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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일하러 회사에 가라! - 직장 상사 누구도 해주지 않는 16가지 이야기
래리 윙겟 지음, 김유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당신은 지금껏 일하지 않고 놀았다! 당장 이 책을 읽고 진짜 일을 해라!
매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비슷한 시간에 출근을 하고 늘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비슷한 일을 한다. 긴장하고 눈치보고 뻐기다 보면 월급날이 오고, 다음 날이면 그 다음 월급날만을 학수고대하며 하루를 보낸다. 대학을 들어가자마자 북받쳐오르는 청춘의 열정을 억제한 채 이곳을 위해 원치 않는 도서관에 박혀 제대롭지 않은 방법으로 영어를 배우고, 시험준비를 했다. 그토록 바랐던 곳을 온 것은 아니지만, 이곳에서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흠집일 망정 흔적을 남기고자 했건만, 나의 존재감은 없는 듯 하다. 내가 있는 듯 없고, 없는 듯 있다. 재미도 없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의 회사생활이다.
아침 저녁이면 콩나물 시루같은 지하철에서 몸을 부대끼고, 원하지 않는 술을 마시는 날도 있고, 원하지 않는 말을 해야 할 때가 있다. 나만 구박하는 상사를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한 대 패주고 사표를 던져버리고 내가 사장을 해도 이보다는 더 잘 운영할 것 같은 이 '괴물'같은 회사를 그만 다니고 싶지만, 나를 필요로 한 것은 이곳밖에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만 같아 마음을 접는다. 내 마음이 뭐라던 난 지금 수십만의 구직자들이 그토록 원하는 '회사'를 다니지 않는가? 하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 좀 더 멋지고 훌륭한 회사생활을 하고 싶다. 내가 벌인 일들이 높은 실적을 올리고 싶고, 상사들에게 칭찬받고 후배들에게는 존경받는 그런 직장인이 되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난 무엇이 부족한 것일까?
여기 이같은 비즈니스맨을 위한 한 권의 책이 있다. 이미 Shut Up, Stop Whining & Get a life [닥쳐, 불평하지 마. 네가 원하는 삶을 살아] 라는 책을 내어 비즈니스맨들에게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한 불평을 멈추는 것만이 진정한 자기 인생의 문을 열기 위한 첫번째 과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는 괴짜 강사이면서 저자인 래리 윙겟Larry Winget 의 새로운 책 [진짜 일하러 회사에 가라]이다. 원제목은 원제 It's Called Work for a Reason! 이다.
이 책은 여느 책과는 다른 특별한 책이다. 저자가 독자에게 구박을 하기 때문이다.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너무나 해서 은근히 화가 나다 못해 속이 쓰릴 정도로 실랄하게 독자를 비판한다. 그의 전작 [닥쳐, 불평하지 마. 네가 원하는 삶을 살아] 를 읽은 바 있어, 단단히 마음을 먹고 책을 들었지만 화가 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것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끝까지 읽게 되는 이유는 화가 나는 상대가 저자가 아니라 독자인 나였다는데 있다. 직장 상사 중에 따뜻한 커피나 퇴근 후 술 한 잔을 받아주면서 따뜻한 목소리로 충고나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많은 사람들 특히 후배가 있는 앞에서 큰소리를 치며 말 그대로 '눈물 쏙빠지게' 혼을 내주는 상사가 있다. 같은 목소리로 대응하고 싶지만 너무나 맞는 말이어서 감히 대들지도 못하는 '필요악'같은 상사, 저자는 그런 목소리 그런 톤으로 독자에게 충고한다. 이 책의 부제가 '직장 상사 누구도 해주지 않는 16가지 이야기'인 것을 보면 아예 작정을 하고 들이대는 저자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시작부터 이 책은 독자들이 종전에 읽은 책들과 사뭇 다른 내용이 담겨 있다고 경고한다. 독자들에게 직설적인 표현으로 이야기하고, 사탕발림이나 그럴싸한 우화로 얼버무리지도 않고, 전문용어도 피해 일상생활에서 대화하듯 말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기에 실린 해답들은 저자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업을 경영하는 동안 직면했던 문제들을 푸는 데 활용했던 해법이어서 독자가 당장 생활에 쓸 수 있는 아이디어이며, 삶의 지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책 속에 있는 아이디어들은 독자의 인생을 바꾸고 부자로도 만들 것이라고 장담한다. 과연 그랬을까? 대답은 물론 그렇다 이다. 칼퇴근을 생명으로 하는 오늘날의 신입사원을 비롯한 젊은 비즈니스맨들은 절대로 감히 들을 수 없는 촌철살인의 '슬기로운 직장생활법'을 저자는 쏟아내었다. 내가 신입사원이었을 때 같은 대학, 같은 회사를 다니는 하늘같은 '동문선배님'들께 퇴근 후 술자리에서 욕먹어가며 들었을 법한 이야기들이었다. 도대체 저자는 무슨 이야기를 한 것일까?
