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민영화 논쟁과 한국의료의 미래 - 죽어도 아프지 마라, 아프면 죽는다
이상이 외 지음 / 밈 / 200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의료민영화'그 논쟁의 전모를 밝힌 책!

  이 책의 시작은 영화 [식코Sicko, 2007]와 맥락을 같이한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는 흔치 않은 흥행감독인 마이클 무어 감독은 <볼링 포 콜럼바인>, <화씨 9/11>로 국내 영화팬들에게도 친숙한 인물이다. 그의 새로운 화두는 바로 ‘의료보험’이다.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이윤을 따지는 것이 정당한 것인가? 하는 질문을 가지고 영화 [식코]를 통해 언제나 이윤에 목마른 미국의 의료보험체계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미국 의료보험에 대한 지식
- 미국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의료보험제도가 없는 세계에서 유일한 산업화 국가이다.
- 의료보험이 없는 어린이들은 900만명 이상이다.
- 매해 1만8000명의 사람들이 보험이 없기 때문에 사망한다. 

가장 잘 산다는 나라의 돈뜯고 또 돈먹기!
돈 없으면 죽어야 하는 세상을 고발한다!
마이클 무어가 미국 민간 의료 보험 조직의 부조리적 폐해의 이면을 폭로하며 열악하고도 무책임한 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수익논리에 사로잡혀 이윤을 극대화하기에 급급한 미국 의료보험제도 속의 관련기관들은 돈 없고 병력이 있는 환자를 의료제도의 사각지대에 방치하여 결국 죽음으로 내몰고 있었던 것! 


의료보험의 폐해로 인해 삶이 산산 조각나는 평범한 미국인들의 소개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이러한 사태가 보험이 없는 4500만 시민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라고 역설한다. 보험료를 성실하게 납부하는 다른 수백만 명의 사람들도 제대로 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참혹한 현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이런 민간 보험사들의 횡포는 정부와의 결탁으로 더욱 만연해져 있고, 수익에만 눈이 먼 관련업체들은 자기 배 불리기에만 급급하다. 그리고 이제는 이런 수익논리에 지배되는 민간 보험사들이 가지고 오는 문제점들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로 흘려버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이클 무어는 미국의 의료제도를 닮고자 하는 다른 이들에게 이 영화를 권한다. 그리고 그렇게 미국을 닮아간다면 곧 남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가 될 것임을 경고해주고 있다. 
 
   

  
SICKO의 의미 :

'patient'가 집중적 치료나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는 자를 칭하는 것이라면, 'SICKO'는 질병을 가지고 있어서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거나 또는 이용해야 할 필요를 가진 사람들 모두를 표현하는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SICKO'는 '의료가 필요한 자' 또는 '모든 의료소비자', 그러니까 결국 미국 국민 전체를 칭하는 말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p29

 
  영화 SICKO는 국민건강보험과 같은 보편적 의료보장제도가 있어야 할 자리를 민간의료보험이 꿰차고 있는 미국의 의료실태를 낱낱이 고발하는 영화다. 전세계 선진국 중에서 전국민의료보장제도가 없는 유일한 나라인 미국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는 SICKO를 보면서 우리는 온 국민이 국민건강보험제도에 당연히 가입되어 있고, 저렴한 건강 보험료를 내고도 온 가족이 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누리고, 전국 어디서나 원하는 의료기관을 당연히 이용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국가의료제도에 대해 안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안심할 수 없게 되었다. 국가의료제도의 공공성 수준이 미국과 비슷한 우리나라에서 의료민영화가 추친된다는 내용의 언론보도가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원회와 경제부처로부터 언급되었기 때문이다. 그 내막을 보면 이명박 정부가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부실한 공공성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는 대신, 자본시장으로부터 의료서비스 공급체계와 의료재정체계로 투자자본이 유입되는 것을 막고 있었는데, 이것을 허물려고 하고 있다. 의료민영화 즉, 주식회사 병원인 영리법인 병원의 설립을 허용하고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하는 제도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소개하는 책 [의료민영화 논쟁과 한국의료의 미래]우리나라의 의료민영화 논쟁을 분석하고, 한국의료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 나아갈 바를 제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의료의 목적은 건강이지 돈벌이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의료진들의 손에 쓰여진 이 책은 보건의료가 국민생활의 핵심이라는 사실에 주목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의료민영화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쓰여졌다. 

