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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정, 선비문화의 산실 ㅣ 조선의 사대부 9
우응순 지음 /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정신문화연구원) / 2016년 9월
평점 :
누정은 누각과 정자를 함께 이르는 말. 기록으로는 삼국시대에도 있었다고 하나, 남아 있는 것은 전부 조선시대의 것. 풍광 좋은, 특히 굽이굽이 아름다운 강을 내려다보는 곳에 지었다. 바다를 끼기도 하고 못이라도 있으니 누정은 늘 물과 함께 한다.
이 책은 154쪽밖에 안 되는 짧은 책인데, 그 안에 누정의 역사, 구조, 기능을 충실히 담았고, 누정과 떼놓을 수 없는 누정문학이 풍부하게 나온다.
청년 정약용이 폭우 올 조짐이 보이자 벗들과 함께 나는 듯이 출동해 물 보고 서로 베고 누워 시 읊는 세검정의 광경과 대선배이자 선생인 송순의 과거 급제 60주년 잔치에 정철, 고경명, 기대승, 임제 등이 모여 즐기다가 어른의 가마를 함께 메는 면앙정의 장면이 인상 깊다.
아쉬운 것은 사진을 직접 구하지 않고, 문화재청 등의 사진을 쓴 점이다. 2장 누정문학 부분과 3장 지역별 누정을 보강하면 두고두고 볼 책이 될 듯하다.
송순, 면앙정가
내려다보면 땅이 있고 俛有地 올려다보면 하늘이 있네 仰有天 그 가운데 정자를 지으니 亭其中 흥취가 호연하도다 興浩然 풍월도 불러보고 招風月 산천도 청해보자 挹山川 명아주 지팡이 짚고 扶藜杖 평생을 보내리라 送百年 <면앙집>(필자 역)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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