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사 한국 시집 초간본 100주년 기념판
오장환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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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식민지 조선의 청년들은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아직도 나의 목숨은 나의 곁을 떠나지 않’았을 뿐.

”주판알을 굴리는 작은 아씨야
너와 나는 빈 지갑과 사무를 바꾸며
오늘도 시들지 않느냐
화병에 한 떨기 붉은 장미와 히아신스 너의 청춘이, 너의 체온이……” <체온표>

생계가 있고
피로가 있겠으나
바닥에 깔린 건 지독한 비애.

“위태로운 행복은 아름다웠고
이 밤 영회(咏懷)의 정은 심히 애절타
모름지기 멸하여 가는 것에 눈물을 기울임은
분명, 멸하여 가는 나를 위로함이라. 분명 나 자신을 위로함이라.” <영회>

“부엉아! 너의 우는 곳은 어느 곳이냐
어지러운 회오리바람을 따라
불길한 뭇 새들아 너희들의 날개가 어둠을 뿌리고 가는 곳은 어느 곳이냐” <황무지>

그는 <병든 서울>을 떠나 1951년에 북한에서 죽었다.
그의 시집을 읽었다는 이유로 멀쩡한 교사 5명 등 9명의 평범한 사람들이 간첩으로 조작돼 실형을 살았다. 1982년에 일어난 오송회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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