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전들
저스틴 토레스 지음, 송섬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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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책이다. 퀴어 문학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표지와 구성 그리고 디자인도 색다르다. 기존의 고전 세계문학이나 일반적인(?) 현대 문학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조금은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이 책을 두고 평한 전문가분들의 이야기나 수상 기록(2023년 전미 도서상 수상)을 본다면 이 책의 독특함이 특별함과 새로움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야기의 화자는 이름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젊은 남성이다. 그는 기억이 군데군데 끊긴 상태로 오래전 정신병원에서 잠깐 스친 적이 있는 푸에르토리코계 게이 남성을 찾아간다. 후안 게이는 한 요양 시설 같은 곳에서 죽음을 앞두고 있고.

후안은 화자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한다. 20세기 초반 퀴어 연구자인 잰 게이가 남겼으나 사라져 버린 연구와 인터뷰 기록을 다시 찾아 이야기해 달라는 것. 잰 게이는 수많은 동성애자, 트랜스젠더와 인터뷰했지만 그 기록들은 누군가에 의해 검열되었다.

그래서 소설은 - 내가 특이하다고 생각한 - “검게 지워진 자리”에서 시작한다. 화자는 후안과 나누는 대화와 회상 그리고 각종 자료들을 교차시키면서 읽어버렸던 퀴어의 아카이브를 하나씩 복원해 나간다. 이렇게 줄거리는 기억의 흩어진 조각들을 더듬어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마지막에 화자는 후안의 죽음을 지켜보며 그 이야기를 전달해 주라는 유언(?)을 받는 형태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구성의 다채로움과 자칫 글 읽는 흐름이 깨질 수도 있는 구조는 퀴어 문학과 LGBT라는 소재가 주는 이미지와도 닮아있는 것 같다. 최근의 정치적 이슈 때문에 DEI와 같은 다양성을 강요하는 어젠다가 오히려 불편하게 다가올 수는 있지만 같은 사람으로서 그리고 무언가를 그냥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측면에서는 한 번쯤 읽어볼 만한 내용이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단순히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넘어서 사건의 진실과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과정을 독자들이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는 메시지가 더 기억에 남는다. 누군가를 기억하고 기록한다는 것의 중요성 말이다.

지난주는 평소보다 일상감사 거리가 훨씬 많았다. 게다가 후배 한 명이 부재중이라 그 업무를 나눠하는 바람에 거의 스무 건 정도를 처리한 듯하다. 게다가 갑자기 우리 부서 자체 감사활동 보고서 작성도 맡게 되어 최대한 이번 주에 모든 일을 처리하려다 보니 한주가 금방 지나간 듯하다. 금요일에는 시험 감독으로 그리고 어제와 오늘은 대학원 과목별 과제를 각각 하나씩. 이렇게. 내일모레 교육을 다녀와서는 곧바로 보고서 작성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 대략적인 작성 구조와 아이템은 어느 정도 추린 상태라 그나마 다행. 이제 25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올해 연말도 금방 그렇게 지나갈 것 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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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사만 다니다 인생 종쳤다 - 떠났을 뿐인데 수입 30배를 달성한 비결
나가쿠라 겐타 지음, 김진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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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환경을 바꿀 때만 가능하다고 한다. 환경의 변화가 감정의 변화를 촉진하고 이는 행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이 감정의 동요만 일으키고 - 잘 해봤자 - 여기서 행동으로 바꾸려고 하기 때문에 지속성이 떨어지고 더 힘든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일을 할 때 시스템이나 체계를 바꾸는 일. 무언가를 할 때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 - 물론 일을 넘기기 위해 눈에 띄는 설계(?)를 하는 경우도 뭐 해당된다고 볼 수 있겠다. 그것도 나름의 노력일 테니 말이다 - 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다.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결국에는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저자는 이를 이동력 무언가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으로 설명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 인간의 서바이벌 능력을 키우지 않고 정착하려 하는 순간 우리는 퇴보한다는 사실까지. 해외로 나가보고, 집세가 비싼 - 한국이라면 - 서울의 중심부에도 한번 살아보라고 말한다. 이동함으로써 재능이 개선되고 무언가가 나아짐을 느낄 수 있다고 말이다.

