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심리전략 27 - 심리전을 좌우하는 은밀한 기술
글로리아 벡 지음, 안미현.김혜숙 옮김 / 더난출판사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남을 해치려는 자에겐 절대 읽혀서는 안되고, 
  남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꼭 읽어야 할 비밀스러운 지식이 담긴 책''
 
수사학 [, rhetoric]의 사전적 의미는 '그리스 ·로마에서 정치연설이나 법정에서의 변론에 효과를 올리기 위한 화법()의 연구에서 기원한 학문'으로 문학적의미로는 '사상이나 감정 따위를 효과적·미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문장과 언어의 사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간단히 말해서 '남을 설득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수사학'인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남을 설득하는 힘'을 확실히 지닌다면 비즈니스사회에서는 성공은 따놓은 당상이 될 것이고, 가정이나 사회생활에서는 '능력있는 사람'으로 칭송을 받을 것이다. '그힘'이야말로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강력한 무기가 아닐 수 없다. 힘이란 그 쓰임에 있어서 동전의 양면을 성향을 지니는데, 옳게 쓰이면 모두에게 널리 유익한 힘을 발휘하지만, 그렇지 않고 개개인의 욕심으로 쓰인다면 '사악하고 무서운 것'이 됨은 자명하다.
 
힘의 악용이 얼마나 사악하고 무서울 수 있는 지 보여주는 그 증거가 바로 이 책,
<승자의 심리전략 27>이다.
 
이 책의 원제는 <금지된 수사학 Verbotene Rhetorik>으로 저자는 많은 세미나 참석자들이 바라는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영향을 미치는 전략' 즉, '심리적 조작 기술'을 듣기를 원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역자 또한 '이 책을 번역하면서 그 내용의 적나라함에 적지 않은 당혹감을 느꼈다'고 고백할 정도로 '수사학의 오용가능성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먹잇감'으로 불리는 상대에게 '그런 척~'하는 방법을 27가지로 나누고, 이들을 '전략'이라 칭하며, 상대를 '요리하는 법'을 소개하면서 전략의 소재를 주재료로 놓고, 먹잇감을 요리하기 앞서 그 주재료의 주요한 쓰임을 설명한다. 본론편인 은밀한 레시피로 들어가면 4단계로 나누고, 단계별 먹잇감을 '맛있게' 요리하는 방법으로 상황에 맞는 적용사례와 대화법등을 적나라하게 기술한다.
 
먹잇감을 요리하기 위한 주재료들은 '길들여라, 그리고 가차없이 내쳐라(의존 전략)', '권력과 아부는 한 핏줄이다(아부 전략)', '어리석은 군중심리를 최대한 활용하라(박수부대 전략)', '희생양을 찾는 건 인간의 본성이다(희생양 전략)', 거짓말에서 자유로운 자 누구인가?(거짓말 전략)'등 무려 27가지나 된다. 적은 듯 많은 27가지 전략은 '사악할 수 있는 인간의 전부'를 보여주는 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읽는 도중 몇 번을 읽다가 그만두기를 반복할 만큼 속이 불편하고, 아예 모두 읽기를 포기할까 생각한 적도 있었으며, 혹시나 누가 내용을 보면 '못된 놈' 취급받지 않을까 조심스레 펼쳐보기도 했다.
읽기를 원한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는 상상은 접어야 할 것이다.  
 
그 내용들이 불편하고, 거북했던 이유는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상대에게 더 아름답고, 멋지게 보이기 위해 평상시와 달리 외모를 꾸미거나 옷차림에 신경쓰는 것 등 당연하고 평범해 보이는 행동들도 그들 27가지 전략중 하나라는 사실에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시간에도 부지불식간에 '전략적 연출'을 감행하는 모든 사람들의 행동에 그 의도의 진위를 판단하고자 고민하게 되어 오히려 '피해망상적 사고'마저 경험하게 되었다. 게다가 이 책의 내용에 반론을 던지고 부정할 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음을 나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책을 덮을 무렵에는 모든 전략들의 효용과 활용도에 심취해 내 일상 주변과 대비해 시뮬레이션해 보는 상상까지 경험하게 되었다.
'모르는 게 약'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저자와 역자가 이 책의 활용도에 있어서의 그 제한은 '독자 개개인의 판단과 결정'에 맡길 정도로 '못되고 나쁜, 그리고 비밀스러운 지식'임을 자백한 이유도 이제야 알겠다는 생각이 든다.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의 눈을 잠시 멀게 한 '반지'만큼이나 불편하고, 거북하지만 한없이 매력적이고 실용적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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