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 없이 살아보기 - 삶의 기적을 이루는 21일간의 도전
윌 보웬 지음, 김민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불만 많은 세상, 21일 동안 불평없이 과연 살 수 있을까? 

  “꼭끼오~ 꼬꼬꼬꼬” 거의 열흘 동안 매일 난 ‘닭꿈‘을 꾸다가 깨고 있다. 어느 날 밤은 공룡만한 수탉이 내 엉덩이를 향해 돌진해오는가 하면, 한 날은 내가 달걀 속에 갇혀 빠져나오려고(부화인 셈이다) 애를 쓰다 깬다. 어떤 날은 털이 홀딱 벗겨져서 닭살 훤한 누드 닭이 침대에 누워 나를 기다리고 있는가 하면, 또 어떤 날은 내가 닭이 되어(머리만 사람이니 볼썽은 가관이더라) 지붕 위에 올라 아침을 깨운다고 회치고 있었다. “꼭끼오~ 꼬꼬꼬꼬” 열흘 간 동안 벌어진 이 괴변의 원인은 옆집 사는 알 수 없는 사람이 사다 놓은 ’알람시계‘ 때문이다. 알람소리가 기계음으로 된 ’수탉이 회치는 소리‘인 것이다. 수탉소리이든 병아리소리이든 귀신소리만 아니라면 다 좋다. 알람이 울렸으면 깨야 할 것 아닌가? 어김없이 새벽 6시면 반갑지 않은 기계음이 30분 동안 울리니...사람 환장할 노릇이다. 

  태생이 새벽에 태어난 탓인지, 세상을 볼 때 조산원이 정전이 났던 탓인지 알 수 없지만 나는 올빼미족에 가까운 편(이 글을 쓰는 지금도 새벽 한 시 십일 분을 향해 달리고 있다)인데, 두 시간은 더 자도 충분할 잠시간을 중간에 방해를 받고 있으니 아침이 개운할 리가 없다. ‘집으로 배달되는 신문엔 무슨 광고지가 이렇게 많고 지랄인지 광고를 내는 회사들은 돈이 썩어질 만큼 많은가 보다. 이런 회사들은 세무조사 한 번 해봐야 되는 거 아냐? 보일러는 왜 이리 개떡 같은 지 샤워를 하려면 최소한 삼분은 기다려야 뜻뜨 미지근한 물이 나올라 폼을 잡으시니 차라리 끓여 쓰는 것이 낫겠다, 젠장. 양치를 하려고 치약을 짜려니 내 하품크기만한 공기가 빠져나오니 그득했던 치약이 절반이 되었네? 우유는 날마다 싱거워지는 것 같고, 식빵 크기도 점점 얇아지는 것 같아. 정말 요즘 장사치들 맘에 안들어. 출근길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서울시 사람들은 모두 이 길로만 다닌대?’ 눈 뜨면서부터 출근하는 시간동안 내내 주둥이가 댓 자가 빠져서 투덜거렸다. 개운한 아침을 맞고 싶은데, 모든 것이 저 놈의 옆집 알람시계 때문이다. 

  ‘STOP! 불평하지 말아보자!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불평하지 말고 꾸욱 참아보자. 왜 참아야 하냐고? 불평하면 할수록 나만 괴로워지니까. 불평하기를 참다가 속 터져 죽으면 어떻게 하냐고? 일단 시도라도 해 보자. 딱 3주, 21일만 그렇게 해보자. 세상이 달라져 보인다. 당신이 편해진다니까? 그러니까 해보자. Just Do It!’ 이렇게 말을 거는 책을 만났다. <불평없이 살아보기>는 나에게 이렇게 말을 걸었다. 원제목은 A Complaint Free World 이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라고 하기엔 좀 특별하다. 딱히 이 책만의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없다. 그냥 ‘불평하는 습관’을 바꿔보자고 한다. 미국에서 있었던 일종의 캠페인을 책으로 꾸몄다. 내용인즉 불평할 때 마다 책의 부록으로 넣어준 보라색 고무밴드를 다른 손으로 바꿔 끼우라는 것이다. 책이 말하는 ‘불평 없이 살아보기’의 목표는 3주 동안 고무밴드가 이동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못할 것도 없지 싶지만, 뭐 그런 정도를 이야기하려고 굳이 책까지 만들어야하는가 살짝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불평 없이 살아서 얻는 효과가 과연 무엇이고 얼마나 되길래 세계 80개국에서 600만 명이 이 <불평제로>프로젝트에 참여했는지 궁금했다. 우선 ’불평이란 무엇일까?‘ 그 정의가 궁금해졌다. 불평은 슬픔, 고통, 불만을 드러내는 것이란다. 불평은 나쁜 입 냄새에 비유될 수 있는데 우리는 다른 사람 입에서 나는 냄새는 금방 알아차릴 수 있지만 정작 우리 자신의 입냄새는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처럼 스스로가 내뱉는 불평을 알아차리지 못한단다.

