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법칙 - 애플의 생태계에는 문화와 경제가 공존한다
하야시 노부유키 지음, 정지은 옮김 / 살림Biz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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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흔드는 '컬처비즈'의 중심기업 애플과, 아이팟iPod 의 성공를 파헤치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우리 생활에 너무나 많은 부분이 큰 변화를 일으켰는데, 그 중에서 가장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온 것은 새로운 인터넷 환경인 웹 2.0과 애플의 아이팟이다. 우선 웹 2.0은 데이터의 소유자나 독점자 없이 누구나 손쉽게 데이터를 생산하고 인터넷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사용자 참여 중심의 인터넷 환경으로 인터넷상에서 정보를 모아 보여주기만 하는 웹 1.0에 비해 웹2.0은 사용자가 직접 데이터를 다룰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정보를 더 쉽게 공유하고 서비스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블로그(Blog), 위키피디아(Wikipedia) 등이 이에 속한다. 특히 웹 2.0은 소비자의 생산소비활동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 그러한 활동을 하는 소비자를 일러 프로슈머(prosumee=producter + consumer)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두 번째는 우리 생활을 이전과 다른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을 일으키게 한 것은 바로 애플사의 아이팟이었다. 그리고 2007년에는 신세대 휴대전화인 아이폰iPhone으로 더욱 큰 주목을 얻게 되었다. 오늘 내가 이 글에서 관심을 두고자 하는 것은 두 번째 내 가방속에도 들어 있는 만물상자, iPod 이다.   
 
  이 책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웹사이트에 'Apple's eye'를 연재하며 세계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일본 기업에, 애플과 구글등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의 사고방식과 노하우를 전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한국의 컴퓨터 잡지 [맥마당]에도 수차례 기사를 제공한 프리랜서 IT 저널리스트, 하야시 노부유키林 信行 이 쓴 책으로 애플과 스티브 잡스가 걸어온 길, 특히 아이팟의 등장으로 우리의 문화와 경제가 변화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애플의 법칙]이다. IT 강국인 우리나라가 스티브 잡스와 아이팟의 발전에 이미 주목하여 수많은 책과 기사를 통해 깊은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애플과 아이팟]에 관한 이 신간은 특별난 화제꺼리는 되지 못한다. 하지만 저자는 '지금까지의 애플의 발전은 시작에 불과하다. 아이팟의 진화는 이미 생태계를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한다.
 
 



 전체적인 내용을 애플의 진보적인 생각들, 애플의 몰락에서 스티브 잡스가 부활하다, 디지털허브에 건 애플의 미래, 아이팟 문화와 비즈니스의 공생, 비즈니스의 트랜드가 된 애플의 성공법칙, 젊음과 새로움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로 나누었다. 크게 보면 애플과 스티브 잡스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간략하게 설명한 부분과 아이팟의 등장과 그것이 시장과 우리의 생활에 미친 영향, 그리고 21세기의 비즈니스 트렌드가 되어버린 애플의 비즈니스방식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저자는 이미 2년 앞선 MP3 플레이어 시장이 있었는데도, 유독 아이팟만이 이렇게 큰 인기를 누렸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탁월한 디자인, 쉬운 사용법, 저렴한 가격, 브랜드의 힘, 그리고 제품의 생태계를 들었다. '내가 듣고 싶은 모든 음악을 가지고 다닌다!' 라는 컨셉에서 무려 1,000곡의 노래를 넣을 수 있도록 한 것이 무엇이든 쉽게 싫증내는 소비자의 요구를 넘어서는 획기적인 발상으로 시작해, 1,000번의 'No' 즉, "1,000개의 사항에 대해 계속해서 'NO'라고 말을 하면,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서 벗어나 있지는 않은지 혹은 너무 지나친 것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는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개발의 매 순간마다 제품을 구성하는 하나하나의 요소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끊임없이 하였다. 그리하여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혁신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훌륭한 디자인'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가격면에서는 싼값에 훌륭한 제품을 구매했다는 충족감을 소비자에게 안겨주었다. 애플사는 개발에 많은 비용이 들었다고 해서 그 비용을 고스란히 고객에게 부담시켜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스티브 잡스는 "돈과 시간이 들어도 절대로 타협해서는 안된다. 타협하지 않고 좋은 작품을 만들면 그때까지 사용했던 비용도 회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말해 그들의 신념은 '철저하게 좋은 제품을 만들면 그 제품은 반드시 팔린다'는 것이었고, 이것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사실 위에서 말한 '간결한 디자인' , '손쉬운 사용법', '저렴한 가격' , '브랜드의 힘'은 다른 기업이 더 훌륭한 디자인과 더 쉬운 조작법을 갖춘다면 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저항력이 약한 강점'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가장 강력한 장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애플의 '아이팟을 중심으로한 생태계'라고 저자는 말한다. 여기에는 애플 스스로가 준비한 생태계와 다른 기업들이 만들어낸 생태계가 있는데, 앞의 것은 아이팟에 음악을 전송하는 소프트웨어인 아이튠즈 스토어라는 음원판매 서비스를 만든 것이고, 뒤의 생태계는 다른 기업들이 시대의 흐름을 감지하고 스스로 아이팟이 첨가될 수 있는 대응모델들, 즉 악세서리 또는 제품들을 만들어 'made for iPod'로 대변되는 'iPod Economy'라는 크나 큰 경제 생태계(2005년에 7억 달러, 2006년에는 15억 달러의 규모)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iPod 아성을 무너트릴 수 있을까?'하는 질문에 대해 '이미 iPod을 사용하고 있는 세계의 많은 고객(2008년 현재 66억의 인구중 1억 5천만 대가 팔림)에게 새롱누 음악 재생기를 개발하여 시판하는 일은 초등학교 1학년생으로 돌아가 처음으로 다시 인생을 시작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iPod의 뒤를 쫓기 보다 애플이 개척하지 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하는 것이 더 현명한 판단일 것이라고 단언한다.
 
