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버스
존 고든 지음, 유영만.이수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인생이라는 이름의 버스, 누가 운전하고 있나요? 

 

  자동차 바퀴가 펑크가 나버렸다. 월요일 아침 출근을 하려고 보니 이 모양이다, 젠장.현관을 나서면서 아내로부터 ‘이렇게는 더 이상은 살 수 없다’며 최후의 통첩을 들은 터라 ‘조지’는 하늘을 향해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이 나한테 생기냐고요?’ 분통을 터뜨리고 싶은 심정이다. 걸어갈 수는 없는 일, 궁여지책으로 버스를 탔더니, 조이Joy라는 여자 버스기사가 싱글벙글대면서 “안녕하세요? 행복한 아침입니다!” 말한다. ‘당신이 내 마음이 어떤 줄 알기나 알고 그런 소릴 하는거야?’ 웃는 낯에 소리를 지를 뻔 했다. 하지만 조지는 이 버스로 인해 자신의 운명이 바뀌게 되는 줄을 알지 못했다. 이렇게 소설 형식으로 된 자기계발서 <에너지 버스>의 시작은 주인공 조지의 억세게 재수 없는 어느 월요일 아침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조지를 좀 더 살펴보자. 한 회사의 팀장으로 근무하는 이 친구는 지금 ‘지쳐’있다. 가정에 지치고, 회사에 지치고, 자신에게 지쳐 있다. 너무나 지치고 지친 나머지 ‘세상은 내게 의무와 책임만을 강요한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버티듯 살아가는 친구다. 어느 때의 나를 닮았고, 어제 만난 내 친구를 닮은 것 같다. 삶이라는 실타래가 얽히고설켜서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몰라 자포자기하고 싶은 때가 있다. 무슨 큰일을 저지른 것도 아니다. 술을 즐겨 집에 소홀한 것도 아니고, 도박에 빠져 재산을 탕진한 것도 아닌데,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종잡을 수도 없을 때, 그런 때가 있다. 회사의 향방을 좌우할 프리젠테이션을 열흘 남긴 조지의 오늘은 딱 그랬다. 그랬던 그가 버스를 타게 된 후, 조금씩 바뀌게 되었다. 그 버스의 이름은 ‘에너지 버스the Energy Bus’였다.

 



 

  최근 어떤 이유로든 불행을 느끼고 있을 때 거리를 걸어본 적이 있나? 속은 상하고, 머리는 아픈데 목구멍이 보일 정도로 큰 웃음으로 이야기하며 내 어깨를 스쳐가는 사람들을 만나면 부러운 나머지 빈정마저 상한다. ‘당신한테 나 같은 근심걱정이 있겠어?’ 세상의 모든 고민은 다 지고 가는 듯 터벅터벅 걷는 발걸음은 무겁고, 마음마저 무겁다. 목표도 없고, 삶의 의욕도 없고, 기운(에너지)는 더더욱 없다. 나만 무미건조하고 힘든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살아가는 것 같다. 하지만 ‘문제 하나 없는 사람이 있을까?’ 사람에게는 저마다 문제는 있다. 하지만 그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하는가에 따라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은 불행해지거나 행복해지거나 하는 것이다. 

  저자 존 고든이 우리의 인생을 ‘버스’와 비유한 점이 매우 놀랍다. 버스를 탈 때, 버스 기사에게 운전대를 맡기면 버스기사가 정한 길을 따라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운전대을 잡으면 나는 버스 운전기사가 되고, 내 의지대로 속도를 내거나 줄이면서 길을 달린다. 내 인생이라는 버스를 남에게 맡겨야 하는가, 내가 직접 몰아야 하는가? 그리고 버스에 연료를 가득 채워야 할까? 절반만 채울까? 내 버스에 타고 있는 승객들을 위해 난폭운전을 해야 할까, 안전운전을 할까? 버스의 모든 비유가 인생에 절묘하게 맞아 신기하기까지 했다. 운전 기사 조이Joy는 [10가지 인생의 룰]를 전파하는 에너지 홍보대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10가지 인생의 룰]은 다음과 같다.  

