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위기 - 글로벌 동시불황이 왔다
가네코 마사루.앤드류 드윗 지음, 이승녕 옮김 / 지상사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금융위기시대의  인프라투자는 도로, 수로가 아니라 '교육'이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로부터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를 일본적 시각에서 바라본 책을 읽었다. 일본내에서 '너무 비관적'이라는 비판도 없잖은 저자 가네토 마사루 교수의 책 [세계 금융위기]라는 책이다. 저자에게 주목한 이유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해 7월부터 10월까지 한 경제잡지에 실은 기사들은 논리적으로 오늘날을 예측한 바 있어(이 책에 내용이 실렸다) 그녀가 전망하는 미래관은 어떤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잡지 지난 해 7월에서 10월까지 4회에 걸쳐 [세카이世界]에 연재한 '글로벌 크라이시스'를 한데 엮은 것이다. 이번 세계 금융위기를 결코 간단한 불황으로 보지 않았다. 저자는 글로벌 동시 불황은 대공황에 필적하는 규모일 수도 있고, 최소한 오일쇼크에 맞먹을 만큼 정치경제 면에서 국제적인 구도를 흔들 대사건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부시의 정책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며 동조했던 고이즈미-다케나카 노선이 취한 경제정책이 일본 경제를 더욱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미국발 세계경제위기의 개괄적 내용과 원인은 이미 귀가 따가울 만큼 들었다. 각설하자. 저자는 고이즈미-다케나카 노선이 현재의 석유와 곡물 가격 상승에 따라 재빠른 에너지 전환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환경에너지 정책에서도 부시 정권만 뒤따르는 바람에 세계를 리드할 지위를 잃어버렸다면서, 이런 식이라면 미래의 유가상승에 일본은 대처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저자의 일본정부에 대한 정책전환 요구는 주목할 만했다. 
 
"무엇보다 고용과 연금, 의료 등 사회보장을 조속히 재정립해야 한다. 세제와 관련해서도 소득의 재분배를 강화하는 것을 우선해서 다시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수가 점점 감소하기 때문이다. 물론 돈을 함부로 뿌려대는 선심성 공공사업은 안 된다. 지식경제라는 관점에서의 인프라 투자는 도로가 아니라 교육이다.이런 상태로 글로벌 동시부로항에 들어가면 사회가 견디지 못한다. 이런 식으로는 사태를 타개하지 못할 뿐 아니라 당장의 고통을 달래는 사이에 장래의 거대한 재정적자라는 상처만 남길 뿐이다. 결코 간단히 끝날 불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시간으로 어제 새벽에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 역시 취임 연설문에서 지식경제망의 구축을 목표로 교육정책을 새로 짤 것을 이야기했다. 세계의 미래에 대한 고민 중 가장 골치아프게 여기는 것은 '교육'이다. 오늘날은 그 어느 때보다 '배우지 않는 아이들'이 넘쳐나고 있다. 인성 또한 점점 개인화되어 사막의 모래바람처럼 퍽퍽한 마음들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풍부한 감성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Web 2.0 시대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 걱정없다. 공교육은 이미 무너졌을지언정 풍부한 사교육시장과 최고의 교육열을 지닌 부모의 덕에 대한민국의 자녀는 '하루 종일 배우는 아이들'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어처구니없는 농담이다. 세계가 미래를 위해 지식경제를 역설하고 있는 이 때 우리는 '쇠와 망치소리가 전국에 울리는 정책'을 펴려 하고 있다. 이 책에서 특별 기고한 남윤호 기자의 말대로 자빠진 김에 쉬어가라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가 지금인 듯 싶다. 

  이미 현실로 닥친 세계적인 경제 불황, 인식을 끝마치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고민해야 할 때다. 여야의 정쟁은 나중으로 미루고 머리를 맞대고 현실과 미래를 위해 뛰어야 할 때다.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부르짖는 식자識者들 역시 이 난관을 위해 자신의 머리를 기꺼이 빌려줘야 할 때가 지금이 아닐까? 130여 페이지의 작고 얇은 책이었지만, 일본의 미래를 걱정한 책이었지만 읽으면서 계속해서 한국경제의 미래를 오버랩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저자 가네코 마사루의 대안제시가 던지는 메시지는 어떤 두꺼운 책보다 무겁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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