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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으로 배우는 경제학
조 지무쇼 지음, 이정환 옮김, 손민중, 마루베니 경제연구소 감수 / 에이지21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너무 쉬워 탈인 경제학 입문서. 직접 확인하고 선택해야 할 책.
최근 경제학 관련서는 거의 매주 한 권씩 나오다시피 한다. 경제학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예전에 비해 높아진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투자나 재테크등 방법론에 치중한 실용서 위주의 출판 경향이 이제 원론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 더 주목된다. 특히 경제학을 전혀 접해보지 않은 독자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어, 경제학 스스로가 아크로폴리스의 도서관이나 광장에서 벗어나 시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내려온 것 같아 반갑다 아니할 수 없다.
우리들이 생활하면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신경쓰는 부분이 경제생활이기에 좀 더 나은 경제생활을 영위하기 고민해봐야 할텐데, 실상은 '열심히 벌고, 안쓰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그것을 거의 습관적인 일상으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크다. 더우기 요즘과 같이 세계경제의 흐름이 바로 국내경제에 미치는 때에 신문과 뉴스에서 발표되고 언급하는 경제기사들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면 '내일의 경기변화'를 예측하고, '앞으로의 투자향방'을 어떤 식으로 해야할 지 고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에 소개되는 '경제학 관련서'들은 '경제학을 배우지 않은 이들을 위한 쉬운 경제학책'인 만큼 관심을 두고 읽는다면 개인의 경제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오늘 읽은 이 책 또한 '쉽게 풀이한 경제학 이야기' 책이다. 일본에서 만든 책인데, 일본 마루베니 경제연구소와 우리나라의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씨가 감수했다. 즉, 일본에서 만든 경제학 책인데,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수정 보완했다고 보면 편하겠다. 편한 제목으로 다가온다. "커피 한 잔으로 배우는 경제학", 원제는 コーヒー1杯からわかる経済 (ちゃんと知りたい!) 이다.
출판기획을 주로 하는 회사 조 지무쇼(造 事務所)에서 만들어서일까, 기획 자체는 신선하다. '길을 걸으면서도 경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이야기하며 커피 한 잔에서는 경제기초를, 초밥집의 재료에서는 국제무역을, 은행창구에서는 경제의 새로운 동향을, 창업하는 점포에서 경제상식을 알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하지만 처음에서 중반까지는 기획의도에 맞춘 듯 했지만, 후반부에서는 그것을 이끌어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또한 소제목과 그것을 설명하는 그림이 두 페이지를 차지하는데, 뒷 페이지와 내용이 겹쳐서 반복되는 경향이 있었다. 출판의도는 마치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지만, 경제학 기초내용을 프리젠테이션식으로 진행한다는 것은 지면낭비에 가깝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다만, 아무리 쉽게 설명해도 이해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것이 [경제학]인 만큼 누구라도(보통성적의 중학생조차도)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도록 한 노력에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이런 경제용어를 알아두면 경제신문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페이지를 따로 두어 최근에 언급되고 있는 경제신문의 경제용어들을 설명해 두기도 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초보를 위한 경제학 입문서'다. 그런 만큼 이 책이 좋은 책으로 평가되기 위해서라면 읽고자하는 독자층에 대한 구분을 확실히 해야겠다. 중요하다고들 하니까 좀 배울 필요는 있다고 생각되지만 좀처럼 다가가기 힘든 소위 말하는 '경제치'라고 생각되는 사람, 언론이나 주위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어 경제용어들은 들어봤음직한데, 누군가에게 설명하거나 의견을 피력할 때 어려움이 있는 사람, 경제신문을 제대로 이해하며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다만 독자들이 책을 직접 들어서 살펴보기를 바란다. 너무 쉬울수도 있기 때문이다.
P.S. 출간에 즈음해 어느 온라인서점에서는 엔제리너스 커피 무료 교환권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중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책이라면 커피 한 잔도 함께 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겠다. 단, 이 책이 독자가 읽고 싶어 졌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