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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페셔널의 4가지 조건 - 세계적인 비즈니스 구루 오마에 겐이치가 말하는 조직을 이끄는 프로의 조건
오마에 겐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조직을 이끄는 프로'가 되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세계의 사상적 지도자(경영분야)’ 5인 중 한 명으로 선정한 바 있는 그는 경영, 정치, 사회, 글로벌라이제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 Guru의 명성을 가지고 있는 일본인이다. ‘Mr. Strategy’ 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그는 전략적 사고에 바탕을 둔 독창적인 컨설팅 기법으로 전 세계 기업들의 경영성과를 개선하였으며, 특유의 독설로도 유명한데, "그가 독을 품고 말(예언)하면 정말로 그렇게 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그는 특히 지한파知韓派 로 잘 알려져 있어, 한국경제 성장의 전환점이 될 즈음이면 어김없이 '그의 특유의 독설'이 퍼부어지는데, 다음날 일간지에 대서특필될 만큼 우리 또한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혹자는 그의 이러한 일본경제에 비교한 한국경제에 대한 독설을 두고 '우익적 성향이 강해 한국을 비꼬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며칠 전 (08.9.01) 신문에 따르면 그가 일본의 보수우익 성향 잡지인 <사피오>에 ‘독도에 대한 한국의 실효지배를 인정하자’는 취지의 글을 기고하기도 한 점등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가 한국에 대해 깊은 관심을 두고 또한 우리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그는 이미 일본경제에 있어서 한국경제를 떼어놓고 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또한 동북아평화가 일본에 미치는 영향 또한 지대하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어, 한국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고 있고 그만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를 돌며 수많은 강연과 연설을 하고 있는 그가 현장에서 목격하는 세계경제의 변화되는 조짐을 누구보다 잘 간파하기 때문에 그것을 잘 깨닫지 못하는 일본과 한국에 대해 우려섞인 조언을 서슴치 않는 것이다. 발언의 강도가 높은 것은 사실인데, 아마도 그때문에 오히려 세상이 그를 주목하는 느낌도 든다.
"머지않아 프로페셔널 계층이 나타나서 산업계를 뒤흔들 것이다." 고 이번엔 직장인에 대해 큰 목소리를 냈다. 즉 프로페셔널리즘이 아마추어리즘을 능가하는 시대, 정확한 지식과 기술을 이용하여 우선순위에 따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맨이 일반화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곧 그런 시대가 올테니 대비하라고 강조한다. [프로페셔널의 4가지 조건] 원제목은 The Professional: A Manifesto for Business in the 21st Century 이다.
고대부터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와 약사, 간호사 그리고 인간 행위의 선악을 판단하는 변호사등의 사자士字 가진 직업을 두고 우리는 '프로페셔널'이라 했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어 더이상 직업의 종류로 그것을 판단할 수 없다. 그는 이 시대의 비즈니스 프로페셔널을 두고 '항상 고객을 생각하고, 앞으로 평생 자신의 기량을 연마하겠다고 각오한 사람이며,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즉, '이미 어느 한 분야에서 자신의 기량을 완벽하게 연마했고, 자신의 분야에 대한 지적 호기심은 끝나지 않는 사람'이며, 소니의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 IBM의 전 CEO 루이스 거스너와 같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프로페셔널의 정의를 쉽게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제너럴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를 정의하며 구분하였는데, 제너럴리스트가 어떤 직종에 있더라도 탁월한 업무능력을 가진 사람, 스페셜리스트를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여 그 자리에 정해진 방법을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라면, 프로페셔널은 아무리 전제조건이 바뀌어도 그 밑바닥에 흐르고 있는 변화의 본질을 읽어내는 누구보다 신속하게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어 자신이 맡고 있는 조직을 시대의 요구에 맞게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발전시키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이와 같은 프로페셔널이 필요하고 그들이 미래를 이끌어 간다고 하는 이유는 21세기라는 신대륙은 예전과 같은 실체경제와 중국과 인도, 남미, 북유럽, 동유럽, 러시아 등 신흥국가의 등장에 의해 거의 상식화된 '보더리스Borderless 경제-국경이 없는 경제' 그리고 인터넷이 만들어낸 '사이버Cyber 경제' 의 특성들이 뒤얽혀 기하급수적으로 부富를 만들어내는 '멀티플 경제'의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21세기라는 이름의 신대륙은 예전에 비해 너무나 빠르게 그리고 그 모습이 변화무쌍해서 '보이지 않는 대륙'으로 봐야하는데, 이 세상에서 '생존경쟁'의 주도를 해 갈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프로페셔널'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진정한 프로페셔널이란 '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으로 행동하는 사람으로 전문성이 필요한 지식과 기술, 높은 윤리관은 물론이고 어느 경우에나 고객제일주의로 생각하며 끊임없는 호기심과 향상심, 엄격한 규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그러한 프로페셔널이 되기 위해서는 네가지 힘, 즉 앞을 내다보는 힘(선견력先見力), 구상하는 힘(구상력構想力), 토론하는 힘(토론력討論力), 모순에 적응하는 힘(적응력適應力)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을 내다보는 힘(선견력先見力)
20세기의 낡은 지식을 버리고 변화를 즐기며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 대륙의 서바이벌에 필요한 후각을 키우는 기본 행동이락 한다면, 강한 긴장감과 건설적 의심은 선견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캡슐제라고 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대륙에서 일어나고 있는 빠른 변화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이렇게 조금 강한 약물도 필요할 것이다.
