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조선 - 시대의 틈에서 ‘나’로 존재했던 52명의 여자들
이숙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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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은 그래도 행복한 순간이 좀 있었던 분들 얘기다.

김금원(1817-?)이 <호동서낙기>에 나오는 금강산 유람을 했을 때, 그의 나이가 14살이었다고 한다. 그 엄혹한 시절에! 남복을 하고! 마치 고전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그이의 말씀

“‘눈으로 산하의 큼을 보지 못하고, 마음으로는 사물의 무수함을 겪지 못한다면 그 변화의 이치를 통달할 수 없어 국량이 협소하고 식견이 좁을 것이다. 그래서 인자는 산을 좋아하고 지자는 물을 좋아하여 남자가 사방에 노니는 뜻을 귀중히 여기는 이유다. 여자 같으면 규문 밖을 나가지 않고 오로지 술과 음식 만드는 일을 옳게 여겼다.... 여자 중에도 뛰어난 자가 어찌 없을 수 있겠는가. 규중 깊숙한 곳에 박혀 그 총명한 식견을 넓힐 수가 없어 끝내 사그라져버린 것이니 이 아니 슬픈가?”

‘사방에 노니는 뜻’을 지금은 다 즐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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