반대로 대도시에서 살고 있다면 지방 이주의 장점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한다. 중요한 건 이동해서 변화를 주고 실행력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이할 만한 조언도 있다. 다른 나이대의 사람들 - 특히 나보다 어린 사람들 -의 이야기를 자주 들어보도록 하자.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낮은 사람 - 뭐 간단히 말해 쉬운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문자 그대로 쉬운 사람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지만... - 이 되어 보고,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벗어나서 다른 곳에 자주 들러보도록 하자. 출장도 좋고 해외여행도 좋고 당일치기 국내 여행도 좋다. 하기 싫은 일이나 남들이 모두 꺼려 하는 일도 한번 해보자. 회사에 다녀보면 하기 싫은 일은 절대 안 하려는 부류의 사람들도 많은데, 이렇게 너무 이기적으로 효율성만 따지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 외화를 모으고, 투자도 적극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끝으로 당연한 이야기지만 책을 많이 읽고, 영화도 많이 보고 - 유튜브는 조금 멀리하자... - AI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다는 조언으로 리뷰를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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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물리학 - 일상과 세상을 다시 이해하는 힘
다구치 요시히로 지음, 오시연 옮김, 정광훈 감수 / 그린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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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책 한 권을 받았다. 다구치 요시히로라는 분이 지은 <쓸모 있는 물리학>이라는 책인데 어렵기만 한 물리학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사실 자신의 전공이 아니라면 사실 대부분의 내용은 생소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한 것이고 어렵게 느껴지는 게 맞다. 그렇다고 이에 대한 반감을 갖는 것은 정말 멍청한 짓이다. 가령 회계가 어렵다고 또 법령 용어가 이상하다고 해서 그 분야 전체를 무작정 까는 행동이 그런 예에 속한다. 일단 한번 읽어보고 그리고 어렵다면 여러 번 읽어보면 될 일. (물론 친절하지 못하다거나 자신의 식견을 강조하기 위해 또는 그런 집단의 위상을 견고히 하기 위해 사용하는 고급(?) 용어의 남발은 예외로 한다) 이 책의 의도는 바로 그런 사람들이 물리학에 대해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과 오해를 해소시키는 데 있지 않을까 싶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1장 역학을 시작으로 제2장 전자기학, 제3장 열역학 그리고 제4장 파동과 제5장 원자와 분자로 이루어져 있다. 참고로 제5장은 양자역학의 기초를 다루고 있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해도 좋을 듯싶다.

저자는 서문에서 모든 현상에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다고 말하며, 이를 해소하는 게 바로 물리학이라고 말한다. 마치 세상을 설명하는 언어는 영어도 한국어도 아닌 바로 수학이라는 말이 연상되는데, 자연의 법칙 또는 세상을 이해하는 레시피 정도로 받아들이면 좋을 듯하다.

저자는 쉽게 설명했다고 했지만 시간이 없던 나에게는 그마저도 순탄치는 않았다. 시간에 따른 속도의 변화율을 나타내는 가속도의 개념과 질량이 일정하다면 힘이 2배면 가속도도 2배라는 공식은 학창 시절에 들어본 듯한 내용이었지만 그다음부터는 솔직히 말해 쉽지 않았다. 그래도 풍부한 사진 자료와 깔끔한 인포그래픽 그리고 보기 좋은 구성과 편집이 확실히 읽기 편했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대충 읽은 탓인 듯...

잘 정리된 교과서를 연상케하는 구성 때문에 확실히 각 장의 개념들이 눈에 잘 들어왔다. 학생이나 관련 분야를 공부하는 분들께 좋은 교재가 되겠구나 싶었다. 뭐 요즘에는 태블릿 PC와 AI를 활용해서 공부(?)를 하는 게 트렌드라 책을 보는 게 조금은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전문가들이 직접 읽고 쓰고 보는 훈련만큼 좋은 게 없다는 말은 여전히 책의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일깨워 준다. 일상과 세상을 다시 이해하는 힘이라는 부제처럼 물리학을 이해하는데 좋은 책이라고 소개하며 리뷰를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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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종말의 허구
곽수종 지음 / 메이트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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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곽수종 교수님은 트럼프의 급진적이고 때로는 변칙적인 외교 정책에 대해 상당한 불안감을 갖고 계신 걸로 보인다. 2025년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대외, 무역, 경제 정책을 근본적으로 개편함과 동시에 세계 각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해방의 날"을 기점으로 미국의 패권이 서서히 힘을 잃어갈 것이라고 책 속에서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세계 곳곳에서 미국의 소프트파워를 스스로 약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는 사실상 제국의 종말을 알리는 징후라고 - 상당히 강력한 - 경고이자 예견을 제시하고 있다.