1. 당신 버스의 운전사는 당신 자신이다. 

2. 당신의 버스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열망’, ‘비전’, ‘집중’이다.

3. 당신의 버스를 ‘긍정 에너지’라는 연료로 가득 채워라. 

4. 당신의 버스에 사람들을 초대하라. 그리고 당신의 비전에 동참시켜라.

5. 버스에 타지 않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라.

6. 당신의 버스에 ‘에너지 뱀파이어 탑승 금지’ 표지판을 붙여라.

7. 승객들이 당신의 버스에 타고 있는 동안, 그들을 매료시킬 열정과 에너지를 뿜어라.

8. 당신의 승객들을 사랑하라.

9. 목표를 갖고 운전하라.

10. 버스에 타고 있는 동안 즐겨라.

  그렇다. 내 인생이 버스라면 내가 운전기사가 되어야 하고, 내가 정한 목표로 내가 운전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연료는 무시무시한 매연을 품는 가짜 휘발유가 아니라 매연 없고 ‘에너지’가 충만한 천연가스가 좋겠다. 책 <1%만 바꿔도 인생이 달라진다>의 저자 이민규 박사는 삶에 목표가 없다는 것은 축구장에 골대가 없는 것과 같고, 활터에 과녁이 없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리고 목표는 선택에 대한 확실한 지침을 제공해 주고, 역경 속에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게 해준다. 목표는 지겨움을 줄여주고 성취감을 갖게 하고, 효과적인 해결 방법을 스스로 찾게 해준다고 말했다. 내 인생의 버스의 목표 또한 내가 설정해야 한다. 구체적이고 명확하며 실현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면 스스로 삶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다. 내 목표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승객으로 태우고 반대한다면 태우지 않는다. 그들을 태우지 못해 아쉬워할 필요도 없고, 그들을 태우기 위해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도 없다. 지금의 내 승객에게 집중하고 그들을 사랑한다면 에너지 버스로 가는 여행길은 즐겁고, 에너지로 충만한 여행이 되어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다. 

  세상은 혼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에 때로는 내 버스에 다른 사람들을 태우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버스에 승객이 되기도 한다. 이 때 필요한 것은 ‘동승자’라는 한 마음이 뿜어내는 에너지이다. 서로 다른 남을 하나로 묶어주는 힘은 긍정의 에너지 다시 말해 가벼운 인사와 따뜻한 위로와 격려이다. 상대가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기에 세상 모든 사람에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탄 버스, 즉 내 인생에 속한 사람들에게는 그 ‘에너지’를 발산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주인공 조지는 에너지 버스를 탄 후에 힘을 얻었다. 버스 기사 조이Joy와 함께 탄 동승자들의 경험과 조언을 들으면서 자신도 할 수 있다고 믿게 되어 가닥조차 잡지 못한 중요한 프리젠테이션을 성공적으로 끝마친다. 알고 보니 배배 꼬인 듯한 인생의 실타래도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팀장이면서도 팀원들을 살피지 않고, 자신의 뜻만 관철시키고자 했으니 팀원들은 그를 믿지 못해 기꺼이 참여하지 않았고, 일만 힘들었다. 가족 또한 마찬가지다. 일에 지쳐 가족들을 살피지 않으니 가족들 역시 그에게 사랑을 주지 못한 것이었다.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은 어쩌면 가장 단순한 것인지도 모른다. 내 버스에 탄 승객들에게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고, 관심과 배려 그리고 그들의 안전을 위해 운전을 잘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에너지는 우리말로 풀이하면 활력活力이고, 기운이고, 신바람이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신바람을 줘야겠다. 그들은 내 인생의 버스에 탄 동승자이고, 난 운전기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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