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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다시 공부에 미쳐라 - 당당한 미래를 위한 공부법 55
니시야마 아키히코 지음, 김윤희 옮김 / 예문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공부의 필요성은 전하지만, 미치게는 하지 않는 책.
30대가 되면 누구나 "공부하고 싶다." 고 느끼게 된다. 이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닌 듯 싶다. '차려진 밥상'에서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할 '초중고교' 시절엔 '뭘 공부해야 할 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 지를 몰라서' 공부하지 못했다. 혹자는 대학大學 에 들어가는 것이 유일한 목표가 되어버린 그 시절의 '공부'에 염증을 느껴 일부러 거부한 이도 있었고, 공부에는 전혀 소질이 없다고 판단하고 일찌감치 '기술'을 선택한 이도 있었지만, 비록 그것이 제한된 목표를 위한 주입식 교육일 지언정 '조금 더 배웠더라면'하고 후회를 하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을 나온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적게는 2년, 많게는 대학원까지 거의 7년 여를 더 배울 수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크다. 대학시절 교양철학시간에 교수님께서 "대학은 졸업할 때까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혼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곳이다."고 말씀하셨는데, '혼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곧 '공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를 경험하면서 느끼는 '자신의 부족함'은 학창시절 남과 비교한 '초라한 성적표'를 받는 그때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그것은 우선 스스로 '부족함을 깨닫는 데' 있고, 둘째는 부족함을 느끼는 만큼 삶이 수고로워진다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옛날에 공부할 때 좀 더 해 둘껄'하고 말하게 되는데, 이 말은 '현재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직장생활하랴, 사회생활하랴, 집에 들어와 편하게 쉴 시간도 없는데 '공부'를 어떻게 하겠는가? 물론 그렇지만 하지 않으면 '나의 부족한 무엇'때문에 그것의 부족을 감지할 때마다 평생동안 수고로워야 한다면 그 또한 '답답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10대도 20대도 아닌 30대의 어른들이 '공부, 공부'하는 것은 '공부의 참의미'를 알게 된 때이기 때문이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듯 한데 막상 하려고 하니 이젠 시간과 몸이 따라주지 못하는 현실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답답한 점'은 직장생활이나 사회에서 앞서 나가는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라이프싸이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열심히 '공부'를 한다는 점인데, 그들이 무엇을 어떻게 공부하는지 알 길이 없다. 나 또한 '부족함'을 익히 알고 있는지라 여기저기를 기웃대며 주워들으려 지금도 애를 쓰고 있는 것이고, 오늘 소개하는 책도 읽게 되었다. 제목에 끌린 책, 니시야마 아키히코의 [30대, 다시 공부에 미쳐라]이다.
'나를 위한 공부, 다시 시작하라'는 부제의 이 책은 30대에 경험하게 되는 '공부의 필요성'과 '공부욕'를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것인가를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한 책이다. 전체적으로 공감할 수 있고 이해도 쉬웠지만 대학원, MBA, 유학 등 학문적으로 혹은 자격증등의 시험을 위한 공부로 접근하는 등 내가 알고 싶은 그것과는 다른 부분이 많았다. 특히 저자가 일본인이어서 퇴근후 시간을 마음껏 낼 수 있는 그들의 직장환경은 우리와 차이가 있어 그것을 오롯이 소화하기는 벅찬 기분마저 들었다. 하지만 몇 몇 개에 대해서는 무척 공감하고 새롭게 느끼는 부분도 적잖았다.
가장 공감하는 부분은 바로 '직장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할 공부는 경제학이다'는 부분이었다. "사람, 물자, 금전 그리고 자원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이 경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경제를 모르면 생활하기가 어렵다. 특히 직장인이 경제를 등한시한다는 것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경제를 알면 전체와 부분의 관계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모든 현상을 예리하게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다. 직장인 입장에서 본다면 전제는 사회를 가리키고 부분은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인 자신을 가리킨다. 따라서 이 두 관계를 명확하게 결론 짓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p 55)
직장인에게 있어 '경제학 공부의 필요성'을 잘 지적해 준 부분이다. 경제학이 전공자의 전유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경제학 개념이 갖추어져야 우리나라 경제체제를 이해할 수 있고, 그래야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경제학을 알아야 앞으로의 경제를 조금이나마 예측할 수 있어 개인투자의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급변하는 경제상황을 예측하지 못하는 경제전문가나 학자들이 곤혹을 치루고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경제학이 불필요한 학문이라는 말은 아니다. 신문 언론 그리고 학자들의 경제에 대한 기사나 논평을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의 시선으로 수용하기 위해서도 경제학 원론 정도의 개념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최근에 '경제학'이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일상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경제학' 서적류가 많이 발간되어 있는데, 먼저 이것들을 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지금 읽고 있는 유병률의 [서른살 경제학]이 그런 류인데, 대한민국 경제를 잘 설명하고 있어 다 읽지는 못했지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에서 관심을 두고 읽은 부분은 제 5장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부법]이다. 신문으로 오늘 하루의 흐름을 파악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읽는 책이 다르다. 책에는 손때를 묻혀가며 읽는다. 비즈니스 소설을 통해 대리경험을 한다. 메모하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쓴다. 학술논문에 도전해본다.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기회를 자주 만든다. 발표준비과정을 즐기며 배움도 얻는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저자만의 방법도 소개하고 있어 참고가 많이 되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 어제 읽은 [20대, 공부에 미쳐라]가 훨씬 낫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 시간 반 정도 만에 읽어버릴 만큼 깊은 내용도 느낌도 없다. 전체적으로 '이런 이런 공부도 해야겠구나'하는 느낌 정도만 전달되었다. 굳이 권하고 싶지는 않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