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조선 - 시대의 틈에서 ‘나’로 존재했던 52명의 여자들
이숙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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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놀라운, 조선 여인들의 삶이다.
다행한 삶보다는 불행이 다수.
정약용의 평생 지기로 나름 행복하게 산 부인
바로 뒤에 버림 받은 첩실이 등장.

숱한 삶 중 한 분, 옥비.
15세기 함경도 경원의 관비. 그녀는 열심히 살아 양반의 첩이 되어 진주에 정착, 영면.
그런데!
선조 그 자가 왕이던 때에 ‘옥비의 난’ 발생. 이미 죽은 옥비가 일으킨 변란이 아니고, 옥비를 이름으로 국가가 일으킨, 기괴한 사태.
조선 초기에 북방에는 사람이 살지 않으려 하니 이주 우대. 그러나 금세 관리들의 폭압 때문에 백성들의 탈주가 심해지고, 임란 전 선조의 명. 도망친 것들 다 원위치 시켜라.
옥비는 이미 죽은 지 오래이지만, 당시 관비 명부에 그 이름이 남아 있어서 모계를 따라 자식의 신분을 결정하는 ‘종모제(從母制)‘에 따라 당시 법적으로 노비인 그 후손들을 다시 원위치로 보내라는, 국왕의 지엄한 명령.
3세대 지나 옥비의 후손들이 진주 일대에 살고 있었을 터.
색출당한 수백명이 느닷없이 함경도로 끌려가며 기존의 삶이 뿌리뽑혀 울부짖었다고 한다.
필자의 논평.
‘우리 가운데 그 누가 옥비의 피로부터 자유롭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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