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의 밤을 듣는 밤 K-포엣 시리즈 39
김명기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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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대수의 쇳소리로
시집 제목인 노래를 듣는다.

아직 이런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니!

“노동자와 노동자의 편을 가르고 무산자와 무산자를
이간질하는 뉴스를 보며 분노에 익숙해진
몸을 어떻게 쓸 것인가 혁명과 수탈의 시대는
저물었다는데 왜 병상의 환자 같은 사람들이
여전히 삶의 가장자리로 쫓겨나는가” 44

“자유와 평등이란 게 무얼까 생각해보면 먼바다로 뱃머리조차 돌릴 수 없는 낡고 작은 배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세상이 좋아졌다는데 도무지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는 어느 하청 노동자가 한 몸 겨우 들어가는 형틀에 스스로를 가두었고 어제는 스물세 살 여성 노동자가 기계에 감겨 죽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더이상 분노의 시를 쓰지 않습니다 자본주의는 우리가 함께 나누었던 분노의 힘을 교묘하게 비웃으며 더 큰 힘이 되었다는 걸 알기 때문입 누구의 것도 아니지만 누구만의 것이 되어버린 자유에 대해 어떤 문장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34

죽죽 읽어내릴 수가 없다.
자꾸 멈추고
오래 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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