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도 - 역사를 바꾼 중국 황제 10인의 통치 리더십
이세민 지음, 진성위엔 엮음, 김윤진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이 시대 국민들에게 필요한 '위대한 군주'는 누구인가를 이야기한 책 !
 
  만약 전지전능한 왕이 있다면 신하가 왜 필요할까? 같은 인간이고, 세상을 홀로 관장하기엔 체력과 능력이 부족하여 주위에 신하를 두어 그들의 입을 빌어 세상을 듣고, 그들을 통해 세상에 알린다. 당나라의 태평성대를 열었던 태종 이세민이 당을 열면서 강대한 진과 수가 하루아침에 멸망한 것을 거울 삼아 천하를 오래도록 편안하게 이끌어가는 방략을 담고저 천하를 다스린 10인(무측천, 양견, 이세민, 조광윤, 쿠빌라이, 주원장, 한 무제, 건륭제, 유방, 강희제)의 통치술을 엮어 책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이 책, [왕도]이고 이것은 정관의 치貞觀之治 라 명명하는 대당大唐 태평성대의 기초를 닦는데 일조했다.
 
 







  나라를 다스리는데 선대의 입에 귀를 기울인 것만으로도 나라를 이끌려 하는 의욕과 배움에 겸허한 그의 품성을 알 수 있는데, 이를 책으로 남김은 후세에도 그것을 따라 본받게 하기 위함이니 이 책의 완성이 태평성대를 예감하기에 걸맞지 않나 싶다. 이 책 [왕도]는 천하를 휘두른 중국 황제 10인의 통치술을 통해 리더십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군자는 군자를 부르듯 그를 보좌하는 뛰어난 신하들의 조언들이 가득 담겼다.
혼란에서 치리로, 부국안민과 태평성대를 통해 나라를 다스리는 도와 리더십을 갖추기 위한 덕목을
 
왕도는 군주의 실체다-왕도군체(王道君體),
현자를 찾아 등용하다-구현임능(求賢任能),
간언을 채택해 나라를 다스리다-납간치국(納諫治國),
관리를 심의하다-심핵관리(審核官吏),
상벌의 기준을 정하다-상벌유도(賞罰有渡),
간신을 없애 평안하게 하다-거참안방(去讒安邦),
농업에 힘써 백성을 편안하게 하다-무농안민(務農安民),
군을 정비하여 위험에 대비하다-열무방위(閱武防危),
검소함을 중히 여겨 부국을 이룬다-숭검부국(崇儉富國),
절제하고 경계해야 민심을 얻는다-계영득심(誡盈得心) 등
 
10가지로 두고 그 덕목에 필요한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였다. 군주로서 명심해야 할 사항들을 상세하게 적어둔 것이라, 현대에서 적용한다면 정치를 하는 위정자들을 비롯해,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 특히 비즈니스 사회에서의 군주라 할 수 있는 기업의 CEO들에게 있어서는 '사장의 제왕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필독을 권해야 할 책이다.
 
  이 책의 특징이자 단점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은 여느 책과는 다르게 '코멘트'가 없다는 것인데, 이는 우선 저자이자 나라의 행정수장인 군주 이세민이 자신의 성정聖政을 위해 마련한 일종의 '학습서'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후세에 자신의 정치를 알리기 위함이 아니라 당면한 과제를 보다 더 잘 해결하기 위한 '야전교범'이기 때문에 '미화나 허구'가 배제된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사례'들이라는 점에서 여타 왕조들의 리더십 책과는 차별화를 둔다고 봐야겠다. 즉 '이 책은 정관의 치貞觀之治를 가능케 한 당태종 이세민 만의 교본'이기 때문에 필요한 자는 이것을 본으로 삼아 알아서 자신의 그것에 적용하라는 뜻이라 보겠다. 시대가 다르고 상황이 다른 현대인들이 자기에 맞게 체득화시키기에는 최적의 책이 아니겠는가?
 