구상하는 힘(구상력構想力)
현재진행형 예언과 사고방식을 포함하여 그 모든 것이 이미 과거형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다음 세대를 구상하는 데 매우 중요한 출발선이 될 것이다. 미래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게 아니라 작은 과거의 축적 위에서 큰 비약이 있었을 때 중요한 흐름으로 나타나는 법이다. 즉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건을 직시하고, 그것을 예측함으로써 미래사회와 장래사업을 구상할 수 있는 것이다.
토론하는 힘(토론력討論力)
토론에 임할 때 자신의 생각을 감추거나 왜곡하는 것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상대가 누구든 기가 죽어서는 안된다. 물어보고 싶은 것을 묻지 앟고 목적을 이룰 수는 없다. 하지만 똑같은 질문이라도 뭍는 바법에 따라 상대의 성격과 상황을 고려하여 각도를 바꾸는 식으로 질문에 성격을 부여할 수는 있다. 그때 자신의 목적을 그대로 질문으로 바꾸어서는 안된다. 자신이 끌어내고 싶은 결과를 염두에 두고 결과가 나올 만한 입구를 발견해서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순에 적응하는 힘(적응력適應力)
통솔이 효과적인 것은 환경 변화가 작고, 미리 정한 순서에 따라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생산성이 높아지는 경우뿐이다. 오늘날처럼 환경 변화가 격심해서 순간적으로 대응하는 상황에서는 되도록 개인의 재량을 넓히는 편이 오히려 생산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또 권력의 집중에 따라 통솔이 강해지면 개인은 조직의 톱니바퀴로 전락해서 자유로운 발상이 태어나기 힘들다. 그렇게 되면 조직은 유연성을 잃어버리고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없는 체질로 바뀌고 만다.
저자는 프로페셔널이 갖춰야 할 이 네가지 힘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함에 있어 오늘날의 뒤쳐져진 전문가 집단에게 독설을 퍼붓기를 서슴치 않는다. 뛰어난 전문지식과 행동력을 가지고 있는 스페셜리스트가 왜 진부해졌고, 주어진 조직을 정확히 움직이는 능력을 가진 슈퍼 제네럴리스트가 왜 좌절했는가 에 대한 대답은 '능력이 뛰어날수록 자신이 속한 집단을 짧은 시간 안에 잘못한 방향으로 이끌고 가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보이지 않는 대륙의 환경이 아무리 바뀌어도 즉시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갖추기 위해서는 문제해결능력과 상황파악능력, 교착상태에서 빠져나오는 발상력 등의 높은 수준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으로 5년 후 거실의 모습, 5년 후 자동차의 모습, 5년 후 지갑의 모습, 5년 후 서재의 모습 등 지금과는 완전히 딴판으로 바뀌어 있을 그곳에서 눈에 보이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아내고 그런 큰 흐름 속에서 기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집단이 바로 21세기가 필요한 프로페셔널 집단이라고 단언한다.
지금껏 기업 전체가 한 몸이 되어 움직어야 하는 전략을 만들어내기로 유명한 저자가 이 책에서는 '개인'에 몰두하고 '시간적 타이밍'을 강조하였다. 그는 그 이유를 최근에 성공한 기업은 대부분 '기존의 기본을 파괴하는 곳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스스로 이 책에서 자신이 30년 전에 발표해서 호응을 얻었던 전략의 3C (오마에 겐이치는 ‘Gettting Back to Strategy’에서 Strategic triangle이라는 소위 3C 분석을 제안한다. 3C 분석에서 3C는 자사(Company), 경쟁사(Competitor), 고객(Customer)을 의미한다. 겐이치는 3C 분석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략의 핵심은 고객에게 보다 더 높은 수준의 가치를 창출하여 제공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였고 이는 많은 기업의 전략 수립에 큰 영향을 끼쳤다)에 대해서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고, 기존의 비즈니스스쿨에서 가르치고 있는 프레임워크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기존의 프로페셔널 즉, '전문적 기술이나 지식을 갖춰 높은 보수를 얻는 일류 비즈니스맨'이라는 일반적인 단어의 소용에 대해 변화가 필요함을 이 책을 통해 제시한다. 일정한 틀 안에서 요구되는 기술을 처리하는 능력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대륙'의 움직임을 감각적으로 포착해 내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민감하고 섬세한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네 가지의 능력은 이제껏 전략 아래서 숨쉬고 있었던 직장인들이 갖추기에는 버겁기 그지 없는 사항들이다. 하지만, 그가 책을 통해 예를 든 성공한 외국의 수없이 많은 사례들을 살펴보면 그들은 이미 갖추고 있고, 그래서 21세기의 비즈니스 리더로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날카로운 분석과 비평이 곁들어진 놀라운 혜안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과 대조해 봤을 때 그것들을 갖추기에는 너무나 힘겨운 당면과제로 다가와 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소화해야 할지가 난감하다. 기존세대는 차치로 두고 21세기를 이끌어갈 우리의 예비 비즈니스맨들이 그가 말하는 프로페셔널의 소양을 지닐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면 다분히 부정적이어서 두려운 걱정마저 들었다. 세상은 더이상 '시장을 읽어내는 힘'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읽고 만들어가는 힘'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았다. 21세기의 조직을 이끌어갈 프로의 조건을 생생하게 밝힌 책이었다. 오마에 겐이치의 입으로 나온 말이라 더욱 생생했다. 프로 비즈니스맨이 되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