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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당신을 채용하지 않는 44가지 이유 - 이력서에서 면접까지, 취업.이직의 모든 것 ㅣ 서돌 직장인 멘토 시리즈
신시야 샤피로 지음, 전제아 옮김 / 서돌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올해 구직자들에게 가장 따끈따끈하고 싱싱한 '족보'가 될 책!
"당신이 이력서를 제출하는 순간부터 회사는 당신을 채용할 이유를 찾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탈락시킬 이유를 찾는다" 익히 생각하고, 들어왔던 이야기지만 책에 쓰여진 이 이해할 수 없는 섬뜩한 문장을 읽고, 내 눈을 의심해 다시 읽었다. "당신이 이력서를 제출하는 순간부터 회사는 당신을 채용할 이유를 찾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탈락시킬 이유를 찾는다" 그렇다. 이것이 구직자들이 100장의 이력서를 100군데의 기업에 제출해도 연락이 오지 않는 이유고, 엄하게 휴대폰이 고장났나 점검하게 하는 이유다. 몇 시간을 걸쳐 공들여 쓴 나의 이력서를 구겨질까, 지워질까 조심해서 보냈지만, 인사담당자들이 이 이력서 한 통을 읽는데 소요하는 시간은 평균 3초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짧은 순간에 눈길을 잡아끄는 것이 없으면 커피 한 모금 홀짝이기도 전에 '탈락'박스에 던져진다. 이 말도 안되는 '넌센스같은 이야기'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고는 이력서를 보낸 100 군데의 회사에서 연락 한 통 오질 않는다는 사실이 더 '넌센스같은 이야기'가 될테니까.
이 뿐만이 아니다.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를 44가지나 마구 토해 놓는 책을 발견했다. 지난 해 초에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을 써내 수많은 비즈니스맨들에게 화제를 일으켰던 '신시아 샤피로'가 또 다시 펜을 들었다. [회사가 당신을 채용하지 않는 44가지 이유]가 그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인사담장자들이 감추고 있는 채용 기준과 차별, 그들의 두려움과 숨은 의도 등을 낱낱이 파헤친다. 철저하게 회사 내부자의 시각에서 이야기하면서 그들의 감추어진 세계를 보여주기 때문에 독자는 회사의 '오만과 편견'에 때로는 분노하게 되고, 때로는 어쩔 수 없는 그들을 이해하게 된다.
지금껏 구직자들이 알고 싶었던 '그들의 채용방법' 대부분의 것은 인사담당자들끼리만 공유하면서 '일급비밀'로 부친 것들이다. 왜 그럴까? 회사는 구직자가 채용과정을 주도하는 상황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만의 비밀인 '채용방법'을 구직자들이 알게 되면, 오히려 그것을 이용해 그들을 속일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회사가 구직자들엑서 우위를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놓고 본다면 이 책은 그들의 비밀을 알게 됨으로써 회사가 독자를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회사를 심사하게 되는 셈이 된다. 즉, 갑자기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당했든, 막 대학을 졸업했든, 아니면 현재 직장에 만족하지 못해서 새로운 직장을 찾고 있든 간에, 이 책에 귀를 기울인다면 취업경쟁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는 말일테다.
