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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의 기술 - 비즈니스의 미래를 여는 힘, 통찰력
신병철 지음 / 지형 / 2008년 5월
평점 :
'통찰의 달인'이 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 책 !
"우리는 왜 인문학에 새삼 주목하는가? 다름 아닌 '통찰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다. 여기서 말하는 통철은 통찰洞察 이면서 동시에 통찰通察 이다. 통찰洞察 은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보는 것을 말한다. 인사이트Insight 다. 아울러 통찰通察 은 곧 통람通覽 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훑어 두루 살펴보는 것이다. 오버뷰Overview 다. 결국 통찰의 힘은 바로 통찰과 통람의 융합이며 인사이트와 오버뷰의 시너지다."
지난 해 CEO를 위한 인문학 조찬특강 '메디치21'의 리딩멘토로 활약하며 '인문경영'의 새 장을 열었고,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를 써내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정진홍 교수가 한 말이다. 그가 '인문경영'을 내세운 이유는 바로 '통찰력'을 키우기 위함이었다. 과거와 현재를 살펴 미래를 내다보고, 사물과 사건의 핵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힘이 21세기를 이끌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진홍 교수의 강연과 책은 사람들에게 '통찰의 힘'을 느끼게 하기 보다는 '인문학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한 공로가 더 컸다. 인문학을 통해 통찰력을 키우라는 요구였을 뿐이지, 통찰력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그 시작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 두었다. 사실 십인십색十人十色 이라고 사람도 틀리고 저마다 종사하는 일이 다른지라 서로에게 필요한 통찰력이란 것이 다를 수 있어서 그것을 아울러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어쩌면 개념의 정립만으로 그것을 인지한 이들이 생각과 경험을 통해 깨닫는 개념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한 권의 책을 알게 되었다. '비즈니스의 미래를 여는 힘, 통찰력' 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통찰을 정의하고 그것을 익히는 방법을 이야기한 책을 만난 것이다. 궁즉통窮卽通 이라 했던가 부족함을 느끼고 있던 차에 만난 터라 제목을 보는 것만으로도 반가웠다. 삶이 하나의 기술이듯 사랑도 기술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놓은 에리히 프롬의 사랑학 개론서 [사랑의 기술]과 닮았다. 신병철의 [통찰의 기술 ; The Art of Business Insight]이다.
스스로를 '통찰의 체계를 만들고 전파하는 일을 소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라고 전하는 저자 신병철은 통찰이 이루어낸 비범한 성공을 보여주는 다양한 국내외 사례와 이론을 지난 5년동안 연구한 마케팅분야 전문가다. 이전에 그를 만난 책은 [삼성과 싸워 이기는 전략]과 [마케팅 트렌드 21]이었는데, 모두 새로운 시각으로 현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제시해줘 매력적인 책들로 기억되고 있다. 그가 말하는 '통찰력은 무엇'이고, '비즈니스현장에서 사례로 소개되는 통찰력의 케이스들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가장 궁금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통찰이 무엇인가를 살펴보고, 그 통찰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7가지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하였다. 그리고 경영 환경에서 승부를 가른 결정과 사례들을 통해 그들이 기업의 결정권자들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는지 자세한 방법을 찾아보면서 그 속에 숨어 있는 통찰력의 힘을 재확인시켰다. 저자는 통찰의 정의를 '발견, 파악, 살펴보는 일' 속에서 표면아래 숨어 있는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찰적 정보가 입력되는 과정은 우선 그 사실에 놀라고 그리고 놀라움을 안정시키려고 기존 정보와 새로 들어온 정보를 재해석하여, 뇌 속에 서로 떨어져 있는 성보들 사이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추론하는 양이 늘어 결국 여러 기억들과 정보들이 하나로 합쳐져 '새롭고 정교한 기억'으로 저장된다고 말한다.
그러한 통찰의 단계로 세 가지를 들 수 있는데, 우선 소비자가 어떤 불편함을 겪는지, 그 불편함 때문에 어떤 결핍을 느끼는지를 발견하여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 이것이 바로 매우 중요한 통찰의 첫째 단계이고, 발견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확한 의도를 가지고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통찰의 둘째 단계라고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은 가용지식을 재조직화 해서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로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재조직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문제의 재해석, 새로운 만남, 개념의 이원화, 강점과 약점의 반전, 다른 사례에서 배우기 등의 5가지 기술로 얻어질 수 있다.