  심리학자 로빈 코발스키Robin Kowalski 박사는 “불평은 대부분 다른 사람들로부터 동정이나 인정 같은 특별한 대인관계상의 반응을 얻어내려는 심리를 동반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에 대해 불평하는 것은 실제로 아파서가 아니라 아픈 사람이라는 역할이 그들로 하여금 동정이나 피하고 싶은 일을 안 해도 되는 것과 같은 부차적인 이득을 얻게 해주기 때문이다”고 강조한다. 나는 뚱뚱하다는 사실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음으로써, 즉 ‘뚱뚱하다’라는 카드를 사용함으로써, 동정과 인정을 받아냈고 여자아이들에게 말을 걸지 않아도 되는 핑계거리를 확보한 것이다. (66-67 쪽)



    저자는 “고통을 주는 사람은 사실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이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불만에 대해 불평을 내뱉지만, 실은 내뱉어진 불평은 심리적으로 고정되어 결과적으로 더욱 고통을 받는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불평을 하지 않으면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을 수 있다고 보았다. 우리는 하루 동안 얼마나 많은 불평을 할까? 나 스스로도 하루를 경험해 봤지만 수없이 많았다. 그렇다면 과연 불평을 해서 해결은 되었을까? 교통, 식사, 기분, 상대의 대화와 행동, 심지어는 날씨까지 실제로는 내 힘으로 조정할 수 없는 상황들에 대해 불평을 했다. 내게 찾아온 불만을 해결할 수 있는 불평거리는 사실 몇 개 되지 않았다. 나는 내가 조절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불평하면서 속을 긁고 있었던 것이다.

  불평은 정신건강은 물론 신체에도 해롭다고 이 책은 말했다. 이 책을 읽던 지난 목요일, 담배는 못 끊어도 이 정도는 못할까 싶어 보라색 고무밴드를 왼손에 꼈다. 그리고 거의 열 시간동안 정확히 스무 번을 양손을 양손으로 번갈아 끼워야 했다. 그리고 내가 ‘엄청난 투덜이’란 걸 그날 처음 알았다. 당신은 쉬울 것 같다고? 아래에 적힌 보라색 고무밴드 사용법을 읽어본다면 마음이 바뀔 것이다.

1. 한쪽 손목에 보라색 고무밴드를 착용한 뒤 21일간 불평을 참아보기로 결심한다.

2. 자신이 불평을 하고 있거나 누군가를 험담 또는 비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마다 밴드를 한쪽 손목에서 다른 쪽 손목으로 옮겨 끼우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3. 같은 밴드를 끼우고 있는 사람이 불평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에게 밴드를 옮겨 끼우라고 깨우쳐줄 수 있다. 하지만 그럴 때는 자신도 밴드를 옮겨 끼워야 한다. 왜냐하면 당신도 다른 이들의 불평에 대해 불평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4. 밴드를 계속해서 착용한다. 단 하루도 불평 없이 21일을 보내려면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경험자들에 따르면 평균 4개월에서 8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11 쪽)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21일을 불평하지 않고 버티는 단계를 말해준다. 즉 의식하지 못하고 불평하는 단계를 지나 의식하면서 불평하는 단계를 경험하게 되고, 의식하면서 불평하지 않는 단계를 넘어서면 결국 의식하지 않아도 불평하지 않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이 과정들은 저자가 경험한 단계별 상황과 함께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경험자들의 이야기로 꾸며졌다. 그들의 ‘불평 없이 하루를 산 일기들’인 셈이다. 그럼 불평은 다시는 안하는 것일까? 어떻게 될 지는 직접 참가해 봐야 할 문제다. 나도 리뷰를 쓰면서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한 터라 결과를 모른다. 다만 내가 투덜이인 것을 알았기에 그것을 거부하려고 변화했다는 것으로 지금은 스스로를 격려하고 싶다. “신발이 없다고 불평하는 것은 양쪽 발이 없는 사람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소한 불필요한 불평을 하는 내 습관을 고쳐보고 싶어졌다. 옆집의 기계음 닭소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불평 없이 말하려면 찾아가서 “당신의 방에서 울리는 미친 닭소리는 내 하루를 망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심히 괴로우니 알람이 울면 제발 일찍 깨어주시든지, 아니면 볼륨을 최소로 줄이든지 해 주세요”라고 말할까? 과연 옆집 사는 사람이 그 말을 들어 쳐드실까(이 대목을 쓰면서 밴드를 또 오른손으로 이동시켰다)?. 답은 찾지 못한 채... 꽤 오래 동안 보라색 고무밴드가 손목에 걸려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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