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광고로 세상을 움직였다 - 데이비드 오길비의 비즈니스 철학과 경영 이야기 다산 비즈니스 클래식 2
데이비드 오길비 지음, 강두필 옮김 / 다산북스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모든 비즈니스맨들에게 꼭 읽혀야 할 광고계의 천재 '오길비'의 이야기!
 
 
"신문광고 심상치 않다"
전년 동기比 10% 가까이 하락... 하반기도 호전 기미 안보여
 
 지난 6월 4일자 신문에 나온 기사의 헤드라인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신문 광고시장이 지난달부터 하강기로 치닫고 있는데, 연일 치솟고 있는 유가에다, 원자재 가격 폭등까지 겹치면서 신문광고 매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고, 더구나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기업들이 신규투자를 망설이기 때문에 당분간 이 같은 기류는 지속될 전망이라는 내용이다. 주요신문들의 광고매출액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10%안팎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같은 수치는 거의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신문뿐만 아니라 방송도 사정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신문관계자는 말하는데, 이 같은 광고매출 악화는 내수경기가 침체되면서 기업들이 광고 집행을 줄이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는 내용이었다.
 
  책 리뷰를 쓰는데 뜬금없이 신문광고 기사를 인용하냐고 의문을 가질 지 모르겠지만, 내가 광고에 관심을 놓지 않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시중경기를 한눈에 알려거든 신문광고를 살펴보라"는 금언은 부자들이 신문을 찾는 10가지 이유 중에 항상 들어가는 내용이다. 즉, 경기가 호황이면 지면의 반 이상이 광고로 가득차고, 경기가 위축될 기미가 보이면 기업들은 가장 먼저 광고비 집행부터 줄인다. 또한 휴대폰 업계의 양대산맥이 광고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것처럼 산업 내 경쟁이 치열할 때도 광고가 넘치고, 아파트 상가 분양광고가 넘칠 때는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이루는 시기라고 보면 된다. 증권도 예외가 아니다. 신문 1면에 아이들 들쳐업은 주부가 객장에 나와 있는 사진이 나오면 '증시가 꼭지에 올랐다, 하강을 대비하라'는 경고라고 본다고 하듯이, 증권사 광고에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면 증권사 경기가 꼭지에 올랐다'는 말이 있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러다고 근거가 전혀 없는 말도 아니다. 상승을 지속해 꼭지를 찍으면 다시 주가는 하락하게 마련이어서 광고가 넘쳐나는 시기가 '꼭지'라고 보면 고두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처럼 광고 속에는 시장경기가 숨어 있다. 그리고 시대상과 문화가 녹아 있다. 흔히 "광고는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광고는 시대의 흐름을 짚는데 효과적이다.
 
우는 아이를 그치게 하는 데는 옛날에는 곳감이 최고라고 하지만, 지금은 텔레비젼 광고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어디 울음만 그치는가? 순간 순간 바뀌는 화면에 넋을 놓고 방긋 웃는가 하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한다. 어디 아이에게만 국한될까? 유명연예인의 이름을 딴 휴대폰이 유행이 되는가 하면 광고속 음악이나 '아들아~~~'같은 멘트들을 어른들의 입에서 듣기까지 한다. 그리고 웃으며 항상 이렇게 생각한다. "도대체 이런 기발한 걸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 예측할 수 없는 국내경기를 보다 잘 살피기 위해, 그리고 소비자의 관심을 좀 더 잘 알기 위해 광고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고, 이 책 [나는 광고로 세상을 움직였다] 를 읽게 된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이 책은 20세기 산업혁명 주도자 중 마지막 생존자로 광고계를 휩쓸었고, '현대 광고계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이비드 오길비David Ogilvy 1962년 여름휴가에 집필한 책으로, 전 세계 14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200만 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 [Confessions of an Advertising Man]을 완역한 것이다. 1990년대에 [어느 광고인의 고백] 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서 출간된 적도 있지만, 오길비의 자전적 메시지가 빠져 있어 많은 광고인과 비즈니스맨들은 원서에서 남은 부분을 번역한 해적본들을 보물처럼 소장하고 있었던 것을 이번에 처음으로 완역해서 출간되었다는데 뜻이 깊다고 하겠다.
아는 사람만 아는 그의 이름은 홍보업계에서는 전설적인 인물로, 많은 마케팅 서적에는 그의 어록이 인용될 정도이고, 지금도 광고인들에게는 이 책과 더불어 또 다른 그의 저서 [광고 불변의 법칙Ogilvy on Advertising]과 함께 '광고계의 바이블'로 통하는 책이다.
 