이 책은 크게 세 가지 부분, 즉 진짜로 '일하러' 회사에 가라고 충고하는 내용을 담은 '일 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당신에게 보내는 메시지', 조직의 구성원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라고 요구하는 '나를 미치게 만드는 작자들에 대처하는 법', 마지막으로 '서비스하는 법을 배우면 인생이 달라진다' 로 나뉘어 있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일하러 갔다 온다'고 말을 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이고, 동료들과 함께 놀러간 사람일 뿐이며, 실제로 하루에 일하는 시간은 절반뿐이고, 나머지 시가은 동료와 친목을 다지고 법 먹고 불평이나 늘어놓고, 이메일을 쓰고 여거지기 웹 사이트를 돌아다니고 커피 마시고 공상하는 데 쓴다고 말한다. 필요 이상으로 자주 화장실에들락거리고, 휴식시간은 15분ㅇ니데 25분을 쉬고, 시계바늘이 1시 30분이 넘을 때까지 점심시간을 즐긴다고 말한다. 그리고 직원 100명이 실제로는 50명이 하는 만큼의 일의 능률을 올린다고 말한다. 가슴이 뜨끔해진다. 일은 어디까지나 '일'일 뿐, 놀이도 친목도모가 아니다. 내가 쓴 오늘의 '할 일 목록To Do List'은 시간낭비이고 생산성을 죽인다. 저자는 말한다.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한가? 아니면 일을 끝내는 것이 중요한가?"
'할 일'이라는 서류양식은 '끝내야 할 일'로 바꾸고, 업무의 우선순위 관리에 집중을 두어 직장인은 누구나 끝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심지어는 시간을 넘겨 휴식을 하거나 식사를 하고, 바쁘다고 거짓말을 하고 게으름을 피우거나, 고객에게 질이 떨어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도 죄책감이 들지 않거나, 올바른 길이 아니라 쉬운 길을 택하고, 아프다는 핑계로 출근하지 않고 하루를 쉰다면 "당신은 도둑이다"고 말한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난 수없이 많은 도둑질을 한 '상습적인 도둑'인 셈이다. 하지만 난 항변하고 싶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한다."고. 그랬더니 저자는 다시 되물었다. "그들이 빌딩옥상에서 아래도 뛰어내린다면, 당신도 뛰어내릴텐가?" 말문이 막혀버린다.
아마존닷컴에 '비결Secret'이라는 제목을 단 책은 36,000 권이 넘고, 리더십에 대한 책도 수없이 많지만, 그것들을 종합해보면 개인적인 책임을 져라, 지혜롭게 부지런히 일하라, 남을 잘 섬겨라, 남에게 상냥하게 대하라, 낙관적인 사고방식을 가져라, 늘 자기 일에 집중하라, 자기 일에서 뛰어난 사람이 돼라, 당신이 가진 모든 것을 즐겨라, 단순하게 생각하라 등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진리는 몇 가지에 불과하다며 리더십은 단 한 가지 "부하들 앞에서 모범을 보여라" 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리더로서 '진짜 일'을 하기 위한 8가지 방법으로 'ATE 법칙'을 들었다.
1. 창조하라(CreATE)
리더는 올바른 환경을 조성하고, 올바른 분위기를 만들고, 올바른 인적구성을 먼저 해야 한다. 직원을 상-중-하로 나누고 20-60-20의 비율을 두어 상은 제가 알아서 하도록 두는 한편 하는 가차없이 잘라버려라. 그리고 나머지 60을 지켜보며 상, 하로 나뉘는 인력을 살펴라. 이 방법은 강력한 효과가 있고, 이것이야말로 비즈니스 관리의 대단원이자 핵심이다.
2. 원활하게 의사소통하라(CommunicATE)
리더는 조직원들에게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해 줄 수 있어야한다. 그리고 그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려줘야 한다.
