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읽는 CEO - 명화에서 배우는 창조의 조건 읽는 CEO 2
이명옥 지음 / 21세기북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우리가 찾는 '창의력과 창조력'은 [미술가와 그들의 작품속]에 있었다!
 
미술가들은 타고난 크리에이터Creator 이다.
자신만이 추구하는 스타일로 일단 손을 댄 작품에 대해서 그들은 창조주요, 조물주다. 작업중인 작품을 끝까지 마칠 것인지의 여부, 완성된 작품을 세상에 내놓을 것인지의 여부는 온전히 예술가의 손에 달려 있다. 다른 이들의 조언과 충고는 있을 수 있지만, 또 세상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기도 하지만 모든 판단은 미술가 스스로가 내린다. 그리고 모든 책임을 진다. 그래서 그들은 외롭고, 고독하다. 예술가를 설명하다 보니 그들과 비슷한 누가 떠오르지 않는가? 그렇다. CEO가 미술가의 그것과 많이 닮은 데가 있다. 창의력이 요구되는 21세기의 기업가들이 그림을 읽는다. 제대로 구도가 맞는 제목의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펼쳐 읽었다. 훌륭한 제목만큼 무궁무진한 내용이 담겨있는 책이었다.
 



미술관장대학교수 그리고 [명화속 이야기 시리즈]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저자는 예술을 대중에 친숙해지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번에 내놓은 책 [그림읽는 CEO]을 통해서는 명화 속에 숨은 이야기와 작가들을 이야기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그들로부터 창의력과 창조력을 배우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 이 책 자체가 미술작품처럼 놀라운 창조력을 지닌 기획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창조의 조건을 세 가지로 구분하여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하는 '생각의 기술'편과 '끊임없이 새로움을 탐하라'고 요구하는 '창조적 혁신'편, 마지막으로 '내가 세상의 중심이다'고 생각하라는 '자기 재창조'편으로 구성하여 각 장마다 모두 55명의 세계적인 미술가들의 창조력을 소개하고, 그 산물인 작품들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270여 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책 속에 55명의 작가와 작품 그리고 그들의 창조력을 설명한다는 것이 지나친 욕심이 아닐까 처음에 걱정되었다. 하지만 몇 장 넘기지 않아 나야말로 지나친 기우 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달랑 그림 한 장 만을 봤을 때는 보이는 그것 밖에는 전혀 알 수 없던 작품세계에 대해 저자는 우선 작가의 환경과 시대적 배경 그리고 작가의 이모저모를 통해 그런 작품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작가의 독특한 창작력을 설명해준다. 그 후에 이어지는 작품의 설명은 마치 미술관에서 큐레이터가 관객들에게 하는 듯 해서 작품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비슷한 창조력을 지닌 일련의 작가와 작품들을 소개한 후 관객임과 동시에 독자인 나에게 작가와 작품을 통해 내가 그들에게서 배워야 할 그들의 창조력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그 창조력을 찾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면서 정리를 하는데 이 모든 과정은 참으로 놀라운 경험이었다.
 

 
예를 들면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지금까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추상화畫 ' 부분이었는데, 그 개념에 대해 주제나 내용을 식별할 수 있는 '구상화畫 '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추상이라는 말은 내면에 숨겨진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특성을 추출한다는 뜻이며, 선과 형태 그리고 색채 등의 조형적 요소로 작품의 의도를 표현했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진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림을 거꾸로 세워놓은 바람에 알게 된 색채와 순수한 형태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게 된 대표화가 칸딘스키의 [구성]을 통해 대상의 내면에 숨어 있는 사물의 정수를 표현하고, 인간의 감정, 생각, 말과 행동의 절제를 표현한 몬드리안의 작품, 또 그것을 패러디하여 말풍선을 넣음으로써 몬드리안에게는 없었던 생동감을 추가한 김정명의 [EMPTY], 얼핏 보기엔 펜꽂이같다고 밖에 이야기 할 수 없는 브랑쿠시의 [공간속의 새]는 날아가는 새의 모습 즉, 비행飛行을 형상화하기 위해 새의 깃털과 부리를 추출하여 형상화시켰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추상미술에 대해 관람객은 자신이 보는 것이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으며, 친숙한 사물을 확인할 때의 만족감도 얻을 수 없지만, 자연은 인간의 눈에 보이는 구체적이고 정적인 면 이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고, 비물질적이니고 동적인 면도 지녔다는 진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미술 비평가 고르프리트 뵘의 설명이 이어지는 부분은 추상화에 대해 전혀 문외한이었던 내가 '아하~'하는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부분이었다. 가장 압권은 작품세계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추상화'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세상 만물의 외양보다 이면을 들여다보고 본질과 핵심을 파악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사물을 추상적으로 보는 훈련을 쌓으면 세부적인 형태에 눈을 빼앗기지 않고 겉모습보다는 본질, 혹은 문제의 핵심을 단숨에 간파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전한다.
 
이 밖에도 우리가 인생에서 필요한 창조적 덕목들 즉, 잠자는 상상력을 깨워라, 세상을 거꾸로 보라, 실체의 이중성을 파악하라, 무의식의 세계를 자극하라, 세상의 틈새를 노려라, 세상의 상상력을 자극하라, 잘 보는 것이 힘이다, 뇌의 무한한 가능성을 활용하라, 창조자의 끈기와 집념 마이웨이를 배워라, 끊임없이 변화하라, 전통에 도전하라, 끊임잆이 나를 홍보하라, 나는 브랜드다, 세상을 도발하라, 고난 앞에 무릎 꿇지 말라, 자연을 재발견하라, 자화상을 그려라 등을 주문하며 수많은 작가와 그들의 작품 속에서 그것을 찾을 수 있도록 설명하고 도와준다.
 

 
미술작품 속에서 그것들이 도출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왜 수많은 CEO들과 부자들이 미술작품을 좋아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이유를 이제야 조금 알 듯 하다. 그리고 거액을 주고 구입하여 그 작품들을 자신의 집무실과 거실에 두려고 하는 미술 애호가들의 수집벽을 이해할 것 같았다. 소장가치를 가진 재산으로서의 미술품만이 아니라, 그들에게 위안과 휴식을 제공하고, 창의력과 창조력을 낼 수 있는 발판이 되기 때문이었다.
 

 
외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내놓은 놀라운 제품들 속에는 예술로부터 받은 영감과 창조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예술에 대한 저변이 그만큼 확대된 만큼 최고의 컨텐츠와 디자인으로 무장된 제품들이 쏟아지고, 상상하지 못한 경영전략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 일테다. 상대적으로 예술작품에 대한 접근이 흔하지 않은 우리에게 이런 훌륭한 책이 지금이라도 우리 손에 들려지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미술가와 기업가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있는 저자였기에 이런 반가운 책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기업가들, 비즈니스맨들, 그리고  창의력, 창조력을 필요로 하는 많은 이들이 꼭 읽어야 할 놀라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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