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한살의 프라하
박아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두어 달 전, 신문에서 ' 스페인에서 민박집을 하는 한국여성'이야기를 읽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을 떠났다가 5,000만원으로 호스텔 사업을 하게 된 당찬 30대의 젊은 한국여성들의 이야기였다. 우먼파워, 역시 한국인을 운운하기 전에 뜻한 바대로 떠날 수 있는 그들의 용기와 이국에서 사업을 하는 그들의 모습이 눈에 선한 듯 부럽기만 했다. '나쁘지 않은데...'라고 생각한 첫인상은 기사를 모두 읽은 후엔 며칠을 생각나게 하는 일종의 '로망'으로 자리잡았었다.
만약 내가 그런 사업을 하게 된다면, 난 체코로 하고 싶다. 특히 프라하에서. 이유는 예전에 사귀었던 여성이 그곳을 잠시 있다가 왔는데, 자신의 뼈를 묻을 곳은 그곳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였다. 좋아하는 작가, 밀란 쿤테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그것을 영화한 '프라하의 봄'을 통해 이미 프라하의 매력에 빠져든 것은 그 이전이었지만, 눈에 보일 듯 몇 시간을 설명하던 그녀의 목소리는 한 편의 '시네마스코프'였기에 아마도 각인된 듯 하다. 무튼 난 '프라하에서 민박'을 하고 싶었다.
그 기억이 흐려질 때 즈음 만난 책이 바로 이것이다. 유학을 떠난 21세의 여대생이 '풀하우스'라는 민박을 운영한 이야기라는 소개글을 읽고 서슴없이 선택했다. 사진으로 보여지는 프라하의 풍경은 상상속의 그것을 능가하는 장중함과 옛스러움을 가지고 있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내린 듯한 건물과 풍경들, 그리고 사람들. 그녀의 만만치 않은 민박운영이야기는 겁을 주었지만, 가야 할 이유는 더욱 선명해졌다. 꼭 가야겠다. 60을 넘으면 피지를 가서 그곳에서 생을 마감한다고 정했기에 프라하는 50줄에 살아야 할 곳이 될 듯하다.
이 책은 틈마다 읽기 쉬운 적당한 사이즈는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충분한 동기부여를 제공한 면에서는 만족스러운 책이었지만, 체코의 여행기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체험기가, 그리고 민박집 성공기라고 하기에도 부족한 면이 없잖다. 특히 생기발랄한 민박집에서의 생활이나 친절하고 유쾌한 프라하 안내사진이 부족해서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다.
여행기, 생활기로는 2%가 부족한 책. 하지만 프라하의 리얼함을 소개한 몇 안되는 귀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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