3. 가르쳐라(EducATE)
"아낌없이 교육에 투자하라. 교육에는 과다지출이란 말이 없다."고 톰 피터스는 말했다. 당장시작해라. 교육은 비용이 많이 들지만, 교육을 받지 못한 직원 때문에 낭비되는 비용에 비하면 비싸지 않다. 무엇보다도 가르치는 것보다 더 효과가 큰 것은 리더가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는 방법이다.
4. 권한을 위임하라(DelegATE)
다른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리더가 해서는 안된다. 리더보다 훌륭하게 처리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일을 맡겨 권한위임이 현명한 판단이었다는 것을 보여 줘라.
5. 참여하라(ParticipATE)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방법을 알 필요는 없지만, 일을 처리하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아야 한다.
6. 동면하라(HibernATE)
일선에서 한발 뒤러 물러서는 법을 터득하라. 단 몇 시간이라도 회사 일에서 손을 떼라. 그리고 믿음을 가져라. 설령 일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다 해도 돌아와 처리하면 된다. 그래야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에너지가 충전된다.
7. 평가하라(EvaluATE)
간단하게 말하라. 칭찬이 필요하면 칭찬을 하고, 비판이 필요하면 비판을 하라. 어떤 경우든 일단 조치를 취하고 나면 그 일은 잊어버려라. 비판을 주저하지 말라.
8. 잘라 버려라(AmputATE)
누가 일을 건성건성 하는지, 누가 게으름을 피우는 지 잘 알고 있다. 그냥 내버려두면 게으름뱅이 조차 리더를 존경하지 않는다. 나쁜 직원의 버릇을 고치거나 잘리버리는 등 적절한 시정 조치를 취해라. 단 그에게 사전에 경고해서 그런 행동을 계속하면 해고당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알려야 한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회사'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다. 당신이 직장에서 일하는 동안 행복하다면 그것은 보너스 일 뿐, 행복하지 않다면 그것은 독자 잘못이지 회사 잘못이 아니라고 말한다. 직장인과 회사는 단지 일과 돈에 대한 계약을 맺은 것일 뿐, 일을 하면 고용주가 직원에게 돈을 주는 것, 계약은 그 뿐이지 생계를 책임져 줄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이다. 종신고용의 체제는 이미 과거의 유물이 되어버린 지금, 입사하기만 하면 아직도 회사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으로 여기는 풍조가 없잖아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적 온정주의에 기대거나,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흐름 또한 개인이나 사회가 갖는 문제점중 하나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사장이 직원에게 돈을 주는 이유는 단지 성과 때문이다'라는 지극히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저자의 발언은 냉정하고 야박스럽기까지 하다. 반박할 수 없는 것은 이것이 비즈니스의 가장 기본적인 진리라는 점이었다.
"상사는 오직 하나뿐이다. 고객이 바로 당신의 상사다. 고객은 자기 돈을 다른 곳에 가서 쓰는 방법으로 회장에서부터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회사의 전 직원을 간단히 해고할 수 있다.'
-샘 월튼(Sam Walton, 월마트 창시자)
이 책은 '서비스하는 법을 배우면 인생이 달라진다' 라는 제목으로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서비스'에 대해 새로운 개념을 정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저자는 서비스는 '당신 하겠다고 말한 것을 약속한 시기에 약속한 방식으로 하는 것'이라고 간단히 정의하며 그것을 '당장 지키는 것'이 가장 최고의 서비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만약 서비스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거든 거짓말 하거나, 둘러대지 말고 당장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게 하면 최악의 사태로 몰고가지 않고 오히려 소비자와 친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경영방식과 비즈니스에 대한 신념, 고객 서비스에서 판매, 리더십, 팀워크, 채용과 해고에 이르기까지 밝히면서 일과 회사 그리고 서비스에 대해 가장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정의를 내리고 그것의 기본을 밝혀면서 직장인들에게 '기본에 충실할 것'을 요구한다. 저자가 말한 것들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누구에게서도 듣지 못했던 '진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 하나 머리에 넣고 당장 실행해야 할 것들이었다.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많은 것이 보여서 놀라기도 했다. 무엇인가를 듣는다, 배운다는 것이 왜 필요한 지를 새삼 깨닫게 하는 책이었다. 저자의 거침없는 말투 말큼이나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 가르침이었다. 신입사원에서 중간관리자, 조직의 리더까지 비즈니스맨이라면 꼭 읽기를 권하고 싶은 멋진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