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괴짜들 - 비즈니스의 경계를 허문
칩 콘리 지음, 홍정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기존의 괴짜경영자책에서 느꼈던 '2%의 아쉬운 부족감'을 가득 채워준 책!
 
"1996년 뉴욕 42번가의 타임스퀘어 광장에 탱크를 타고 나타난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광장에 마련된 코카콜라 대형광고판에 포탄을 쐈다. 자사 브랜드인 [버진콜라]의 홍보전략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 이벤트로 그는 벌금형을 물어야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기업 [코카콜라]에 대항한 이 당돌한 젊은이의 행동은 세계를 놀라게 했고, 덩달아 그의 회사가 만든 [버진콜라]는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16세 때 「스튜던트」지를 시작으로, 1970년 메일오더레코드회사를 발족해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 이후 항공사 ·음반 ·콜라 ·철도 ·소매업 그리고 금융업에서 신부의상에 이르는 200여 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1999년 한해 동안 5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거대 상업제국의 총수로 성장한 리처드 브랜슨은 사실 중학교도 채 졸업하지 못했다."
 
위에서 언급한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과 같이 우리는 이미 수많은 매체를 통해 세계적이고, 게다가 비상식적인 CEO들을 알고 있다.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 바디샵의 아니타 로딕,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델컴퓨터의 마이클 델,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이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비상식적인 경영자들인데, 여기서 비상식적이라 함은 제대로 앨리트 코스를 밟아 정상에 오른 CEO들이 펼치는 거의 관행적인 경영형태와는 전혀 다른 형태와 방법의 경영을 펼치는 사람들을 말하는데, 이들 성공한 기업의 괴짜들이 펼치는 파격적인 사업방식과 경영형태는 최근 세계가 주목하는 사업의 성공비결이 되었고, 뒤늦게 이들을 닮으려 세계는 노력하고 있다.
 
너무나 유명한 이들에 관한 책은 자서전이나 기업분석에 관한 책들은 이를 쌓으면 산을 이룰 만큼 많이 쏟아졌고 각종 매체에서 기업의 미래를 설명하면 어김없이 그들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괴짜기업들이 성장한 일화나 사업에 대한 에피소드에 대해서는 이미 알 만큼은 거의 다 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세계가 그들을 주목하는 이유는 사업초기에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한 것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던 그들의 아이디어와 용기였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서는 대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보다 빠르게 변화할 줄 아는 그들의 민첩성이다. 무엇보다 기업 자체가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고 사랑을 얻어내는 알 수 없는 그 힘은 과연 무엇일까 궁금해 했다.
 
 경제경영과 관련된 처세와 성공서를 즐겨 읽는 나는 이들 괴짜들의 비상식적인 성공스토리와 에피소드들을 읽으며 함께 재미와 흥분을 느끼고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용기도 얻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속한 기업과의 괴짜기업간의 괴리와 뜻한 바를 펼치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에 한숨이 나오는 경험을 여러번 한 적이 있다. 다시 말해 느끼고, 배울 수는 있었지만 그들처럼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은 찾기가 어려웠다. 그 점은 기업도 마찬가지일게다. 수많은 기업들이 그들의 뒤를 밟아 다채로운 행사와 사업방법을 쏟아내지만 그들과 함께 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의 무늬만을 흉내낼 뿐, 뼈속까지 그들을 닮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나는, 우리는 그들처럼 안되는 것인가?' 이것이 그들의 책을 읽으면 항상 돌아오는 질문이었다.  
 
그런 개인과 기업의 답답함을 말끔히 해소하려는 듯 나온 책이 있다.
 [(비즈니스의 경계를 허문) 경영의 괴짜들]이 그것으로, 원제목은 Rebel Rules이다. 이 책은 [보랏빛 소가 온다]의 사례연구로 알려진 부티크 호텔의 선두주자 <주아 드 비브르>의 창업자인 칩 콘리가 쓴 책으로, 그는  경영구루인 세스 고딘이 [리마커블한 호텔을 창조한 경영자]라고 칭찬받는 '괴짜CEO'다. 실제로 그는 리처드 브랜슨과 친구이기도 하다.
그가 말하는 '성공한 괴짜'란 자신이 속한 기업의 마인드와 열정을 십분 이해하고, 그 '지적 자본'을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고 결코 소진되지 않는 힘으로 전환시키는 사람들이고, 오늘날 기업 간의 경쟁에서는 보유한 공장이 얼마나 많은가가 아니라 얼마만큼의 혁신을 이루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괴짜들을 지켜본 기자나 분석가들의 글이 아닌 괴짜가 직접 말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자신의 사업스토리를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다른 괴짜기업들을 아울러 분석을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시작부터 흥미로웠다.
 
