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인터뷰하다
이동준 글.사진 / 웅진윙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진짜 선수選手가 '진짜 연애'를 원하는 여자들에게 던지는 솔직한 메시지 !  
 
이 책은 진정한 선수選手 가 쓴 책이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여자 바꿔치기'를 밥 먹듯, 플레이 스테이션 한판하듯 스포츠로 여기는 족속들, 자칭 픽업 아티스트Pick-up Aetist 로 미화시키며 대단한 듯 여기는 '속빈 꽃마차',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작업의 달인'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연애경험이 풍부한 사람의 선수選手 를 말하는 것이다. 연애하는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매 번 뜨겁게 사랑했다면 그런 경험이 많다면 그(녀)는 연애경험이 풍부한 것이고, 그(녀)는 선수選手라 불릴 것이다. '가려서 손대는 사람'이라고 한자로 풀어본다면, 연애박사를 부르는 이름으로는 참 제격이다 싶다.
 
다시 말하자. 이 책의 저자는 남자이고 진정한 선수選手다.
많은 연애경험과 특이한 이력으로 홍대앞 사람이 된 때문에 많은 여성들의 연애상담을 듣게 되었고, 그 기억들이 쌓이게 되어 이 책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에게 자신의 연애에 대해 고백한 여성들은 저자를 '아줌마 보듯' 했다는 대목을 들어보면, 그리고 저마다 다른 성격의 다른 케이스의 연애담에 대해 명쾌하게 메시지를 던지는 것을 읽다 보면 보통 남자들이 갖지 못하는 그의 선수選手적 아우라를 느끼게 된다. '열린 귀를 가지고 끝까지 잘 듣기, 그녀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명쾌하게 대답 잘하기'.그건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연애잘하기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실연에 빠졌거나, 연애를 하지 못해 고민하거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여성들의 고백을 내용으로 본다면 이 책은 필경 '슬프디 슬픈' 책이어야 겠지만, 저자는 아줌마 답게 각 사연마다 그녀가 진정한 연애를 경험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조연해 주고 있다. 그는 여자들이 심심하다고, 연애하고 싶다고 입에 달고 살지만 정말 외롭고 쓸쓸한 게 뭔지는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고, 에고Ego 가 너무 강해서 온전하게 사랑에 빠질 수 없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한다. 자신도 모르는 마음의 장막을 쳐놓고 누군가 다가와 주기를 바라는 안타까운 경우도 수없이 보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이 너무 '잘난 여자'여서 남자가 없다고 말하는 여자에게는 '남자들은 잘난 여자가 아니라 잘나기만 한 여자를 싫어한다'고 말하며 겸손함을 갖추라고 충고하고, 남자친구없어도 아쉬운게 없다는 여자에게는 '외롭지 않다는 생각은 착각이며 연애를 해봐야 정말 외로운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 '나를 사랑하긴 하나요?'라고 조급증에 걸린 여자에게는 '다그치지 마라. 사랑안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사랑하지 않을 뿐이다. 사랑도 속도조절이 필요한 것이다'라고 조언한다. 또한 소심해서 사랑을 먼저 고백하지 못하는 여자에게는 '"당신을 사랑했어요"라고 과거형으로 고백한다면 남자가 그녀를 눈여겨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남자만이 대답할 수 있는 속시원한 대답들을 거침없이 토해 낸다.
 
남성인 내가 '여성의 슬픈 연애담'을 귀기울인 것은 진짜 선수選手인 남자가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고 답해준 내용을 적었다는 데에 있었다. 그는 카운셀링과 동시에 그녀들의 연애상대인 남자인 입장에서 그녀에게 답한 것이다. 남자나 여자 모두가 '알다가 모를 것이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은, 사랑을 모르기보다는 서로의 '상대'를 모르는 것은 아닐까? 무엇보다 사랑에 아프고, 목말라 있는 나 자신을 모르는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 책에서 인터뷰를 하게 되는 여성들을 통해 지금껏 알지 못했던 '여성성女性性'을 알게 되었고, 나 자신도 '사랑할 준비가 된 사람인가?'하는 고민도 하게 되었다.
 
사랑에 고민하는 여성이라면, 혹은 주위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인터뷰한 여성들 속에 자신이 들어있을테니까. 그리고 여자의 속마음을 몰라 고민하는 남성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와 다른 성性의 사람들의 속마음들이 진솔하게 들어있으니까. 책을 덮으면서 한가지 생각한 것은 이 책과 정반대의 상황, 다시 말해서 연애경험이 풍부한 여자 선수選手가 남자들의 아픈 사랑이야기를 카운셀링한 책이 나온다면 반갑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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