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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행복한 인생학교 - 멋진 인생 가꾸기 편
쭈오샤오메이 지음, 김진아 옮김, 정예은 그림 / 혜문서관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옛날 서당 훈장님이 챙겼을 법한 현대판 이야기책.
초등학교를 다니는 조카에게 보내는 선물로 준비한 책이다.
중국의 교육전무가인 쪼오샤오메이가 쓴 시리즈물 중 하나로, 엄마 아빠가 행복한 인생학교의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에게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들을 가르치고 함께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인데,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읽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잘 만들어져서 마음에 들었다.
선부론으로 시발된 급격한 '자본주의의 수입'으로 곳곳에서 부작용이 벌어지는 중국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중국 특유의 산아제한정책과 뿌리깊은 남아선호사상의 여파로 생겨난 도시에서 과보호를 받고 자란 외동아이, 이른바 '소황제小皇帝'들이 성장한 이후의 중국의 미래이다.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차원이 틀릴 만큼 심각한 소황제 문제와 자본주의의 부작용으로 부각된 황금만능주의 무엇보다 공산주의 이후 '정신적 지주가 되는 사상의 부재'로 인해 혼란스러운 중국은 지금 심하게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정부가 나서서 국영방송에 대학의 인기강사나 학자들을 모시고 중국전통사상을 공부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적극 홍보하고, '사상관련 도서'를 쏟아내면서 중국국민의 윤리관을 심는데 주력하고 있는데, 이 책도 그 시류에 맞춰 발간된 것으로 간주된다. 좋은 성품과 마음의 힘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내용으로 사랑, 나눔, 우정, 신념, 긍정적인 변화 등을 꼽고 있는데, 이 책 [멋진 인생 가꾸기]에는 인품, 신념,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이 사용하는 문자인 한자漢字가 제 스스로 이야기를 품고 있는 것처럼, 중국사상의 바탕이 '통치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던 것 만큼 아이들을 위한 책인데도 읽고 있는 어른인 내가 가르침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하는 것을 보면 중국의 '가르침을 위한 스토리텔링'은 어느 나라보다 뒤지지 않고 재미있으며 교훈적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이 그것을 알려주었다. 인품, 신념, 긍정적인 변화라는 주제에 대해 아이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도 있는 방법론을 제시해준다.
책의 구성은 [삶을 고귀하게 만드는 인품], [굳은 신념으로 변화시킨 인생], [인생을 새롭게-삶을 멋있게] 이렇게 크게 세 개의 마음의 힘으로 나누고 각 범주마다 소중한 동서고금의 이야기를 적고 이야기의 끝에는 선생으로서의 부모가 아이들에게 당부해야 할을 따로 준비해서 엮었다. 옛날 서당에서 훈장님이 도령들에게 수업의 막간에 들려주는 재미있고 교훈적인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해도 무리가 없을 듯 했다.
이 책을 소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스스로 선생이 되는 것이다. 먼저 부모가 이야기를 소화하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한 후에 그 이야기가 남겨주는 교훈을 들려주고 그에 대한 느낌을 서로가 교감할 수 있다면 이 책이 만들어진 제 값을 모두 한 것이라 보겠다. 이야기과 교훈이 아이들의 뇌리에 얼마나 남겨질까 우려하기 보다는 부모와 아이가 한 주제를 놓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하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에 계신 형님과 형수님께도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선물중에 가장 속 깊은 선물은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