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면 달라진다 Morning Question - 질문과 성장의 심리학
이민규 지음 / 끌리는책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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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오늘, 잘 살고 있습니까?

 

천재 아인슈타인은 말년에 많은 시간을 연구실에서 보냈다. 그는 양손을 등 뒤로 맞잡고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며 돌아다니곤 했는데, 괴기한 모습에 동료들은 그런 아인슈타인을 몹시 걱정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동료가 용기를 내어 아인슈타인이 그러는 이유를 찾기 위해 조용히 다가가서 아인슈타인이 뭐라고 중얼거리는지 엿들었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중얼거렸다. 

 

“제대로 된 질문만 할 수 있다면...”

 

훌륭한 답은 훌륭한 질문에서 나온다. 하루를 보내며 만나는 수많은 갈등과 걱정,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시행착오는 흔히들 말하는 ‘생각한 대로 살지 않고 살면서 생각한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그럼에도 꾸역꾸역 살아갈 수 있는 건 ‘이미 벌어진 일, 어쩌겠는가. 시간이 지나면 별 일 아닌 게 된다’는 자조 섞인 위로 아닌 위로 덕분이다.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라고 퉁을 놓겠지만, ‘훌륭한 답이 나올 때 까지 거듭 질문하고 고민했는가?’ 되물어보면 부끄러워진다. 

 

문제는 나는 오늘도 ‘나는 잘 살고 있는가?’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질문하면 달라진다>에서 그 실마리를 찾았다. 아주대 심리학과 명예교수이자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로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 이민규 교수가 쓴 이 책은 ‘중요한 건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라며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중에 ‘일기’만한 것이 없다. 글을 알자마자 일기 쓰기를 강권하는 것도 ‘스스로에게 말을 거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나?’ 하루를 뒤돌아보고 반성하고 위로하며 다음 날을 계획하게 하는 게 일기다. 안타까운 건 이 좋은 ‘일기 쓰기’를, 정작 정말 필요한 이 일을 어른이 되고 난 이후엔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점에서 나는 <질문하면 달라진다>를 어른을 위한 일기장이 아닐까 생각했다. 짧지만 주옥같은 185편의 메시지와 질문들로 채워진 이 책은 

 

성장을 자극하는 질문

 

생각을 바꾸는 질문

 

관계가 좋아지는 질문

 

자아실현을 위한 질문

 

으로 나뉘어져 있다. 짧은 글을 대표하는 한 단어짜리 키워드는 그 날 그 날 내 고민의 핵심을 대신하고 있는 듯 했다. 그 중에서도 유독 내 눈에 들어온 글은 ‘걱정도 팔자다’(키워드 - 걱정)였다.

 

“존재하는 모든 심리는 존재 이유가 있다. 걱정도 마찬가지다. 미리 걱정하면 몇 가지 이점이 있다. 첫째, 걱정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날 때 필요한 대비책을 세울 수 있다. 둘째, 걱정한 일이 실제로 일어나면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셋째, 걱정했던 일이 안 일어나면 대비 효과를 통해 그 기쁨이 두 배가 될 수 있다. 걱정하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너무 낭비하고 있다면 어니 젤린스키의 연구 결과를 기억하자.

걱정의 40%는 현실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걱정의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다. 

걱정의 22%는 사소한 고민이다. 

걱정의 4%는 우리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일에 관한 것이다. 

걱정의 4%만이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일이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하는 걱정의 96%는 쓸데없다는 말이다. 

“걱정도 팔자다.” 안해도 될 걱정을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90쪽)

 

 

이 메시지에 대한 질문(여기서는 Morning Question이라고 부른다)은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부질없는 걱정은 무엇인가?” 였다.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과 이미 일어난 것, 사소한 것과 어쩔 수 없는 것들을 추려내고 내 고민의 4%를 들여다보니 ‘풀어낼 만한 것들’ 몇 개만 남았다. 그 대답은 Today's Review가 끄적이며 몇 자 적어볼 일이다. 신박한 어른의 일기장이었다. 

 

 

 



 

 

펜을 쥐고 글을 쓰는 것도 오랜 만이었고, 책 앞에서 하나를 놓고 나 자신을 위해 곰곰이 궁리한 시간도 오랜만이었다. 심리학 관련 베스트셀러 작가가 추려낸 185편의 메시지와 질문에 하나하나 답하다 보면 나를 둘러싼 고민은 결국, 내가 풀어낼만한 것들임을 깨닫게 한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매일 아침 세수를 하면서 거울을 빤히 쳐다보면서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If today were the last day of my life, would I want to do what I am about to do today?” 

 

풀어보면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오늘 내 하고 있는 일을 계속 할 것인가?” 정도 될 것이다. 만약 3일 동안 이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날이 계속된다면 그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완전히 뒤집어서 새로 시작했다고 한다. 

 

3일의 고민에 하던 일을 뒤집는 잡스의 대단한 용기일랑 내게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매일 스스로에게 ‘너 지금 잘 살고 있니?’ 하는 질문하는 습관은 가져봄직하지 않을까. 

 

내가 대답해야 완성되는 책, 이런 책은 오늘을 사는 내게, 그리고 당신에게 참으로 귀하고 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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