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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처럼 협상하라
조지 로스 지음, 김미정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핵심참모가 밝히는 도널드 트럼프의 '백전불패 百戰不敗' 협상 테크닉 !
"투표에서 이기고, 개표에서 졌다."는 말이 있다. 이는 '갈대처럼 흔들리는 유권자의 표심標心' 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지만, 막판 뒤집기를 예상하지 못하고 '일찌감치 승리를 판단했던 오만한 후보의 변명'에 항상 등장하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말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와 큰 차이가 없는 말이다. 상대와의 싸움은 싸워 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지만, 싸우기도 전에 이미 결과를 알 수 있는 상황도 있다. 질 것이 뻔한 싸움을 하는 이유는 자신이 이길 수 있다고 착각하거나, 상대의 전력을 잘못 판단했을 때일 것이다. 비단 싸움 뿐 아니라, 우리의 거래에 있어서도 그와 맥락을 같이 한다. 거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계약이다. 양방이 서로 서면으로 합의한 계약의 힘은 엄청난 힘을 가진 것이라 약속을 하고 서면에 사인을 하는 순간 그 둘에게 있어 피할 수 없는 '이행의 의무'가 주어지게 되고, 그것을 어기면 '사기'라는 범죄에까지 이르게 된다. 계약에 앞서 서로의 이익을 좀 더 취하기 위해 '밀고 당기는' 입씨름을 하게 되는데, 이를 '협상 혹은 네고시에이션 Negotiation'이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협상을 주업무로 다루는 이들은 줄인 말로 '네고'라고 부르기도 한다.
기업에 있어서 영업맨이 중요한 이유는 심혈을 기울여 만든 기업의 제품이 노력의 댓가만큼 '제 몸값'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훌륭한 제품을 만든다고 하더라고 제품의 가치를 그만큼 얻을 수 없다면 그들이 들인 노력이 허사가 된다. 그렇다면 영업맨에게 있어서 기업과 제품의 가치를 온전하게 받아낼 수 있는 힘은 무엇인가? 그것이 바로 '협상력 協商力'이다. 그리고 협상력은 영업맨의 '협상능력' 즉, '말'에서 나온다. 다른 무엇도 아닌 '한 사람의 입'이 공들여 만든 제품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는 말이다. 기업이 세일즈맨 즉, 영업맨을 기업을 대표해서 최일선에 뛰는 전사戰士 라 부르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세일즈맨 중에서도 승승가도를 달리며 앞서가는 톱세일즈맨에게는 남과 다른 힘, 그만의 '성공 세일즈 비법'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남들이 가지지 못한 그들만의 협상력'이다.
세계 3대 상인을 물으면 예로부터 아라비아 상인, 유대 상인, 중국 상인을 들었다. 최근들어는 아라비아 상인 대신, 인도 상인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는 말도 있지만, 그들이 세계적인 대표 상인이라 불린 이유는 거래 규모의 크기도 상당했지만, 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곳이라면 국적과 피부색을 불문하고 어디든 찾아가 물건을 팔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 번 팔고 나면 내가 버리지 않는 한 나와 꾸준하게 거래를 원하는 거래처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노렌(일본 점포 입구에 걸쳐진 천. 주로 점포의 상징이 그려있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사람들'로 유명한 오사카 상인과 인삼무역으로 유명한 우리의 '개성상인'들도 포함해 세계 5대 상인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기는 하다. 체면과 명분을 중시하는 유교를 취해왔던 터라 '돈'에 대한 부정적인 의식이 지배적이었고, 조선에서의 상인은 사농공상의 노동관에서 보듯 맨 아래의 하류계층이었던터라 외국의 상인들 만큼 발전하지 못했다. 오히려 과거의 경제사관을 비교해 본다면 대한민국이 이렇듯 경제성장을 이룬 것은 '혁명'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IMF 외환위기 그리고 OECD에 가입하면서 '시장'은 세계에 열렸으며, 세계인과 거래를 이뤄야 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21세기에 들어서는 그들에 대한 우리의 '협상력'은 그리 신통치 않다는 이야기들 듣는다. 특히 세계무역과 국제협약 등에 대한 결과를 살펴보면 '형편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종종 듣게 된다. 국가의 흥망이 걸린 협상인 만큼 이들를 단순히 '경험미숙'이라고 판단하고 앞으로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위로를 하기에는 그 중요성과 실수에 대한 결과는 치명적이라고 하겠다. 그것은 또한 국가간의 문제 뿐 아니라, 기업의 무역이나 개인간의 거래에 있어서 '배운 자와 배우지 못한 자의 차이'가 점점 더 뚜렷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거래의 기술은 '특정한 인물들이 쓰는 테크닉'이 아니라 현명하게 세상을 살기 위한 '우리가 알아야 할 테크닉'이 된 것이다.
