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습관에게 말을 걸다 - 손톱을 물어뜯는 여자, 매일 늦는 남자
앤 가드 지음, 이보연 옮김 / 시아출판사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고치고 싶은 습관'을 가진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책!
 
 이 책을 손에 넣은 이유는 '흡연'때문이었다. 대학입시 합격과 동시에 룸메이트의 담배를 빼어문 이후 - 흡연때문이라면 대학을 떨어졌어야 했다 - 지금껏 나와 함께한 담배는 세월이 지나는 동안 모습은 그대로인데, 기호식품에서 죄질이 많은 범죄자로 전락하고 말았고, 간접흡연의 위험성이 밝혀지면서 혐연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열차 ·병원 대기실 등의 공공장소, 직장과 같은 공유 생활공간에서의 끽연규제를 호소하는 권리주장) 이 강조되면서 이제 담배 한 갑을 사는 나는 이십개이나 되는 '독소'를 구입하는 '멍청이'가 된 것이다. 더이상 '어때? 기호식품인데...'라며 자위할 수 많은 없었다. 그래서 금연을 생각- 스스로에겐 처음있는 대단한 결심이다 -하게 되었다. 담배를 마약과 같은 중독성 물질이라고도 하지만 '습관적인 행동'으로 비롯되기도 한다. 그래서 흡연을 '습관적인 행동'의 관점에서 우선 살펴보고 싶었다. 그래서 읽은 책, 앤 가드의 [심리학, 습관에게 말을 걸다]이다.
 
  남이 하는 습관적 버릇을 잘 보이지만, 당사자의 행동은 부지불식중에 행하기 때문에 남이 지적하지 않는 한 본인은 잘 모른다. 행여 남이 그것을 지적하거나 하면 무안하고 창피해서 되려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뻔한 거짓말을 하거나, 부정하게 된다. 이렇듯 습관이 반복되는 것은 우리가 여전히 과거의 어딘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뜻하며 현재를 온전히 살기 위해 과거의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방증이 바로 '습관'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스스로에게 습관이 있다는 것은 나는 과거의 상처에 지배당하고 있지는 않나 의심해 봐야 한다. 그리고 습관을 이해함으로써 그것이 비롯된 상처가 있다면 털어버리고 충분히 자각해야 하는데, 이러한 자각은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책의 초반부터 습관의 원인을 이야기하는데 어느정도 설득력을 지녔다는 것을 느꼈다. 이것은 이 책을 좀 더 읽고 싶은 흥미를 갖게 된 이유기도 하다.
 
  저자는 우리가 억누르는 감정의 발산이 습관으로 발산된다고 단정짓는다. 직장의 스트레스나 가정내에서 가족과의 관계 등에서 자신이 원하는 책임을 다하지 못했을 경우 우리는 좌절감과 스트레스, 공허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런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스스로에게 있다. 감정적으로 공허해지면 우리는 그 공험감을 채울 누군가나 무엇을 찾으려 하지만 그 누군가가 우리의 절실함을 이용하려 할 때나 상황이 악용될 때, 어떤 것에 탐닉하게 되는데, 이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치솟게 만들 것이다.
 
  나의 목적은 '흡연'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찾아냈다. 흡연자가 무의식적으로 담배를 피우고 싶어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우선 감정유발요소로는 자극이 필요할 때, 뭔가가 두려울 때, 그리고 무엇인가를 열망할 때란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습관의 해로움은 감정유발로 인해 습관을 일으키게 되지만, 그 습관으로 인해 또 다른, 어쩌면 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흡연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다음과 같다.
 
죄의식 : 담배를 너무 많이 피운다는 데에 대한 죄책감
자존심 : 물질에 의존한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하며 자제력 부족에 부끄러움을 느낌
슬픔 : 습관에 발목 잡혀 있다는 슬픔
진실과 부정 : 문제의 정도를 부정함 '나는 하루에 20개피만 피울 뿐이야' 라고 위안하지만 실제로는 30개피 이상을 피움
결과 : 위의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을 줄이기 위해 다시 담배를 피움
 
 정확히 들어맞는다. 평소 내가 누구에게 말하지 못했을 뿐 늘 혼자서 가지고 있었던 담배에 대한 우울한 생각, 즉 스트레스를 바로 위의 내용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스트레스로 다시 담배를 꺼내 물곤 했었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뉴스에서 암이나 불임 혹은 사소한 병명에 대해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사망률을 따지는 내용을 들을 때면 '어휴, 끊어야겠다'고 마음 먹으면서도 겉으로는 " 사망률이 60%라고? 그럼 난 40% 안에 들어있는거네, 뭐."라며 호기찬 농담을 했었다. 그리고 뒤로 물러나 그 스트레스로 담배를 물었었다. 저자의 흡연에 대한 치료과정은 이렇다. 위의 사실을 이해하고, 과거와 현재를 통해 자신을 살피고, 자기애에 대한 애정을 좀 더 느끼고, 금연을 할 능력이 나에게는 있다는 자존심을 회복하라고 그리고 건강하고 활기있는 활동을 하라고 권한다. 
 
 이 책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우리의 습관에 대해 스스로가 인식하고 자각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무엇인가 잘근잘근 물어 뜯는 것, 빨리 먹기, 손톱주변의 살을 깨무는 것, 손톱을 물어뜯는 것, 침을 뱉는 행위, 잠자는 동안 이갈기, 잦은 구토와 음식거부 등 입을 통해 하는 우리의 습관에서부터 성적행동은 물론 고령인들만의 습관, 그리고 아이들의 이상한 행동,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느 해로운 습관들, 그리고 기묘하고 별난 습관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 등을 설명해준다. 
 
  저자가 말한 것과 같이 내가 지금껏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것들도 습관이었고, 내가 상상하지 못한 다른 사람들의 습관도 있었으며, 나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그러한 습관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 모든 것들은 개개인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생활 속 스트레스로 인한 일종의 발산행위라고 봤을 때,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겪으며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을 이젠 모습으로도 알 것 같았다. '아, 내가 이러는 것이 습관이구나'라고 인식하는 순간, 그것을 의식하게 되고 그런 행동을 시작하려 할 때마다 머리속에서 환기가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게 있느 스트레스로 인한 습관은 나만이 고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것을 깨닫게 해준 것으로 이책의 몫은 톡톡히 했다. 그리고 '당신만이 그런게 아니다. 이렇게 별난 습관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라고 위로를 해 준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확실히 담배를 적게 피우게 되었다. 최소한 담배를 물고 싶을 때 '습관으로 피우고 싶은거냐? 아니면 중독이냐?'라고 의식하게 된다. 바보같은 소리같지만, 그만큼의 발전도 내겐 대단한 진일보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의 습관에 대해 고민하거나, 가족 중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면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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