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 : 와이 더 라스트 맨 디럭스 에디션 01 시공그래픽노블
브라이언 K. 본 지음, 박재용 옮김, 피아 구에라 그림 / 시공사(만화)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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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이 전멸한 세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Welcome to the unmanned world)"

Gender-cide(성별 말살), 지구상에 공존하던 두 개의 성(性), 여성과 남성 중 하나의 성이 한날한시에 모조리 사라진다면? 그리고 그 사라진 성에서 유일한 생존자가 바로 ‘나’라면 어떤 일을 하여야하며, 할 수 있을까? 그러나 과연 생존을 유지할 수는 있는 것일까? 이처럼 황당하고 쓸데없어 보이기조차 하지만 유전자조작, 인간복제로 치닫는 오만한 인간에 대한 적절한 물음이 이 그래픽노블의 소재이다.

일순간에 지구상의 모든 수컷들이 죽어버렸을 때 세상은 어떤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인가? 수많은 사회 기간시스템은 제대로 작동될 수 있을지, 본래의 기능으로 복귀하는 것은 가능한지, 종(種)의 번식은 어떻게 될지, 결국 남은 성도 멸종하게 될 것인지, 지구표면의 유일한 남성 생존자를 여성들은 어떻게 취급할 것인지 등 끊임없는 의문이 떠오른다.
종의 번식을 위해 생존 남성을 살려둘까? 아니면 복제기술을 통해 무성생식이란 방법을 선택할까?

이러한 의문들에 인간의 답변들이랄 수 있는 이야기들이 얄궂은 사건들과 마주하면서 성(Gender)이 내재하고, 또한 야기하는 인간사회의 문제들을 새로운 관점으로 조명하고 고찰하게 한다. 여기에 젠더사이드가 일어난 미지의 음모(?), 혹은 배경이었을 듯한 암시와 또다른 변수의 예고들이 펼쳐지면서 인간의 본성, 은밀한 인간사회의 파멸적 징후들을 탐색 한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Y 염색체를 가진 두 개체(個體)인 살아남은 스물두 살의 청년‘요릭’과 수컷 원숭이‘앰퍼샌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멸종과 구원의 각축전은 인류 문명의 기로(岐路)라는 위험천만한 외길을 아슬아슬하게 걷는다. 남성 전멸의 세계, 그 후의 세상이 현실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적 시각과 함께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하나 남은 남성의 존재마저 제거하려는 여성 단체‘아마존’, 그리고 생명의 복원을 위해 유일한 남성을 보호하려는 여성들, 게다가 젠더사이드를 조정했을 듯한 미지의 집단까지, 우리들의 지성을 한껏 자극한다. 기발한 소재만큼 그 서사에 도취될 정도로 흡입력이 강한 작품이다.
    
디럭스(Deluxe)판으로 접한 그래픽의 생동감 넘치는 시각적 느낌이 스토리 고유의 감성을 더욱 고조시켜주고, 원본의 초기 이미지들을 알려주는 스케치와 상징적 그림들의 선정적 장면은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인다. 작품성 못지않게 매혹적인 도판과 양장된 이 판본은 소장품으로서의 가치까지 배려한 것 같다. 탁월한 상상력과 의미심장한 주제의식으로 쏟아진 세간의 격찬이 빈 소리가 아님을 확인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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