 1994년에 한국인 트렌드라는 책으로 ‘트렌드’라는 개념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데 이어 10년 만인 2004년에 한국인 트렌드를 다시 써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국내에서 가장 권위있는 트렌드 전문가로 잘 알려진 김경훈에 의해 쓰여진 책이다. 저자는 트렌드는 21세기 들어 ‘미래’를 대신할 수 있는 개념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데 말 그대로 미지의 것을 말하는 미래와는 달리 트렌드는 ‘필연적인 미래상’를 다루고 있다고 말하면트렌드를 읽는 기술은 기업에게는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핵심 경쟁력으로, 개인에게는 ‘트렌드 예측을 통한 비전 제시 능력’은 21세기형 리더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자산이자 경쟁력이라고 이 책에서 말했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나의 눈으로 트렌드를 찾자’ 즉, 트렌드 워칭Trend Wacthing 능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트렌드 워처Trend Watcher가 최신 유행과 소비자의 경향을 신속하게 포착하고 분석하여 기업들에 그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혹은 직업인데, 바로 이런 트렌드 워처가 되기 위한 능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기존의 트렌드 관련서들이 (외국) 저자가 발견한 트렌드를 거의 자국(외국)의 사례들을 들어 설명했다면,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트렌드를 찾는 안목을 키우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우선 저자는 ‘트렌드의 정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트렌드는 특정한 시점에 징후로 출발하되, 다양한 사회문화적 영역에서 광범위한 대중적 지지를 얻어 5년 이상의 시간적 주기를 가지고 필연적인 변화를 촉발하게 되는 사회문화 현상이다.” 그러면서 일련의 경향들이 과연 트렌드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때 좌표로 사용할 수 있는 트렌드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트렌드는 포괄적이다 : 여러 분야에서 동시에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트렌드는 긴 주기를 갖는다 : 5년 이상의 긴 주기를 갖는 생명력이 있어야 한다.


-트렌드는 필연적 에너지를 갖고 있다: 미래에 반드시 일어날 변화여야 한다.

 

 


  무엇이든 주목할 만하면 ‘트렌드’라는 말을 붙여지는 요즘 이 같은 정의를 인식하는 것 만으로 좀 더 ‘트렌드다운 것’을 구분할 수 있게 했다. 특히 한 해에도 다방면에 걸쳐 쏟아지는 유행과는 다른 개념임을 인식할 수 있다. 저자 역시 전망, 신기술, 유행, 문명 등과 같은 개념과 엄연한 차이가 있음을 이 책에서 많은 부분을 할애해 밝히고 있었다. 이른 바 ‘트렌드 화장발’ 때문에 오히려 트렌드 읽기에 더욱 혼란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트렌드는 ‘트렌드 화장발’과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선 유행을 살펴보자. 유행은 돌발적이다. 유행의 특징은 패드fad, 즉 변덕스럽고 일시적이다. 유행은 포괄적인 문화 영역에서 펼쳐지는 것도 아니고, 필연적 변화를 초래하지도 않는다. 가장 결정적인 약점은 뜬금 없이 피었다가 져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트렌드는 또한 전망과도 혼동된다. 전망과 트렌드 예측은 다르다. 전망은 미래에 대해 내놓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 중에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를 선택한 것이다. 반면 트렌드는 전망과 다르게 불확실성을 제거한 ‘필연적’요소를 중심으로 예측한다. 



 사진출처:www. trendwatching.com

  한편 새로운 기술은 트렌드의 출발점이다. 신기술의 출현은 변화의 조건이자 변수이며 전제이지, 그 결과는 아니다. 트렌드는 이러한 신기술의 대한 반향으로 소비자들의 수요와 요구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 흘러갈 지를 살펴본 것이다. 문명 역시 인류의 물질적, 기술적 생산물을 이르는 말로 정신적이고 가치와 연관된 생산물인 문화와 대비되는 말이다. 트렌드는 문명 변화의 바탕 위에서 꽃을 피운다. 문명을 변화시키는 세 가지 조건은 에너지 자원, 핵심기술, 사회 에너지로 트렌드의 자양분인 셈이다. 트렌드 워칭은 변화를 읽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관찰과 통찰이 중요하다. 

  이처럼 ‘트렌드 화장발’과 진정한 트렌드와 확실히 구분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트렌드 워칭을 한결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저자는 트렌드는 변화의 양상과 변화의 개념을 숙지하는 것으로 제일 먼저 트렌드의 옥석(트렌드와 트렌드 화장발)을 구분하는 것이 트렌드 워칭의 첫 번째 기술이라고 밝혔다. 이제 본격적으로 트렌드에 접근해 보자. 저자는 트렌드 워칭 과정, 즉 트렌드를 찾아내고 활용하기 위한 과정을 9가지 단계로 구분했다.  