   이 책이 던지는 핵심쟁점은 '대한민국의 의료민영화'다.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원회의 언급 이후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도의 폐지 또는 완화를 둘러싸고 여론이 악화되자, 정부는 당연지정제도를 유지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천명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건강보험을 민영화'하지 않겠다는 발표까지 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주장은 '건강보험을 민영화'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우리나라 의료제도가 미국처럼 되는 것, 즉 정부가 '의료민영화'를 추진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그에 대한 응답은 회피한 채, 계속해서 '건강보험을 민영화'하지 않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런 와중에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의료민영화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내국인 영리법인 병원 서러립 허용'이 추진되어 의료민영화로의 첫발을 내디딘 것은 아닌가 하는 논쟁에 이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일정한 규모를 갖춘 병원들은 거의 대부분이 비영리법인인데, 이들은 영리법인과는 달리 병원의 의료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을 고스란히 목적사업인 병원에 재투자해야 한다. 그래서 공익적 성격이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민간병원(재벌병원)들은 전반적으로 공공병원들보다 훨씬 강하게 수익을 추구하고 있어 수익 극대화를 위해 병원의 설립이 주로 고급의료수요가 많은 도시지역에 집중하거나, 건강증진 및 질병예방보다는 돈벌이가 되는 치료서비스 위주로, 건강보험 급여 서비스보다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가의 진단의료장비를 중심으로 비급여 진료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재벌병원'들의 득세에도 아직 안심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비영리법인' 병원이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이명박 정부가 우리나라 의료제도에 대해 메스를 들려고 하는 것은 현재의 국민건강보험은 보장성 수준을 더 이상 확대하지 않고 지금의 수준에서 꽁꽁 묶어놓고, 의료재정분야의 나머지 부분을 시장의 영역으로 돌려 자본의 돈벌이 대상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민간의료보험의 규모와 역할이 더욱 커지도록 지원하고, 영리법인 병원의 설립을 허용하여 자본 투자자들이 의료서비스의 생산과 소비의 영역에서 마음놓고 돈을 벌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이명박 정부가 하려는 진짜 내용이라고 말한다. '정부 재정부담의 축소- 시장을 통한 국민부담의 확대'가 이명박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의 골자라는 것이다. 

  그에 대해 저자들은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지역별 병상총량제와 같은 공공투자확대, '병원서비스 발전기금'설립, 고용확충 증대등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 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경우에라도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수준을 반드시 유럽 선진국 수준(85%)이상으로 높여야 민간병원 중심의 의료제공체계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되고, 더불어 민간의료보험의 침탈로부터 국민건강보험을 굳건하게 지킬 수 있다고 이 책을 통해 저자들은 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의료민영화 불가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건강보험 민영화 금지선언으로 답하는 이명박 정부. 지난 해 어느 TV 시사 프로그램은 2008년 한 해의 키워드를 일러 '소통'이라 말한 바 있다. '소통 의 부재'. 이것이 의료민영화 뿐 아니라 오늘날 논쟁의 중심에 있는 현안에 대한  오늘날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의 관계를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며 나중에는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정부의 입장은 대화와 타협이 없던 과거의 통치형태이다. 국민을 섬기기를 천명한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기에 앞서 국민들 속에 들어가 함께 움직이려는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국민의 앞에서 등을 돌리고 있는 현 정부는 뒤를 돌아 국민을 향해 마주 보는 것 뿐 아니라 국민들 속으로 뛰어 들어 함께 걸어가려고 해야 할 것이다. '국민 속으로!' 오늘, 국민이 정부에 원하는 정부의 태도는 그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