저자는 통찰을 얻어낼 수 있는 의 7가지 기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통찰의 기술01 어떤 문제와 결피이 있는지 정확하게 찾아 해결하라
결핍의 발견이 통찰의 출발점이다. 소비자의 말을 듣지 말고 소비자의 행동을 살피라
통찰의 기술 02 건강한 의도를 갖고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라
나의 의도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하라
통찰의 기술 03 문제를 재해석하라
재조직은 재해석에서 시작된다.
통찰의 기술 04 새로운 개념을 만나게 하라
낯섦은 정보 재조직화의 중요한 기준이다. 새로운 만남, 은유의 메커니즘에서 찾아라
통찰의 기술 05 세상을 두 가지 개념으로 나누라
세상을 둘로 나누라 이분법의 힘을 이해하라
통찰의 기술 06 약점을 강점으로, 강점을 약점으로
약점에 주눅들 때 약점이 부각된다. 약점을 개선하기보다 강점을 강화하라
통찰의 기술 07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사례를 보고 배우라
벤치마킹으로 실패할 확률을 줄여라. 전 세계 기업들이 벤치마킹 하는 GE를 살펴라.
결과를 보지 말고 과정을 보라.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사례를 보고 배우라
이 부분에서 주목되는 것은 경영과 마케팅에 관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있었던 100여 개의 실제 통찰 사례들이 소개되어 통찰의 기술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이 사례들을 통찰의 기술에 적용시켜 분석함으로써 누구나 이 기술을 활용하여 노력하면 비범한 통찰에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볼 때 우리가 신문이나 언론에서 말하는 '기가 막힌 비즈니스 아이디어 사례'들이 주로 소개가 되었는데, 이들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 결핍을 깨닫고 이것을 해결하려는 정확한 의도와 충분한 주의가 몰입을 이끌어내어 결국에는 해결해 낸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해준다. 그리고 순간에 반짝이는 생각과 아이디어 조차도 언제나 문제의식을 가지고 집요하게 해결하려는 의지가 중요함을 알려준다. 통찰의 7가지 기술에 소개된 사례들은 기업을 더욱 뛰어난 기업으로 만드는데 일조를 하지만, 무엇보다도 위기에 봉착한 기업을 구해내고 오히려 그것을 기회로 월등히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어준다는데, '통찰력'의 중요성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마지막 [통찰의 습관]에서는 통찰력을 높이는 습관을 수록하고, 통차의 달인이 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통찰력을 높이는 습관에 대해 가장 먼저 '시작이 반이니, 실행하라'고 주문한다. 선입견이 있다는 것을 항상 주의하고,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반드시 기록하며, 모방도 해보고, 작은 차이를 민감하게 여기라고 주문한다. 또한 중요하지 않은 정보는 과감하게 버리라고 말한다. 두번째 습관은 바로 '심사숙고, 즉 깊이 생각하라'는 것이다. 항상 원인이 무엇인지 곰곰히 살피고, 낯선 것을 친숙하게 혹은 그 반대로 사물을 바라보고, 몰입하며, 판단은 천천이 할 것을 요구한다. 마지막은 바로 '열정과 의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선택을 믿으며, 결정을 했다면 바로 실행하라고 주문한다. 특히 다른 사람의 평가에 뜻을 접는 우를 범하지 말고, 항상 끝까지 노력하라고 말한다.
아이디어는 처음 내는 사람의 몫이다. 다른 사람이 보거나 들어서 이해한다면, 그것을 들은 사람은 단순히 청자聽者 일 뿐,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그렇기에 그것을 쉬이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꾼 아이디어와 아이템 그리고 생각들은 항상 부족한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의 몫이었다. 결국 세상을 바꾼 아이디어는 '통찰력'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이제야 정진홍 교수가 말한 통찰력과 이 책의 저자인 신병철이 말한 통찰이 서로 동일함을 알았다. 다만 한쪽은 역사를 통한 인문학에서, 또 다른 한쪽은 비즈니스 사례에서 그것을 구했을 뿐이었다. 통찰력은 그 어디에서 구했든 우리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이것이 실행되었을 때 인류는 좀 더 나은 세상으로 거듭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통찰력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고 그것을 익힐 수 있는 방법을 배운 좋은 책이었다. 모든 비즈니스 맨들에게 권하고 싶은 멋진 자기계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