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도 돌아갈 줄 모르는 사람 창비시선 456
이상국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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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지구(天長地久)

어떻든 세상은 정상이다.
주 오일제가 되고도 송아지 다리는 넷이고
죽니 사니 해도 주말이면
사람들은 벌떼처럼 맛집을 찾아나선다.
얼마나 외로우면 댓글주의자가 되었겠니.

•••

생은 대부분 우연이고
사람은 사람에 대하여 아무것도 아니다.
내가 알던 사람들은 어느날 죽기도 했지만
그들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오죽하면 컴컴한 노래방에 들어가 춤을 추겠니.
살아보니 집은 작은데 비밀번호가 너무 많다.
어떻든 세상은 오래되었고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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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무당거미 현대시학 기획시인선 18
복효근 지음 / 현대시학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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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고무신에 대한 소고

윗집 죽산댁 할머니가
댓돌 위에 눈부시게 닦아놓은 남자 흰 고무신 한 켤레

영감님 쓰러져 신발 한번 신어보지 못한 몇 년 동안도
가신 지 몇 년이 지난 오늘도
늘 그 자리

바람이 신어보는 신발
가끔 눈발이나 신어보는 그것에
무슨 먼지와 흙이 얼마나 묻었다고

마루를 내려서기도 힘든 노구를 움직여
없는 남편 신발을 닦아 당신 신발 곁에 놓으시네

저 신발 신고
꿈결에 오셨을라나
후생의 먼 길을 걷고나 계실라나

주인 없는 신발을 닦는,
신을 일 없는 신발을 놓아두는 저 마음 헤아릴 수 있다면
바위를 깎아 석가탑을 세우는 일을 알 수 있으리

작은 쪽배 같은 신발 한 켤레로
이생과 후생이 이웃 같은 시간이 이렇게 있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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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돌아왔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560
이시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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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사람

좋은 시인이란 어쩌면 듣는 사람인지 모른다.
그래야 깊은 산 삭풍에 가지 부러지는 소리도 들을 수 있고
놀라서 달음박질치는 다람쥐의 재재바른 발자국 소리도 조심조심 들을 수 있다
때론 벼락처럼 첨탑 높은 교회당을 때리는 야훼의 노한 음성도
어릴 적 볏짚 담 너머 키 작은 어머니의 다듬이 소리도 함께 들을 수 있다
좋은 시인이란 그러므로 귀가 쫑긋 솟은 사람인지 모른다.
그래야 잉크병 얼어붙은 겨울밤 곱은 손 불며
이 모든 소리를 백지 위에 철필로 꾹꾹 눌러쓸 것이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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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사이공
이동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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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역사를 바탕으로 한 시들은
이채로울 때가 있으나
굳이 시일 까닭을 못 찾을 때가 있다.

베트남 침략과 라이따이한, 고엽제의 고통을 절절히 느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시란 무엇인가 고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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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곳으로부터 - 지하철 1호선 첫번째 이야기
김수박 지음 / 새만화책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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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글기 전 작품들
거칠지만, 개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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