미국 '부동산의 황제', '카지노 연예산업의 큰손'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도널드 트럼프. 그를 주목하는 이유는 자수성가한 부자이면서 최근 사업실패로 오히려 빚을 잔뜩 진 빈털털이가 되었다가 재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마이더스의 손'이라 불릴 만큼 그가 손을 대는 모든 것은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최고'로 변신해서 화제를 낳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그의 주사업은 '부동산'이라는데 있다. 이미 폐허가 되다시피 한 빌딩이나, 아무것도 없는 광할한 땅 즉 순백의 도화지를 사들여 자신이 계획하고 꿈꾼대로 그림그리듯 사업을 펼친 그를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에게 땅을 팔기 전에도 주인은 있었다. 하지만 전 주인이 그리지 못한 그림을 그는 본 것이고, 그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이 그림을 그릴 도화지를 사들일 수 있는 능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손을 뻗으면 내가 생각한 가격에 내 것이 된다."는 그의 자신감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엄청난 힘이 아닐 수 없다. 늘 궁금했고, 그를 닮아 가지고 싶었던 그 힘을 엿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났는데, 지금 소개하는 책 [트럼프처럼 협상하라] 이다. 원제는 "Trump-Style Negotiation: Powerful Strategies and Tactics for Mastering Every Deal" 이다.
이 책의 저자는 조지 로스George H. Ross 로 도널드 트럼프가 부동산 사업에 첫발을 디딘 코모도 호텔의 매입 및 개조 사업부터 지금까지 그의 법률 고문으로 활동했고, 현재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의 부사장이자 선임 고문관으로 활동중인 사람이다. 트럼프에 관해 지금껏 나온 책들이 주로 본인이 직접 서술한 것들이 많은데, 직접 쓰다 보니 지극히 개인적이고 소소한 내용들이 많아서 그 핵심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다면, 이 책은 그의 법률고문으로서 최측근이 바라본 트럼프의 협상능력을 객관적인 관점에서 잘 서술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특히 저자가 법률가여서 계약에 앞선 단계에서의 협상의 향방이 계약에 끼치는 영향등을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데, 이 책은 실무적 입장에서 아주 유용한 책이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트럼프식 스타일의 협상'에 대해서 아무리 어렵고 힘든 프로젝트(계약)라 할지라도 도널드 트럼프만의 자신감, 열의, 인내, 비전, 그리고 모든 이해 당사자들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 모으는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협상이 트럼프 스타일의 협상인데, 특히 그의 협상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협상이란 항상 분명하거나 간단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어떤 사안을 놓고 협상을 하지만, 실제로 그 협상에는 다른 목적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이것은 트럼프 스타일 협상의 기초가 되는데, 어떤 협상은 단기적 이익보다는 홍보가 목적이 될 수 있어 대중에게 더 많이 노출디면 장기적인 성공이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그만이 가진 트럼프의 비전, 즉 '더 큰 그림'bigger picture' 이고, 이 ' 더 큰 그림'이 평범한 성공과 엄청난 성공 간의 차이를 가져온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의 내용은 크게 협상이란 무엇인가? 트럼프 스타일 협상의 비밀, 그리고 특수한 상황을 위한 전략으로 나누어졌다. 협상이란 사람과 사람 간에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의 첫 번째 형식으로 우리의 요구와 욕망과 기대가 무엇인지를 상대에게 전달하는 방식이자 타인의 요구와 욕망과 기대가 무엇인지 받아들이는 방식 모두를 말한다. 협상은 우리가 깨닫지 못할 뿐, 사실상 늘 겪고 경험하는 일이다. 우선 제품을 구입하면서 우리는 가격을 깎거나, 그에 준하는 혜택을 요구한다. 이러한 소비와 판매행위의 당사자는 모두 협상대상이 되는 것이다. 직장상사와 친구, 남자는 여자친구와 협상을 하고, 영화를 보는 것에서 집을 구입하는 것까지 거래에서 담판을 짓는 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참여하는 인생의 게임'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트럼프 스타일의 협상의 특징은 협상의 결과로 상대방 또한 만족을 얻게끔 만든다는 것인데,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상대방이 양보하지 않으려 했던 것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얻어내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협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일곱가지 목표'를 통해 협상은 '총성없는 전쟁이 아니라, 서로가 Win-Win할 수 있는 수단임을 알게 된다.
