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텁나루숲 뒷간에 앉아 솔시선(솔의 시인) 39
박두규 지음 / 솔출판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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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시집 제목에도 나오고, 시인이 오랫동안 머무는 지리산 자락 어딘가에 두텁나루숲이 있다.
거기 머물며 자연을 바라보고, 관조하는 삶이 여전하

ㄴ 줄 알았는데,
4부 도입부에
“슈리슈리 아난다무르띠”의 ‘말씀’을 담은 책을 읽고 울림이 커서 쓴 시들이 4부에 담았다는 말이 나온다.

앗.
이것은 한 종파에 입문한 자의 뜨거운 고백.
비록 그것이 사랑과 헌신과 빛이라도 신앙 고백은 신앙을 공유하는 곳에서 쓰임이 있는 것.

모든 서정시가 부르짖는 ‘당신’에게 얘기하면 되었을
1인칭 자기만의 고백을 대놓고 들이대니
매우 불편하다.

우리가 문학을 읽는 것은 1인칭 수기를 보는 것과 다르다. 만해가 님을 읊을 때, 그 님이 만해만의 것이 아니고, 백석이 팔원에서 손등이 터진 아이를 보며 훌쩍일 때, 나도 울며 그 아이가 일제 또는 이스라엘 또는 가부장의 박해를 당하는 보편과 특수를 겸하는 것이 문학이다.


자연을 읊는 것이 ‘아난다 마르가’가 되자 문학의 색을 잃고 만다. 여러 아름다운 구절들이 그 빛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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