트렌드 워칭 과정을 9가지 단계

 

- 트렌드의 옥석을 구분하라

- 피할 수 없는 필연적 미래를 찾아라

- 트렌드 생태계에 주목하라

- 트렌드의 성장법칙을 이해하라

- 트렌드로 성장할 징후를 발견하라

- 소비자가 아닌 인간을 관찰하라

- 미래정보가 아니라 미래지식을 추구하라

- 시간의 수레바퀴를 추적하라

- 트렌드 대 트렌드의 관계를 포착하라

  트렌드를 예측 가능한 미래의 그 무엇으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필연성, 즉 보장된 미래, 피할 수 없는 미래가 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2년 올림픽이 열리는 런던에는 스포츠이 조성되고 있을 것이다. 영국은 이 기회를 빌어 다시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은 물론 경제적 성장도 꿈꿀 것이다. 이렇듯 ‘예상된 일정’을 전제로 그려보는 확실한 요인이 ‘필연성’ 된다. 또 다른 예로 프랑스, 덴마크 등 선진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우리나라보다 높은데, 재미있는 것은 출산율 또한 높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으려면 일을 그만두어야 할 법한데 무슨 일일까? 그 이유는 아이를 낳아도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취학 전 아동, 혹은 취학 후라도 방과 후 활동에 대한 정책적 배려, 공공시설의 확충들을 해 주었기 때문이다. 저출산율과 여성의 높은 경제활동 참여가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이라면 국가가 어떤 정책을 수립해야 할지는 답이 나온다. 바로 이러한 필연성에 의한 답이 ‘트렌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정부의 배려 깊은 캠페인을 펼친다면 아이를 둘 셋씩 낳은 풍도가 조성될 수 있고, 그에 따른 각종 산업과 서비스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트렌드는 상품과 문화에 투영된 새로운 욕구의 흐름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욕구는 트렌드 워칭의 가장 중요한 확실성 요인이다. 어떤 결핍과 그것을 보충하려는 인간의 내면에 있는 욕구는 하나의 방향성으로 자리 잡으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새로운 현상을 발견할 때마다 이렇게 물어봐야 한다. ‘지금 여기서 바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정말 어떤 필연성을 갖추고 있는가?’ 철저하게 관찰자의 입장에 서서 확실성 요인을 찾는다면 트렌드가 보일 것이다. 한편 인간이 자신의 삶에 완벽하게 만족하지 못하는 한 새로운 욕구는 늘 생기게 마련이고, 새로운 트렌드는 마찬가지로 계속 생겨나게 된다. 그러므로 트렌드의 실체를 추적하려면 먼저 우리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욕구에 주목해야 한다.

  트렌드의 발전은 시간 순서에 따라 수용자가 확산되며, 소수의 초기 수용자 단계에서 점점 다수의 대중에게 확산되면서 진정한 트렌드로 자리매김을 한다. 트렌드의 시작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층은 얼리어답터다. 자기 분야, 혹은 사회 전체에서 오피니언 리더인 경우가 많은 이들은 대중의 눈치를 살피기 때문에 가능하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 애쓴다. 얼리어답터를 거쳐 대수의 조기 수용자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받아들이면 서서히 시장은 성숙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트렌드가 도처에서 발견되는 즈음이면 조기 수용자들은 지겨워지기 시작할 때, 얼리어답터는 새로운 트렌드를 퍼뜨리게 된다. 트렌드는 이러한 성장법칙에 따르므로 얼리어답터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할 때 새로운 트렌드의 여부를 점칠 수 있다.  



 

   트렌드의 징후는 어디서 찾아낼 수 있을까? 저자는 트렌드 징후의 관찰 영역을 크게 일곱 가지로 구분했다. 저자는 남보다 앞서 이런 징후를 찾았다면, 그는 첨단을 걸을 수 있는 기회를 얻고, 큰 이익을 눈 앞에 둔 셈이라고 말했다.

법, 혹은 제도의 변화 : 호주제 폐지와 관련된 민법 개정 등은 남성보다는 오히려 여성 쪽에서 제도 변화, 생활상의 현실적인 욕구가 다양하게 분출될 것이다.

여론의 쟁점 : 고교생들의 촛불집회 등의 가두시위는 문자메세지를 통해 자신을 표현할 권리와 무기를 얻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발전될지 주목된다.