  성군이 되고자 노력한 이세민의 책인 만큼 실정失政을 한 왕들의 치지들은 보이질 않는다. 선견지명이 뛰어난 놀라운 황제들의 판단력에 의한 정치도 보이질 않는다. 역대의 황제들은 '백성'을 불쌍히 여기고, 두려워 하여 그들을 대신한 신하들에게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독단적인 판단보다는 신하들의 귀중한 충언을 구한다. 이를 위해 더 나은 신하를 얻기 위해 삼고초려에 버금가는 노력을 하고, 그들에게 걸맞는 상벌을 주어 그들의 덕을 높이 치하했다.
 
 "좋은 군주가 악한 신하를 기용하면 조정이 제대로 다스려지지 않고, 충성스럽고 정직한 신하가 그릇된 군주를 받들어도 마찬가지가 되오. 임금과 신하가 모두 물과 물고기처럼 되어야만 천하를 평안하게 다스릴 수 있을 것이오. 비록 짐의 지혜가 부족하나, 다행히 그대들을 곁에 두어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게 되었으니, 조금도 숨기지 말고 짐에서 바른 소리를 해주어 함께 태평천국을 만들어 봅시다." 라고 이세민이 정관 6년에 신료들에게 말하자 "먹줄을 따라 자른 나무는 곧고, 군주가 신하들의 간언을 들으려 하면 현명한 군주가 된다고 합니다. 교경敎經 에서는 군주에게 7가지 바른 말 잘하는 신하가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들은 직언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고하는 그런 신하라고 합니다. 폐하께서는 지혜로우셔서 어떤 의견도 기탄없이 받아들인다고 하시니, 신들은 앞으로 온 힘을 다 하겠습니다." 라고 간언을 잘하는 왕규가 말했다고 한다. 서로의 부족함을 알고, 부국안민을 향해 서로 돕자는 군주와 신하의 다짐이 너무나 아름다운 대목이다.
 
  이렇듯 위대한 군주들은 정치를 함에 있어서 자신의 의지와 신료들의 찬반을 놓고 서로 머리를 맞대고 조율했다. 그것은 군주의 위대함을 알리기도 아니요, 신하들의 자잘못을 가리기 위한 것도 아니다. 오직 백성들을 아끼고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발로된 것이다. 그들의 세치 혀로 발표된 정치는 군사적으로는 수십 수백만의 군사를 죽음의 수렁으로 내몰 수 있음을 아는 것이고, 경제적으로는 온나라가 궁핍해져 먹기 위해 서로를 해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함이다. 목숨을 걸고 간언하는 신하들이나, 나라에 뜻이 깊은 백성들의 상소가 끊임없이 올라옴은 바로 그 까닭이다. 군주에게 바른 눈으로 백성과 나라를 보살피기를 바람에서 그들의 뜻을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 무엇이 하늘인지 알아야만 왕업을 달성할 수 있고, 하늘이 무엇인지 모르면 왕업을 달성할 수 없다고 합니다. 왕은 백성을 하늘로 알고, 백성은 식량을 하늘로 압니다."
 
  퇴각하려는 유방에게 여식기가 말한 간언중 일부이다.
백성이 배불러야 성격이 온화해지고, 일할 의욕을 느끼며, 나라에 감사하게 된다. 그렇지 못하면 위정자를 원망하고, 나라에 호소하며 자신들을 봐주기를 항변한다. 그들의 간절한 목소리와 행동이 즉흥적인 충동에 의한 돌발행위로 보거나, 국가를 부정하기 위한 행동으로 본다면 잘못이다. 또 그렇게 평가하고 군주에게 잘못 알리는 신하들은 더 큰 잘못이다. 수단과 방법이 없는 백성들의 항변은 군집되고 무질서할 수 밖에 없다. 이를 유념해서 보고 제대로 판단해야 현명한 군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말이라도 애정이 있기에 백성들은 군주에게 호소한다. 그 한계를 지나치면 백성들은 무관심해 질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신하의 간언을 무시하거나, 칼로써 응징하려한 군주에게는 현명한 신하와 백성은 타국을 떠나 자신을 의지했다. 독재정권에 맞서 제 일선에서 항변하던 뜻있는 국민들은 감옥으로 수감되거나, 나라에 실망해서 타국으로 떠났다. 백성이 없는 왕은 없다. 백성을 하늘로 아는 왕은 위대한 왕으로 칭송되었다.
 
 1,400년을 거슬러 둘러 본 역사속의 이 책은 군주에게 묻는다.
" 너의 하늘은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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