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을 건너 안전한 땅으로 도망가라고 거듭 말했다. 집을 떠나던 날 안개가 끼고 어두웠지만 어머니는 동구 밖 멀리까지 배웅 나왔다. 이별의 시간이 닥쳐왔을 때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혹시 우리가 다시 못만나게 되더라도 너무 슬퍼하지 말거라! 넌 내 생애에 너무도 많은 기쁨을 주었단다. 자, 내 아들. 이젠 너 혼자 가렴. 멈추지 말고." - P29
그리고 70년엄마는 아직 아이에게 가지 못했다
헌법 9조를 기반으로 한 현명하고 강력한 외교적 노력, 평화적 국제 공헌이야말로 최대의 억지력이며, 세계 모든 나라와 상호 이해를 진전시키는 것이 일본의 유일한 길입니다. 70년간 전쟁에서 단 한 명도 죽지 않고, 죽이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전후(戰後)’라고 부를 수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한 것입니까. 이 평화를 굳건히 하기 위해서 우리는일본이 헌법에 따라 전쟁을 하지 않는 나라, 전쟁을 할 수 없는 나라임을 다시금 자랑스럽게 내외에 선언해야 합니다. 추상적이고 모호한 단어로 어떤 속임수를 쓰든 일단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되면 어떤 운명을 걷게 되는지를 우리는 역사에서 배워야 합니다. 전쟁을 할 수 있는데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할 수 있으면 무심코 해 버리게 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태평양전쟁의 개전과 패전, 끝없는 대미 종속과 비참한 원전 사고에 이르기까지 책임을 분명히 하지 않고 추궁하지도 않고, 그저 우물쭈물하며 서서히 떠밀리는 체질, 그리고 재빠르게 분위기를 읽고 그에 맞춰 동조하는기질 등은 유감스럽게도 70년 전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저 자신을 포함해 이런 체질과 기질이 정말 두렵습니다. 그래서 헌법 9조는 강력한 최후의 방어선으로서 바꿔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9조는 전후 일본의 소신이자 이상이며 그것을 따르는 것이야말로 이웃 국가와의 우호의 기초이며 국제적으로 일본의 지위를 안정시키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 P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