인구통계 : 향후 몇 년, 몇십 년에 걸친 변화의 바탕을 보여준다. 또한 매달 각종 기관에서 발표되는 통계지수 역시 트렌드 징후를 발견할 좋은 소재다.

신상품 : 신상품 자체가 아니라 그에 접속된 ‘새로운 코드’를 찾아야 한다. 캐나다 이민상품이 홈쇼핑에서 판매되고, 시험준비 온라인 수강증이 팔리는 것을 보면 복잡한 사회생활로 지친 소비자가 가격보다 시간과 노력을 더 중시하는 경향을 발견한다.

새로운 문화현상 : 새로운 문화현상에는 새로운 문화 소비층과 소비감성이 숨어 있다. 고가가의 오페라와 뮤지컬이 인기를 얻는 것은 다양한 예능학원을 다녔던 20, 30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라이프스타일 : 24시간 편의점은 밤시간을 상품으로 만들었다. 문자메시지의 유행이나 엄지족 등은 네트워크 유지에 쏟는 시간과 번거로움을 피해 자유와 편리함을 확보하는데 있다.

신기술의 출현 : 신기술을 만나면 ‘그 기술이 상용화되었을 때, 인간의 어떤 욕구와 결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오늘날은 감성의 시대이므로 전통적인 조사방법으로는 소비자의 마음을 읽지 못한다. 이성이 아니라 감각과 감성의 충동적인 욕구에 의해 순간적이고 자동반사적이며, 비합리적인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은 소비자로 여기고 다가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동과 사고를 대상으로 그들의 욕구를 분석해야 한다. 이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곳이 그들의 서식지, 즉 커뮤니티다. 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의 의식과 행위를 과감하게 표출하는 성향이 있다. 사람들이 어디에 몰려 있는지, 어디로 몰려가는지를 관찰하라. 그리고 그들의 서식지를 찾아야 한다. 그곳에서 소비자 조사를 한다면 인간적 욕구와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나만의 트렌드 예측 지식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정보를 지식으로 만드는 프로세스를 통해 미래정보를 트렌드 예측의 지식으로 발전시키는 방법을 제시했다. 

1단계: 키워드로 세상 보기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영역을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어떤 것이든 인상적인 단어나 문구 하나가 머리에 떠오르게 된다. 일단 그것이 키워드다. 그 키워드만 가지고 세상을 살펴보라. 그러면 ‘그것’만 보일 것이다.

 

2단계 : 정보에 자석 갖다 대기

정보를 모으되, 반드시 거기에 코멘트를 달아야 한다. 그러면 나중에 그 코멘트만 갖고도 충분히 정보를 가공할 수 있게 된다.

 

3단계 : 똑똑한 질문 던지기

키워드로 출발해 정보를 모으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 질문들은 현상의 배후에 대해 더 잘 알아야만 대답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 때부터 진짜 트렌드 워칭이 시작된다. 예)투잡스-샐러던트-시간을 쪼개는 바쁜 사람들. 어떻게 쪼개지? 5년 전엔 어땠지? 그럼 5년 후엔 어떻게 될까? 시간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는 증거가 없을까?

 

4단계 : 현상을 꿰뚫는 이름 짓기

똑똑한 질문을 통해 얻어진 답, 즉 현상들의 집합에 대해 뭐라 불러야 할까? 바로 네이밍 과정이다. 내가 지은 이름을 통해 이제 트렌드 워칭의 눈을 갖게 되었다. 나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된 것이다.

  일찍이 페이스 팝콘도 트렌드 서너 개가 만나는 길목에 큰 사업 기회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대중mass 과 명품Prestige product가 만나 메스티지mastage가 생겨난 것처럼, VIP중 VIP라는 VVIP라는 시장이 생겨난 것처럼 로터리에 모인 트렌드들은 서로 합류하면서 하나의 큰 물결처럼 흐른다. 이러한 트렌드 로터리를 발견하게 되면 성공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 책을 통해 지금껏 트렌드의 개념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트렌드 화장발을 확실히 구분해서 걷어낼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었다. 나아가 지금껏 남들이 명명한 ‘트렌드’를 얼마나 빨리 아는가에 치중했다면, 이제 ‘트렌드 와처’로서 나만의 트렌드를 찾아보는 법을 알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트렌드 예측을 통한 비전 제시 능력’은 21세기형 리더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자산이자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트렌드를 볼 줄 아는 자, 미래시장을 선점한다는 뜻이겠다. 트렌드 공부의 완성은 흩어진 정보 속에서 트렌드를 발견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트렌드 관련서의 완결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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