도널트 트럼프는 부동산개발을 주로 한 만큼 그에게 있어 협상을 통해 계약은 어느 누구보다 중요한 거래방식이고, 한 번으로 끝나는 과정이 아닌 것을 감안하면 그의 참모인 조지 로스가 밝히는 '트럼프 스타일의 협상'은 그만이 가지고 있는 사업 노하우를 밝히는 것과 다름 없음을 알 수 있다. 핵심 참모가 그것을 밝히고, 도널트 트럼프는 추천사를 기꺼이 썼으니 이 책의 내용들은 더 이상 중요하거나 비밀스러운 것이 아닌지 아니면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알 수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더 대하다 보면 기발하고 치밀한 그들의 협상 방식을 만날 수 있는데, 정형화 되지 않고 상대에 따라 케이스에 따라 변화무쌍한 것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트럼프와 그가 지금껏 해 왔던 협상의 대상은 부동산 즉, 그 지불대금이 큰 빌딩이나 토지 그에 부속된 임차권, 공중권 등에 대한 내용들이어서 자칫 독자들로 하여금 '뭐냐, 이건 부동산업자들에게만 유용한 것 아니냐?' 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독자들이 이 책에서 얻어야 할 것은 '협상 스타일' 즉 도널드 트럼프가 거래에 앞서 협상하는 스타일이 무엇인가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저자 또한 그것을 감안해 개인에게 있어 '주택'다음으로 신중하게 구입하는 항목인 '자동차'를 대상으로 그것을 구입하는데 있어서 영업맨과 협상하는 요령을 예를 들어 설명해준다. 거래에 있어 협상의 중요성은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매도자가 정한 '권장소비자가, 혹은 가격'을 '늘 변화할 수 있는 매도자의 희망가'로 놓고 '대화'라는 수단으로 그 가격을 '내가 유리한 범위'로 끌어내리는 경제생활에 있어서 갖추면 '천군만마'를 얻는 듯한 훌륭한 기술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앞서 나온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 1,2'와 같은 훌륭한 책들이 협상은 '소비자가 갖추어야 할 정당한 권리이자 합리적인 기술'임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 책은 그에 더해져 '부동산, 자동차'와 같은 부가가치가 크고 가격이 큰 재화를 구입하고 매도함에 있어서의 협상능력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은 무엇보다 업무적인 면에서 잘 알 수 없었던 트럼프의 사업방식을 알 수 있었다. 그가 이룩해 놓은 수없이 많은 '최고의 부동산'들이 어떻게 해서 생겨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사람을 보는 통찰력'이 있다는 그가 그 누구보다 꼼꼼하게 협상에 앞서 상대를 읽으려고 노력하고 최고의 참모들을 뽑아 그들과 함께 최고의 협상을 이뤄나가는 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 단지 그는 돈과 부동산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그럴 수 밖에 없는 멋진 사업가임을 재확인 할 수 있었다. 도널트 트럼프를 알기에 많은 도움을 준 매력적인 책이었다. 이 책은 세일즈에 종사하는 직장인, 부동산에 관련된 사업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 주택이나 자동차를 보다 나에게 유리한 가격으로 사고, 팔고 싶은 사람들 무엇보다 '세상을 살면서 수많은 선택(구입)을 해야 하는 내가 얕은 수에 속지 않고 현명하게 살고 싶은 사람' 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