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지식채널 - 가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본의 모든 것
조양욱 지음, 김민하 그림 / 예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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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접 국가인 일본은 우리에게 그저 복잡한 심사를 안겨준다. 그래서 많이 알고 있는 듯한 이 나라에 나의 지식이란 편견과 선입견으로 그릇되고 옹색한 것으로 구성되어있다. 매년 150일 정도나 되는 일본에서의 체류를 몇 년간 지속하여오고서도 이러한 내 의지는 별로 바뀐 것이 없었을 뿐 아니라 실제 그들, 일본, 일본인에 대한 이해를 위한 작은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 작은 소책자가 담고 있는 짧은 단락들이 그들의 전통과 역사, 문화, 사회구조를 통해 의식의 뿌리와 가치관, 태도에 대한 높은 지식을 수확하게 해준다. 일본인들의 기본 생활공간인 주택문화에서 다다미를 비롯한 벽장, 불단등 공간의 구성과 이자카야, 야끼니쿠등 음식문화의 현상을 통해 삶의 친숙한 이해의 공간으로 안내하기도 하고, 기모노의 유래와 게다(나막신)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교차하여 그들의 전통에 대한 신념을 느끼게 한다.

일본인들이 찰나의 미에 탐닉하는 모습을 벚꽃과 하나비(불꽃놀이)를 즐기는 의식에서 발견해내고, 한점 흔적도 남기지 않고 순식간에 얼마나 깨끗이 사라지는가가 관건이란 듯이 “소모의 예술”이라고까지 미화한 그네들의 미학적 태도를 통찰하기도 한다.

또한 나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라는‘오모이야리’라는 생활속 태도나 간바루, 잇쇼켄메이 등 그들의 정신(精神)속 구호들로부터 오늘의 일본을 구성하는 의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인류의 공존과 같은 국제화를 외치는 일본과는 달리 일본사회의 구석진 곳에 아이누, 재일(在日), 부라쿠민(部落民)과 같은 인종차별적인 태도와 같이 편협한 그늘이 드리워져 있음을 지적한다. 또한 야쿠자, 원조교제, 이지메등 부조리한 그네들의 사회현상과 구조의 뒤안길을 조명하고, 사무라이의 정신이 함축하는 함축적인 사적 의미나 계승되어 스며있는 일본인들의 내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위와 같은 전통과 사회구조, 정신에 대한 소개뿐 아니라 월세방의 계약시 관습과 부동산중개소의 실태, 전철의 막차(슈덴(終電))가 갖는 일상속의 지혜, 복권번호가 있는 연하장(넨가죠)의 아이디어등 생활에 드러나는 그들의 일상이 재미있게 소개되기도 한다.

일본에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 비즈니스를 위해 일본인들과 마주해야 하는 사람, 여행을 하려는 사람뿐 아니라 이웃나라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그네들의 오늘에서 우리는 무엇을 찾아내고 대비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유익한 지침이 되기도 한다. 무력 포기와 군사력 불보유, 교전권 불인정이란 내용을 포함하는 일본 헌법 제9조의 2개항의 개정이 갖는 의미는 인접국인 우리로서의 대응과 준비라는 측면에서 자못 심각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며, 이웃나라의 영토에 대한 탐욕과 신사(神社)참배와 같은 모욕적 행위의 지속과 같은 파렴치를 지속하는 그들의 야심을 경계치 않을 수 없게 하기도 한다.

“일본 지식 채널”에는 정말 많은 정보가 담겨져 있다. 일본 최고의 문학상인‘아쿠타가와상(芥川償)’의 유래와 수상자들의 면면, 일본최고의 고전작품인 주신구라(忠臣藏)등 문학인들이 흥미롭게 볼 이야기까지 풍성한 정보가 그득하다. 바로 우리 옆에 있는 그들에 대한 바른 인식과 이해는 우리의 오늘과 미래의 준비에 있어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 작은 책이 그러한 출발에 충분한 자원이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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