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매니지먼트 - 인간경영.감성경영을 넘어서는 21C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
제임스 오트리 지음, 권상술 옮김 / 열음사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사랑이 이익을 낳는다 - 보살핌의 리더십을 실천하라"
 
기업이 흔들리고 있다. 전후 이후 일본교육에 물들여진 경영자들을 통해 자연히 일본식 경영기법에 길들여져있던 한국기업이 IMF 외환위기로 인해 조직체계에서 회계에 이르기까지 서구식 경영기법으로의 전면적인 개혁을 요구받게 되었다. 10년이 지나 서구식 합리주의 경영이 자리가 잡혀갈 때가 되니 '감성경영'이라고 해서 또 다른 경영방식이 대세임을 감지하게 된다. 스스로 만들지 못하고 수입된 경영방식만을 추구하다 보니 절차적인 방법론에 치중할 뿐 그로인한 긍정적인 효과를 얻어왔다고 말하기 힘들다. 그런 상황에서 이제는 인간경영, 감성경영을 넘어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요구된다고 하는 책이 있어 주목하였다. 소개하는 책, '러브 매니지먼트Love management'가 그것이다.
 
美, [포천]誌 선정 500대 기업에 속한 메러디스Meredith 의 사장으로 있었던 저자 제임스 A. 오트리는 일은 금전적인 면뿐만 아니라 영적, 개인적 성장도 가져다주고, 직장은 새로운 이웃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그러한 추세에 기업가들이 일조를 하고 있다며 그가 생각하는 일에 대한 신념을 밝힌다. 또 훌륭한 경영은 대부분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데, 보살핌이라고 대체할 수 있는 말인 '사랑'을 지닌 경영은 사람을 교묘히 부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보살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경영에 대해 일종의 소명Calling, 즉 삶의 의무로 받아들이는 경영자가 되어야 하며, 그들이 경영을 제대로 하면 자신이 갖고 있는 비전, 공감, 정직, 신뢰에 기술적, 행정적 스킬을 결합함으로써 사람들(직원들)이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고, 충만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공동의 이익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훌륭한 직무수행에서 나오는 심적, 금전적 보상을 함게 나누는 환경조성이 가능함은 물론이라고 덧붙인다.
그는 또 해마다 쏟아지는 첨단 경영기법에 대해 일부는 상당히 쓸만한 것들도 있지만, 재무적인 성장뿐 아니라 사람까지 성장시키는 환경을 만들어낼 만큼 훌륭한 기법은 없다고 말하며 그러한 첨단 경영기법을 뒤따라 다니거나 새로운 조직구조 개편에 신경쓰는 일은 그만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경영이란 예술이며 유기적인 과정인데 이것은 시간이 정해져 있지도 않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도 없기 때문에 완벽한 경영에 이를 수 없고, 단지 경영을 연습할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성장과 보살핌이 이루어지는 일터를 만드는 방향으로 우리가 갖고 있는 철학과 기예를 정렬해나갈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기업은 훨씬 더 나아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의 새로운 경영방식을 살펴보면 경영학의 석학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 는 그의 책『미래경영(Managing for the Future)』에서 지식시대에서는 기업내에서 상사와 부하의 구분도 없어지며, 지시와 감독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리더가 부하들보다 우월한 위치에서 부하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기존의 리더십 패러다임에서 리더가 부하들을 위해서 헌신하며 부하들의 리더십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 부분과 일치한다고 보여졌다.
저자가 강조하는 러브 매니지먼트는 위에서 말하는 피터 드러커의 서번트 리더십과 일치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이 책 전반에 걸친 경영사례와 저자의 주장은 그린리프 연구센터(Greenleaf Center for Servant Leadership)의 연구소장인 스피어즈(Spears)가 제시한 서번트 리더의 주요 특성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은데, 서번트 리더의 주요 특성을 살펴 보자면  경청(Listening), 공감(Empathy), 치유(Healing), 스튜어드십(Stewardship), 부하의 성장을 위한 노력(Commitment to the growth of people),공동체 형성(Building community) 등이 그것이다.
 
다시 말해서 리더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경청을 해야 부하가 바라는 욕구를 명확히 알 수 있는데, 부하에 대한 존중과 수용적인 태도로 이해하는 것(경청Listening)이고, 리더는 부하의 감정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부하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내고 리드해야 하는데, 이는 차원 높은 이해심(공감Empathy) 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리더는 부하들을 이끌어 가면서 보살펴 주어야 할 문제가 있는가를 적극적으로 살펴야 하고(치유Healing) , 부하들을 위해 자원을 관리하고 봉사해야 한다(스튜어드십Stewardship). 그리고 리더는 부하들의 개인적 성장, 정신적 성숙 및 전문분야에서의 발전을 위한 기회와 자원을 제공해야 하고(부하의 성장을 위한 노력Commitment to the growth of people), 조직구성원들이 서로 존중하며, 봉사하는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 한다(공동체 형성Building community)는 것이 서번트 리더십의 주요 특성이라고 하면, 이 책의 저자가 경영자에게 당부하는 부분들이 이와 일치함을 알 수 있었다.
 
즉 러브 매니지먼트Love management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으로 무장된 조직을 경영함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개념의 포괄성이나 예속성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단지 21세기에 요구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인간(직원)의 감성을 수용하는 하이터치High-touch 경영'이라는 데에 힘을 실어주려 하는 것이다. 문제는 경영자의 경영마인드가 전사적全社的 분위기로 퍼질 수 있도록 만드는 중간관리자Middle manager들에게 얼만큼 수용되는가가 관건인데, 저자는 이 책에서 중간관리자의 책임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에 대한 실천방법을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었다.
 
책을 읽으면서 21세기의 경영사조에 대해 우리나라는 낙관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외부의 시각들이 지금까지 우리 경영문화에 대해 문제점으로 지적해왔던 '온정주의'가 그것이다. '철저한 합리주의'가 익숙한 서구는 위에서 말한 서번트 리더십이나 러브 매니지먼트를 받아들이기는 우리보다 쉽지 않다. 저자는 러브 매니지먼트에서 '러브LOVE'는 '보살핌'이란 단어로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것이 가족적 분위기에서의 손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대하는 온정이 바로 그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통제과 관리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상대를 대하는 시선의 측면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보살핌'의 시선은 우리가 그들보다 더 나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이 말하는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우리가 새로 배워야 할 기법이 아니라 지금껏 서구의 첨단 경영기법을 도입하느라 억제하고 애써 무시해 왔던 우리 본연의 '가족적 온정주의'를 다시 불러내기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합리주의에 익숙해진 중간관리자와 젊은 직원들에게 어떻게 다가설까 하는 것이 경영자의 관건이겠지만, 이미 우리 기업의 경영자는 이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음은 사실이다. 경영자가 인간(직원)에 대해 보수로 맞바꿀 수 있는 활용자원으로 여기는가 아니면 내 가족 아니 나를 대신해서 기업을 운영하는 나의 분신으로 여기는가는 기업가의 재량에 달려 있는 문제다. 단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는 논어의 말씀을 항상 기억한다면 어떻게 그들을 대할 것인지는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이 이익을 낳는다 - 보살핌의 리더십을 실천하라"고 강조하는 저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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