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 - 제국이 지배하는 시대의 전쟁과 민주주의 제국 3부작 2
안토니오 네그리 외 지음, 조정환 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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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거대집단 [제국]을 맞설 힘은 [다중 Multitude]뿐이다!
 
냉전시대엔 우리편, 너네편으로 피아彼我구분이 확실하더니 이젠 누가 우리편인지 오늘은 '어느 적과 동침을 하는지' 도통 종잡을 수가 없다. 세계 곳곳에서는 내전이 끊이질 않고, 자고 일어나면 주변 나라 아니 지구촌 반대의 기침소리에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복잡다난한 세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세상은 '테러와의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 이젠 웬만한 폭탄테러는 성에도 차지 않는다. 세상이 어떻게 되어버린 것인가? 앞으로 세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 정치와 이데올로기에 문외한인 내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최근의 세계적 양상이 '미래에 대한 극심한 불안감'으로 대변되고 이것은 '우리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어 불안감을 더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제국'이 지배하는 시대의 전쟁과 민주주의]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 다중Multitude 도 그 해답을 얻기 위해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부제 속 [제국]의 개념을 먼저 알아야했다.
안토니오 네그리가 2000년에 낸 책 [제국]의 속편이므로 이 책에서 말하는 [제국]의 의미는 19세기의 제국주의와 구별된다. 이 개념은 초강대국의 개념이 아니라, 전지구적으로 연결된 정치,경제,군사의 지배 네트워크를 말하는데, 선진제국의 정치,군사,산업복합체들 예를 들어 IMF,세계은행등과 EU,WTO등이다. 이들은 오늘날 그 어떤 개별국보다 강력해서 지구촌 가족들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네트워크 권력은 '제국적'이지만, '제국주의적'이지 않고, 그 네트워크의 구성원에게 부여된 권력 또한 평등하지 못하다. 이는 최강대국인 미국조차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 되었으며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전지구적 질서를 유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에 대해  이 책이 말하는 [다중]은 인종, 민족, 지역, 성별을 포괄하는 자유주의적 계급 개념으로 다수라는 점에서 하나인 민중과 구별되고, 모든 임금노동자인 노동계급과는 개장적이고 포함적인 개념이라는데서 다중과 구별된다. 그리고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다중은 전지구적인 네트워크와 분산된 개방성을 지닌 현대의 거대한 계급이라고 말하고 최근의 인터넷과 같은 분산된 네트워크는 서로 다른 웹의 연결 그리고 새로운 관계의 추가가 가능하다는데 다중의 최초의 이미지나 최초의 모델로 훌륭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상황과 전지구적 갈등상태들 속에서 이들이 우리의 정치, 그리고 주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구성을 전쟁, 다중, 민주주의로 나누었다. 
 
전쟁에서는 냉전을 종식시키고 지구촌 보안관을 자칭하는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이 자행하는 극단적 비대칭상황을 세계는 인정하거나 그것을 통해 불안요소의 제거에 대한 희망마저 품게 되는 것에 문제를 삼았다. 제국에 항거하는 국가가 아닌 보이지 않는 조직(테러집단, 조직등)에 의해 자행되는 갈등은 국가간의 전쟁상황이 아니라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게릴라전으로 자행되고 있으며, 빈도수에 있어서 그리고 목표에 있어서 불특정다수와 장소를 겨냥하고 있어, 마치 월남전상황에서의 밀림속 베트콩에 당하는 미국과 연합군처럼 긴장을 놓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전쟁상황이 세계가 자국과 자국민도 피해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함으로 한편으로는 비난을, 다른 한편으로는 조기종식의 희망을 갖게 되는 양상을 띠게 되었다.
다중에서는 제국이 바라보는 시각처럼 민중처럼 동일성을 띠지도, 대중처럼 획일성을 갖지도 않다고 말하며 저자는 삶정치라는 인터넷을 기반으로한 복합적 네트워크로 정치,경제,문화,사회적 힘을 연계시켜 통합해 가고 있으며, 제국이 통제가 강화될수록 그 힘은 더욱 커져 결국은 제국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자가 이시대가 필요로 하는 지구의 새로운 민주주의 형태를 제안하는 민주주의에서 네그리는 다중이 지닌 다수성과 차이성을 인정하는 '다중의 절대적 민주주의'가 제국의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다중의 민주주의 형태가 잘 진행되고 있는 예로 한국을 들고 있다. 저자는 전 인류가 말이 아닌 행동을 취할 것을 요구한다. 다중속에 깃들어 있는 차이를 사랑으로 극복하고, 그것을 서로 인정할 때 새로운 다중의 민주주의로 거듭날 수 있음을 말한다.
 
저자가 던지는 시선을 통해 국내정세가 아니라 지구촌 정세임을, 그리고 국외에 벌어지고 있는 갈등상황은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참여하는 당연한 지구촌의 문제임을 인식하게 되었다. 전지구적 통합을 향한 시각이 트였다고 해야 할까? 명저가 그 자체를 힘을 지니는 것은 독자들로 하여금 깨달음을 던지게 한다는 데에 있다. 전작 [제국]이 그랬던 것처럼 시대적 요구에 의해 [다중]이라는 단어의 개념이 바뀌어야 함을 강조하는 저자에게서 무거운 힘을 느끼게 된다. 다중의 민주주의에 대해 좀 더 고민하고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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