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받는 나
곽준식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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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나의 선택은 내가 결정한 것이 아니라 속았던 것임을 알려준 책! 
 
 
  "어느 것을 고를까요, 알아맞춰 보세요!"
잠에서 깨어 하루를 보내고 다시 잠에 들 때까지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한다. 선택의 상황에서 우리가 갈등하는 주요인은 바로 '어느 것을 골라야 더 효율적일까?' 하는 것인데 그 판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그것은 '에이~ 이것 말고 저것 할껄...' 하는 선택직후의 미련과 사용이후의 후회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이 '선택'의 문제에 있어서 갈등을 하고 있고, 보다 '효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태어난 학문이 '경제학'이다. 이것이 경제학자들이 '경제학은 선택의 학문이다' 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후회와 미련이 없도록 최선의 선택을 하는 기준을 '효용'이라고 부르는데, 경제학은 사용자인 인간들을 보편적이다 라는 전제를 놓고 그들이 행하는 경제활동을 조사했다. 그래서 수많은 경제원리와 경제법칙이 태어났는데, 20세기를 전후로 급속하게 발전했다. 이 시기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가능했던 '기업주도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경제학의 초점은 기업의 생산활동에 맞추어졌고, 이에 대응하는 소비자의 소비활동을 눈여겨 보았다. 다시 말해 기업의 생산능력과 생산량에 주목했기 때문에 학자들의 입장에서는 그것을 수치로 판단하고 확인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21세기가 들어오면서 경제학자들은 헤매고 있다. 증기기관으로 인한 산업혁명으로 변화된 사회의 속도를 훨씬 능가하는 '컴퓨터의 보급과 인터넷의 발전', 기업 주도의 공급위주의 경제가 소비자 주도의 수요위주의 경제로 돌아서면서 기존의 경제학은 현재를 판단하거나 예측하기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수요자인 소비자들의 기호와 취향 그리고 변덕스러운 선택을 기존의 경제학이 설명하기는 어려워진 것이다. '정확한 계산, 합리적 판단, 효용 극대화를 추구하는 경제적 인간'으로 대표되는 주류 경제학은 실제적으론 감정적인 인간의 럭비공 같은 경제형태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태어난 것이 '행동경제학'이다. 경제학과 심리학이 절묘하게 접목된 '행동경제학'은 다니엘 카너먼 교수가 2002년 연구한 심리학이 노벨경제학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이로써 경제학계는 기존 경제학의 틀에서 벗어나 '경제를 움직이는 인간의 심리'를 깊이있게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 소개하는 책, 곽준식의 [선택받는 나 Behavioral Economic]은 바로 '행동경제학'을 알기 쉽게 풀이한 책이다. 기존에 도모노 노리오 교수의 [행동경제학 Behavioral Economics] 이 행동경제학의 기본 개념과 실생활에 적용한 갖가지 사례를 두루 소개하여 경제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눈을 뜰 수 있도록 도와준 대중적 입문서 였다면, 이 책은 그 시선을 우리나라로 돌려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사례와 해설로 만들어진 [행동경제학]이라고 보면 무리가 없겠다.
 
  저자는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선택 메커니즘은 독자들이 선택을 할 때와 선택을 받을 때, 그리고 선택 후 등 세 부분에 걸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즉, 우선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순간의 선택을 좌우하는 의사결정의 비밀은 자기 선택에 속지 않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두 번째로 제품과 사람이 넘쳐나는 무한 경쟁 시대에서 '선택 유도 기술'을 통해 선택받을 확률이 높아지도록 만들어줄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지금껏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잘못되었던 선택이었음을 알려주고, 왜 그런 결정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 줄 것이라고 말한다. 그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행동경제학 또는 행동결정 이론을 '자신의 선택에 속지 않는 법' 과 '선택받을 확률을 높이는 법'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자신의 선택에 속지 않는 법'에서는 자신의 충분한 이성으로 잘 선택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제로는 짧은 시간에 결정하는 것이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심리적, 상황적 요인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선호와는 다른 결정을 할 수도 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 요인들이 자신의 선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야 보다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자신의 선택에 속지 않는 7가지 방법'으로 행동경제학의 '매몰비용 효과sunk cost effect' , '이용 가능성 휴리스틱 availability' , '변경 가능성 Changeability' , '닻 내림 효과 Anchoring effect' , '최종 제안 게임 ultimatum game theory' , '확증편향성 Confirmation Bias' , '가정법적 사고 Counterfactual thinking' 등이 제시된다.
 
  '선택받을 확률을 높이는 법(선택 유도 기술)' 에서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경쟁력 강화는 미래에 서택받을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데, 현 시점에서 선택받을 확률을 높이는 방법중 하나가 바로 '선택 유도 기술'이다. 이것은 의사결정 이론이나 서택 이론을 바탕으로 하는데, 이론은 똑같은 제품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선택받을 확률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선택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상대적인 기준에 따른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상황에 다라 사람들이 선택하는 기준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이해한다면 현재의 자기 자신이나 제품이 가장 경쟁력이 있게 보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 편으로 보면 위에서 말한 '자신의 선택에 속지 않는 법'의 주체를 뒤집은 상황이라고 보면 되는데, 위에서는 속지 않는 법을 이야기하고 여기서는 보기 좋게 속이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에 대한 방법론으로 '기대 이론 Prospect Theory' , '시기 추론 이론 Temporal Construal Theory' , '언팩킹 효과 Unpacking Effect' , '조절 초점 Regulatory Focus' , '이유있는 선택 Reason-based Choice' , '평가 모드 Evaluation Mode' , '유인효과 Attraction Effect' 등이 설명된다.
 
   경제학이란 학문은 우리가 가장 밀접하면서도 어쩌면 가장 우리의 일상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면이 있다. 그 이유중 하나가 바로 '난해한 학문적 용어'와 '적용하기 힘든 이론적 사례들'로 뒤죽박죽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인이 그것에 접근하기는 전공을 하지 않고는 절대로 쉽지 않고, 그것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적용하기 또한 쉽지 않다.
 이 책은 위에서 제시한 어려운 경제용어들을 우리의 형편에 맞는 사례들을 들어 자세히 그리고 쉽게 설명해 준다. 그 사례들은 모두 '경제적 개념' 다시 말해 우리가 늘상 경험하게 되는 '판매와 구입에 관련된 돈문제들'이 많아서 그것들만 익힐 수 있다면 우리의 경제생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론적 개념의 경제학'이 '실용성'을 띠면서 한층 더 가까워진 경제학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되면서 경제학이 왜 필요한 학문인지도 함께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외국서적이 번역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손으로 펴낸 경제학책이 나온다는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독자가 그것을 접하고 느끼는가에 달려 있다. 보다 나은 소비생활을 하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보다 더 세일즈 능률을 높이고 싶은 직장인들, 나아가 '행동경제학'을 배우는 대학생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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