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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심리학 - 생각의 오류를 파헤치는 심리학의 유쾌한 반란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한창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별종들의 별 희안한 질문들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
문명의 발전이유라고도 말하는 인간의 화두 '왜?'는 어떤 사물이나 현상이 복잡하고 이상하게 얽혀 그 내막을 쉽게 알 수 없는 상황을 '수수께끼'로 놓고 얽혀진 실타래를 풀려고 고민하고 노력한다. 그들의 고민이 현재까지는 알려진 정답으로 도출될 수도 있고, 허무한 노력에 그칠 수도 있지만 수천 년 동안 이어온 이런 인간들의 고민에 대한 열정은 정답과 오답을 떠나 원하던 답과는 다른 결과를 도출해 내는가 하면, 전혀 다른 미지의 사고를 추론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 어느 마술사이자 심리학자인 한 학자가 일상에서 지나칠 수 있는 하찮은 현상속에 숨겨진 수수께끼를 독특하게 파헤친 책이 있는데, 바로 <괴짜 심리학>이다.
이 책의 원제는 Quirkology이고, 부제는 'The Curious Science of Everyday Lives' 즉, 일상생활의 색다른 측면을 과학적으로한 연구의 총체"라고 보면 되겠다. 여기서 실험된 모든 연구는 행동주의 과학의 정통에서는 벗어났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학술잡지에서 숨어 있었던 것들로 지난 20년간 인간 행동 속의 특이한 점들을 연구해 온 저자와 시대를 앞서 특이한 연구를 수행했던 몇몇 헌신적인 학자들의 연구결과라고 저자는 말한다.
괴짜 심리학의 연구대상은 인간의 직감과 사주팔자,점,미신,유령,초능력과 같은 믿음, 시간, 숫자등 형이상학적 관심과 현상이 한 축(1장과 3장)이라면 거짓말,암시,외모,학습,인간관계등 인간의 활동범위내의 현상이 또 다른 한 축(2,4,6장)을 이룬다. 내가 주목한 것은 연구대상의 세번 째 축으로 놓아도 좋을 법한 '세상에서 제일 웃긴 농담을 찾아라'(5장)이었다.
이제껏 '그럴 것이다'라고 막연히 규정했거나 '그렇다더라'라고 주워들은 인간의 행동양식들이 틀릴 수 있음을, 아니면 명제 자체를 의심해야 함을 알려주는 연구의 결과들을 통해 '생각의 오류를 파헤치는 심리학의 유쾌한 반란'이라고 부제를 정한 이유를 알 듯 했다. '오호~'하는 감탄과 흥미에 이끌려 책속에 점점 빠져드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여기서 한가지 주의 할 점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한 이들의 연구를 결과에 치중하지 말고 그들이 연구에 치중하려고 했던 그 질문들과 그들의 연구과정을 유쾌하게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맹랑한 수수께끼'의 답을 찾아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여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학자들과 그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게는 즐거움과 재미를 안겨주었다. 모든 실험마다 실험참가자가 되어 나를 적용시켜보려 애쓰는 모습도 경험할 수 있었다. 제 5장, 세상에서 제일 웃긴 농담을 찾아라를 읽으면서 나는 '속없이 잘 웃는 놈'이란 걸 확인하게 되었다. 이 장은 따로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도 좋을 만큼 광대하고 재미있는 실험이었다.
첨단을 만끽하며 살아가는 듯한 이 시대의 인간이지만 그들의 불합리성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그리고 무미건조한 것 같은 일상과 사람들의 행동이 조금만 들여다 보면 흥미로운 관찰대상이 될 수 있음을 느꼈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미래를 위해 정처없이 걸어가는 불합리한 인간, 그리고 나.
세상살이가 재미있을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