  우선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를 살펴보자. 그들의 목표는 "복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찝찝한 마음으로 위법을 감수하면서까지 질 낮은 음원 데이터를 손에 넣느니 차라리 저렴한 비용으로 당당하게 사서 듣자"라는 생각이 소비자로 하여금 들 수 있도록 한 곡당 이익을 거의 포기하며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를 만들게 되었다. iPod가 더 많이 팔린다면 곡 판매에서는 크게 수익을 내지 안아도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음반사에 대해서는 한 편으로는 '불법 복제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매킨토시의 낮은 시장점유율울 이용하여 "시장점유율 5%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매킨토시이므로 만에 하나 실패한다고 해도 시장의 5%만 포기하면 되는 것이다"라는 놀라운 교섭기술로 그들을 설득하게 된 것이다. 이미 음악 재생기를 선점했던 일본과 한국의 제조업체가 '레코드사도 아니고 음악쪽에 경험도 없는데 어떻게 그런 사업을 하겠는가?' '레코드사와의 교섭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니 만큼 현실적인 제안이 아니다', '저작권단체가 항의할 게 틀림없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으로 시도하지 못하거나, 지지부진했던 것을 그들은 부딪쳐 난공불락의 네트워크를 형성했던 것이다.
 


 
또 다른 한 쪽을 보자. '웹2.0'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오라이리 출판 창업자 '팀 오라일리(Tim O'reilly)는 '알파 기스(Alpha Geeks)'라는 또 하나의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무리 중에서 리더를 뜻하는 Alpha 와 일본어로 오타쿠オタク 라고 표현하는 어느 한 부분에 심취한 매니아를 뜻하는 Geeks 가 합해진 말로 기술적인 면에 있어서의 오타쿠를 뜻한다. 즉 '알파 긱스'라는 말은 기술을 선도한다는 뜻으로서 오라일리의 정의에 의하면 "산업을 변화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으며, 새롱누 기술에 신속하게 접근해 다양한 시도를 하며 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아주는 예민하면서도 싫증을 잘 내는 엔지니어" 라고 한다.
 
오라일리의 정의에 의하면 스티브 잡스 또한 일종의 '알파 긱스'라 할 수 있는데, "소비자들로 부터 '사고 싶어 미치게 하고 싶은 제품'을 만들자." 고 주문하며 '완벽에의 충동'에 가까운 개발로 아이팟을 만들었기에 스티브 잡스가 참여한 iPod은  '알파 긱스'들을 한순간에 포로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들은 제품 그대로를 사용하지 않고, 주소록과 스케줄 관리 등의 기능을 추가하거나, 심지어는 개인이 제작한 음성 프로그램을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하는 형식인 팟캐스트를 개발한 알파 긱스도 생기게 되었다. 이에 대한 애플측의 대응이 주목할 만 했다. 그들은 이러한 주위의 움직임을민감하게 감지하고 회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많은 업그레이드와 소프트웨어를 추가하여 1년에도 몇 번에 걸쳐 진화를 거듭해 2세대 3세대 iPod가 출시된 것이다. 그 뿐 아니라 기업들도 자신의 제품에 iPod이 부착될 수 있게 하거나, 스스로 iPod의 액세서리 또는 하이테크 주변기기이기를 희망해 'made for iPod'라는 정식 애플 공인 라이선스 계약을 진행하면서 누구도 허물 수 없는 'iPod Economy'를 구축하게 되었다.
 
 

 
 
애플의 이렇게 iPod에서 성공하면서 21세기 비즈니스의 트렌드가 될 수 있었던 그들만의 성공법칙이 몇 가지 있다. 그들을 한마디씩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이 책의 핵심과도 같은 이 성공법칙의 이야기는 여러분들이 이 책을 구입해서 읽어야 할 몫이다.
 
 
상품에 숨어있는 '세계관'을 고민하라.
  끝까지 자신의 생각대로 완성하라.
선택과 집중으로 단숨에 처리하라.
  팀 구성원을 최소화하라.
'할 수 없는 이유'가 아닌 '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하라.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라.
개발뿐만 아니라, 유통, 판매까지 관리하라.
  하나의 성공을 철저하게 활용하라.
품질관리에 타협은 없다.
  사용자의 의견을 적극 활용하라.
프리젠테이션에는 Impact와 Surprise를 담아라.
  기억하기 쉽고 친근한 이름을 지어라.
직원 한 사람 한 사람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라.
 
 


 
 "Stay Hungry. Stay Foolish."로 대변되는 스티브 잡스의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생들을 위한 연설은 그의 삶과 인생이 녹아 있는 명연설로 유명하다. 암을 진단받기도 했던 그는 "매일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라. 언젠가 그것은 현실이 될테니까." 라고 이야기하며 하루 하루를 열정적으로 살고 있다. 지금도 또 다시 세상을 놀라게 할 준비를 하고 있을 그에게 비즈니스맨으로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난 후는 더욱 더 그랬다. 앞으로의 애플의 미래라던가 새로운 정보를 기대했지만, 그런 것은 없어서 약간 아쉬웠지만 애플을 사랑하는 저자답게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을 골라서 잘 정리한 책이다. 집중해서 읽으면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게 읽을 수 있는 멋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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