불황으로 인해 기업의 신입사원 채용계획 인원은 날로 줄어드는 반면, 매년 같은 수로 배출되는 대학졸업생과 누적되는 이직자 또는 재수, 삼수 구직자들의 수는 늘어만 가고 있다. 게다가 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숫자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들어가는 만큼' 취업의 문은 좁아진 셈이다. 가히 '취업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현실만큼 회사는 필요 이상의 구직자들을 만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들이 매년 만드는 새로운 채용과정은 유도 심문, 숨은 차별, 심리적인 함정 등 실제로 지원자를 혼란에 빠뜨리려는 불공정한 장애물을 가득 세워두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방법들은 날로 지능화되고 있다. 이것이 현재 구직자와 기업이 처한 현실인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구직자가 이력서를 제출하는 순간이 바로 '탈락하는 중'이라고,그러니 운에 맡기는 이력서는 그만 쓰라고. 바쁜 인사담당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이력서는 단 1%. 나머지는 모두 휴지통으로 직행하며, 일단 그 속으로 들어간 이상 다시 불려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무심해서가 아니라 누구든 이력서를 하루에도 100통쯤 보고 나면 어떻게든 빨리 범위를 좁혀야겠다는 초조감이 본능적으로 들고, 그때부터 그들은 맹렬하게 탈락자들을 배제하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구직자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점은 '기업의 채용'이란 정식으로 합격할 때까지 당신을 적극적으로 탈락시키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만일 채용이 합격시킬 이유를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절대로 이 게임을 이길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기업의 살벌한 '탈락' 프로세스를 설명하면서 구직자들에게 보다 효율적인 시선을 끄는 이력서 쓰는 방법과 전화심사에서 살아나는 방법, 그리고 면접에 성공하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다시 말해 자신이 인력채용과정에서 경험했던 탈락사례들을 소개하면서 궁극적으로는 그런 것들을 피함으로써 '탈락되지 않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과연 이런 방식으로 '인재다운 인재'를 뽑아낼 수 있다는 말인가? 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한편 정말 '추악하다'는 표현이 맞을 만큼 채용까지의 과정에 많은 함정와 심리게임으로 구직자들을 바보로 만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억울한 것은 '왜 내가 떨어졌는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칫 잘못해서 구직자로부터 소송에 휘말리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은 절대로 이야기해 줄 수 없고 때문에 고배를 마신 구직자는 죽을 때 까지 들을 수 없다는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드디어 합격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였다. 저자는 "새로운 일자리를 받아들이면, 처음 세달에서 여섯 달까지 넘어지지(탈락하기) 쉽다. 처음 회사에 들어가 6개월간 무엇을 하고, 어떻게 행동할지 선택하는 것이 이제 당신이 일하게 된 새로운 회사에서 성공을 거둘지 여부를 결정한다."고 강조한다. 바로 '수습기간'의 이야기다. '가채용기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이 기간은 '과연 회사가 자신들의 채용과정을 통해 나름 걸러낸 가운데 뽑은 인재가 과연 회사에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 그리고 제대로운 인물인지를 판단하는 기간'이다. 정말 힘들게 취업했다 하더라도 이 '3-6 개월'을 잘 넘기지 못하면 '투표에서 이겼다고 하더라도 개표에서 지는 상황'을 연출하게 될 것이다. 한편 회사의 모든 임직원이 눈여겨 지켜보는 이 기간은 '주목받는 신입사원', 즉 '인물'임을 유감없이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요구하는 것들이 많다. "오버해서 일하라. 휴가를 받지 마라. 휴게실에서 새로 온 다른 신입사원들과 노닥거리는 모습을 들키지 마라. 병원에 가봐야겠다고 일찍 퇴근하지 마라. 회사는 긍정적인 사원들에게 굶주려 있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라."
사람인지라 어떤 내용이드 '비밀'은 늘 흥미롭고 재미있다. 하지만 이 책이 말한 기업의 채용비밀은 경악할 만큼 놀랍고, 치밀해서 겁이 날 정도였다. 읽는 내내 지금도 도서관에서 취업준비를 하는 구직자들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과연 그들은 이 내용을 알기는 한 것일까? 미국인 저자가 쓴 미국 이야기가 아닌가 하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우리 기업들의 모든 경영기법들은 그들의 손에서 비롯되었고, 성공한 모든 것은 우리의 손에 넘겨진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설령 이 책이 말하는 채용방법이 우리의 그것과 다르다 할지라도, 회사측에서 바라보는 구직자의 시선은 우리바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이야기하는 바를 읽음으로써 그들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을 얻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모든 사람들이 취업전략용으로도 그리고 보다 나은 면접의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라도 한 번쯤 읽어봐야 한다. 그런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영어단어 하나보다, 신문의 뉴스보다 먼저 들어야 할 이야기가 있다면 바로 이 책이 말하는 비밀일 것이다. 그리고 명심해야 할 것 하나는 면접채용관도 이 책을 읽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효과를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는 때는 바로 올해, 하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