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에서 찾아낸 행동경제학
다치바나 아키라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Biz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새로운 시도의 재미있는 경제소설

   표준 경제학(주류경제학)과 인간본성에 대해 지극히 이성적이라는 낙관론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은 행동경제학이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은 언제나 이성적으로 행동하지는 않아서 의사결정에 있어 빈번하게 잘못된 선택을 한다고 전제하고 있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인간이 눈앞에 벌어지는 상황에 얼토당토 않는 영향을 받는 존재이고, 개연성 없는 감정과 근시안적 생각등 여러 형태의 비이성적 행동을 곧잘 저지른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인간의 그러한 비이성적 행동에 착안하여 많은 기업이 이를 이용해 소비자는 탁월한 선택을 했다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그들의 마케팅에 속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경제학의 대안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학문영역인 이 '행동경제학'은 경제주체인 소비자가 오늘까지 저지르고 있는 경제적 선택의 오류를 짚어주고 있어 소비자들로 하여금 많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소설 <골목에서 찾아낸 행동경제학> 행동경제학등 최신 경제 이론을 소설의 형식을 빌어 설명한 책이다. 신주쿠 가부키초 뒷골목의 유흥가 건물의 허름한 연구실에 골룸과 비슷한 외모의 아쿠무 미타로 박사는 철학, 정치경제학, 수학,물리학, 생물학 등 자신의 학식을 무기로 어두운 사회 속에서 시름을 앓고 있는 불행한 사람들을 돕는다. 원제목 亜玖夢博士の経済入門 - 아쿠무박사의 경제입문이다. 저자 다치바나 아키라는 <돈세탁>과 <부자가 되는 황금 깃털을 줍는 법>으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다.  


  

  빚에 허덕이며 사채업자에 쫓기는 슈카이에게는 인간의 비이성이 신용위기를 몰고 온다는 것을 '행동경제학'을 통해 알려주고, 야쿠자의 세력다툼에 빠져든 헤비누마에게는 '죄수의 딜레마'를 적용해 윈윈 전략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알려준다. 왕따 초등학생 겐타를 통해서는 인간관계의 불평등을 만드는 네트워크 경제학을, 피라미드 판매에는 사회심리학이 들어있음을, 삶의 의미를 찾는 가출소녀에게는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를 적용해 고민을 해결해 주기도 한다. 

  어려움에 처한 이들이 사무실을 찾을 때 손에 들린 전단지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상담무료, 지옥을 보았다면 아쿠무(박사이름)을 찾으라" 상담자 스스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말하도록 유도하는 아쿠무 박사의 조언은 냉정하고 섬뜩하기까지 한데, 미국 드라마 <하우스>의 닥터 그레고리와 <CSI 라스베가스>의 길 그리섬 반장을 떠올리게 했다. 비교적 탄탄한 스토리와 재미까지 더하고 있어 소설적 요소를 충분히 가지고 있고, '그들만의 리그'로 생각되는 경제학 원론을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의 현실에 맞는 사회문제와 법률등이 결합되어 있어 한 번에 이해하기가 쉽지 않고, 아무리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문제점의 해결책 또한 과장되어 있어 환타지 소설에 버금간다. 재미있는 시도의 경제소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