  38살의 실업자이고, 스코틀랜드인(그당시 스코틀랜드인이 영국에서 직장을 잡기는 재일교포가 일본에서 공문원하는 것보다 어려웠다)에, 대학까지 중퇴했으며, 마케팅도 모르고, 카피도 써본 적이 없던 그가 런던의 한 광고대행사에 취직하고 3년 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카피라이터로 성공하고, 자신의 회사 오길비 앤 매더Ogilvy & Mather 를 설립한 후 14년 만에 세계에서 열 번째로 큰 광고대행사로 만든 1963년에 발간되었다. 그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첫째 자신의 회사에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유치하기 위해서 였고, 두 번째는 주식의 일반 공개 조건을 조정하기 위해서 였고, 세 번재는 광고 업계에 자신의 존재를 좀 더 확실히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개정판에 부치는 저자의 서문에서 솔직히 밝혔다. 
4천 부 권 정도 팔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의 예상과 달리 이렇게 '광고계의 바이블'로 지금도 비즈니스맨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오길비에 의해 고안된 '매직 랜턴'이라는 지침(이 책에서는 Ogilvy-ism, 1-11로 대체된다) 즉, [오길비의 비즈니스 철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의 다섯 가지 유형], [ 마케팅 글쓰기 원칙], [창조적 리더의 조건], [ 성공 캠페인을 위한 지침], [카피라이팅에 대하여], [오길비의 명언], [오길비의 유언]등 주옥같은 오길비의 충고때문인데 광고를 포함한 첨예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사람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다루고 있어 세월을 넘어 지금까지 그의 충고는 유효하며 그보다 월등한 것을 찾지 못한다는 데 있다.
 
  광고인을 천직으로 여기는 그는 크리에이티브(광고인)가 갖추어야 할 자세에 대해 "클라이언트(광고를 의뢰한 기업)에게 하는 제안은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클라이언트의 회사를 경영한다는 가정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세일즈맨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자신이 만든 것을 팔지 못하는 창의적인 사고는 아무 의미가 없다. 훌륭한 세일즈맨이 좋은 제품을 소개하기 전까지 경영진은 그것이 얼마나 좋은 물건인지 알지 못한다" 고 말했다. 또한 "나는 항상 클라이언트의 제품을 사용한다"클라이언트에 대한 예의를 논했고, "당신의 가족이 읽지 않았으면 하는 광고는 만들지 마라. 당신은 당신 부인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내 부인에게도 거짓말 하지 마라. 즉 남의 부인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말이다" 소비자에게 거짓없는 진실된 광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카피라이터로서 세상을 흔들었던 그의 카피보다 광고인으로서 그리고 기업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그의 비즈니스 마인드가 마음을 흔들었다. 그리고 클라이언트의 제품과 소비자의 지갑 사이를 이어주는 크리에이티브로서의 넘치는 그의 자존감과 자신감은 모든 비즈니스맨이 갖추어야 할 사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가 생각하는 최고의 광고"소비자가 광고를 보고 그 광고가 잘 되었다는 말을 듣고 작품으로서 상을 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광고를 보고 난 후  전에는 그런 사실을 몰랐는데 그 상품을 한 번 써 봐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하는 광고" 라고 말했다. 광고 자체로서의 흥행이 제품의 매출실적에 영향은 미치겠지만, 어디에 중점을 두는 지 소비자인 내가 그것을 잘 모를 때가 종종 있었다.  시각적 즐거움만 쫓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광고가 아니라  제품의 사실성과 아울러 신선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매력적인 광고가 되어야 한다는 그의 말에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광고가 경제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깊은 지를 더욱 깊이 알게 되었고, 30초의 짧은 광고가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복잡한 관계가 엮여지는지 그리고 훌륭한 한 편의 광고가 나오기까지 그들의 땀과 노력이 얼마나 투여되는 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앞으로 광고를 볼 때 마다 데이비드 오길비라는 이름과 그의 말이 기억될 것 같다. 매력적인 그를 좀 더 알기 위해 그의 다른 책 [광고 불변의 법칙Ogilvy on Advertising]도 찾아 읽어야 겠다. 이 책은 광고인 뿐 아니라 기업과 소비자, 그리고 비즈니스에 관련된 모든 경제인들, 광고를 즐기고 관심있어 하는 이들에게 꼭 읽혀야 할 최고의 책이다. 이런 책을 만날 때 정말 책을 읽는 보람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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