저자가 이 책을 만든 목적은 독자들이 무엇을 하든 그곳에서 선구적인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개인지첨서를 만들어주기 위해, 그리고 독자가 신생기업의 젊은 멋쟁이 직원이든 다국적기업의 중년 관리자든 상관없이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 주기 위해서 라고 서문에 밝혔다. 또한 괴찌 기질이 있는 CEO들이 타고난 재능을 어떻게 십분 활용해 성공했는지 그 예를 보여줌으로써 독자들도 자신의 재능을 활용하도록 도움을 주고자 함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 책의 구성은 16명의 대표적인 괴짜CEO들을 우선 [명예의 전당]에 올리고 소개하면서 그들의 경영원칙을 속하는 괴짜CEO들이 가져야 할 필수원칙을 설명했다. 기존에 나왔던 책들이 기업의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는 책이어서 독자들로 하여금 제 삼자적 입장에서 기업을 관찰하고 나름대로 소화하라고 했다면 이 책의 저자는 독자들의 습관과 적성이라는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 중점을 두어 독자가 자신만의 길을 찾는데 필요한 철학, 마음가짐, 전략등을 이 책이 제시하는 원칙들을 통해 배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점에서 독자의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독자 스스로가 책을 통해 괴짜CEO의 자질을 갖추었는지 점검할 수 있고, 또 무엇이 보완되고 강조되어야 하는지를 체크할 수 있어 책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었다.
 
전통적인 기업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기업방식으로 전환하려는 기업이든, 아니면 새로운 벤쳐기업으로 기업을 시작하든 기업이념에 걸맞는 기업경영방법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고, 그러는 도중에 기업은 이미 제 색을 잃어버리거나, 많은 비용과 시간을 낭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괴짜 CEO의 경영마인드가 무엇인지를 분석하여 그 원칙을 16개로 나누고, 그 원칙에 필요한 경영자의 적성과 훈련해야 하는 자질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게다가 그것들을 익힘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에 대해서는 수많은 괴짜기업들의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괴짜CEO의 괴짜기업이 왜 성공하였는지, 그리고 그 성공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었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한다.
 
가장 주목된 부분은 기존의 경영방식을 파괴한 그들만의 경영방식이었는데, 관리자와 직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과 적절한 보상제도, 그리고 그들이 자랑으로 여기는 집보다 편한 직장환경을 어떤 시행착오를 거쳐 마련했는지, 그리고 현재 기업마다 어떤 작업환경을 채택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관리자적 측면에서 이런 경영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파급효과에 대해 고백하듯 전하는 부분에서는 과연 그들에게 '비밀'이란 단어가 있을까 하는 의문마저 들게 했다. 괴짜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는 수많은 차트와 체크리스트와, 그들이 직원들에게 행하고 있는 구체적인 보상제도들에 대한 언급과 마지막에 부록으로 소개된 근무환경 설문지와 괴짜들의 실적 및 인간관계 격자 처방(이 방법은 정말 탁월한 직원평가 방법이다)은 기업경영자나 관리자에게는 황금같은 자료였다.
 
기회와 모험을 찾아 끊임없이 움직이고, 비전을 찾으면 선교사에 필적하는 열정과 노력으로 직원과 고객에게 다가가는 괴짜 CEO들의 이야기에는 '부자가된 자신'의 이야기는 공통적으로 별로 없었다. 대신  '대기업의 횡포를 물리치고 고객들에게 진정한 가치를 전해주자'는 버진그룹의 비즈니스 철학과 같이 건강하고 발전적인 경영이념을 갖고 실제로 다가가는 그들의 순수한 신념들이 항상 강조되었고, 이것들이 열정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내고 행복한 직원들을 만들어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만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느낄 수 있었다.
수많은 괴짜CEO들의 자서전과 평전, 그들의 성공스토리를 이제껏 읽어오면서 항상 느꼈던 '2%의 아쉬운 부족감'을 이 책이 차고 넘치도록 채워주웠다. 전에는 알 수 없었던 '2% 아쉬운 부족감'은 바로 괴짜들의 성공을 읽고 박수만 칠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당장 나의 일과 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내용이었던 것이다. 괴짜기업의 진면목을 알고 싶고,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는 더 없이 반가운 필독서가 될 것이다. 정말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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