반대로 중국에 대해서는 철강, 알루미늄, 조선, 배터리, 태양광, 전기차, 풍력 터빈, 드론, 의약 원료 등에서 세계 생산을 선도하고 있으며, 양자 컴퓨팅과 로보틱스 그리고 AI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집착과 비교하면서 미국의 위축과 중국의 부상을 역시나 반복적으로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패권 도전은 아직 이르다고 말하며, 미국의 달러를 위안화가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먼저 국가의 포괄적인 부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중국을 압도하며, 제조된 자본과 인적 자본 그리고 자연 자본을 합한 수치를 비교할 경우 미국의 포괄적 부는 중국의 약 4.5배 수준이라는 것. 또 금과 암호화폐가 달러 중심의 통화체계에서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달러 체계를 대체하긴 어렵다고 말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유로나 위안화 그리고 금, 은, 암호화폐는 다변화된 준비자산 정도의 역할에 그친다는 사실.

개인적으로 판단했을 때 - 그리고 이미 수많은 전문가들도 공통적으로 이야기하지만 - 중국이 미국에 대항해 가지고 있는 무기는 바로 비대칭 전략이 아닐까 싶다. SNS를 활용한 공세와 해킹, 비공식 루트를 통한 소리 없는 전쟁 (구체적으로 적기에는 워낙 카더라가 많고, 국내 언론사에서도 심도 있는 보도를 거의 하고 있지는 않는 듯하다...) 등이 더 위험한 요소이고. 어디서 본 적이 있는데 자유로운 경제 체제와 자유 민주주의에 기반한 시민 사회의 가장 큰 단점은 간첩이나 침투 세력에게도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는 사실.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올 때마다 오히려 미국 자산에 대한 수요가 더 커졌던 과거의 사례를 떠올린다면 지금 우리나라는 미중간의 갈등 속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지 그리고 더 내실 있는 무언가를 쌓아가야 함이 더 중요한 요소일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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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양자역학 - 아무도 모르지만 누구나 알아야 할
프랑크 베르스트라테.셀린 브뢰카에르트 지음, 최진영 옮김 / 동아엠앤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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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을 다룬 좋은 책이 나왔다고 하여 읽어보기로 한다. 제목은 '아무도 모르지만 누구나 알아야 할'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최소한의 양자역학>. 저자인 프랑크 베르스트라테와 셀린 브뢰카에르트는 양자물리학자이자 언어학자인데 서로의 전문성을 잘 살려 어렵기로 소문난 양자역학을 평범한 언어로 알기 쉽게 풀어낸 베스트셀러 부부다. 8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고, 관계자들의 추천을 받은 만큼 믿고 읽어봐도 되는 좋은 책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먼저 아리스토텔레스와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소개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수학 편과 입자와 양자 터널링, 파동, 큐비트와 같은 내용을 다루는 양자 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양자 편에는 양자 얽힘과 슈뢰딩거의 고양이, 양자컴퓨터와 같은 우리가 한 번씩 들어본 콘텐츠가 등장하는데 저자의 유쾌한 글 솜씨와 어우러져 읽는 맛을 더하는 부분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한 정치인이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무언가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기사가 밈이 된 적이 있었다. 이 책을 읽어보니 그 말의 전후 관계를 떠나 정말 양자역학에 빠져 있었다면 그럴 수도 있었겠다(?)라는 생각도 잠깐 했다.

모든 입자는 파동이라는 설명과 관찰은 곧 변화를 초래한다(베르너 하이젠베르크)는 말도 눈에 들어온다. 개인적으로 주파수와 공명이라는 개념이 과학적으로도 그리고 비과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단어라고 생각하는데 양자역학에서는 이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는 듯 보였다.

수학은 사람들의 추상화 능력과 올바른 질문을 하게 만드는 능력 그리고 문제 해결력과 사고력, 관계를 설정하는 능력을 훈련시킬 수 있는 최고의 도구라고 저자는 말한다. 예전에 읽었던 그리고 본 <콘택트>에서는 우주의 언어를 수학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많은 학생들이 다시 물리학을 공부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양자역학만큼이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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