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4년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7
김행숙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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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뭘까, 이게 뭘까, 이게 뭘까 생각하다 보면, 내가 없어지듯이 또 졸리기 시작했어요.” 72

길지도 않고, 아주 작은 판형의 시집을 읽는 내내 그랬다.
적을 만한 구절은

“그러나
무섭게 짧습니다. 그래요, 언제 어디서든 모든 사람이 알게 되는 사실이 있습니다.” 55 우리에겐 시간이 조금

시집 끝에 실린 에세이 ‘시간의 미로’만 재미있게 읽었다.

“거대한 나무처럼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다시 왼쪽으로도 시간의 길은 무한히 자라난다. 그러나 내가 죽은 나뭇가지 위에서 미끄러지고 있는 거라면, 머지않아 나뭇가지는 부러지고 나는 검은 나뭇가지 위에 가볍게 얹힌 눈송이처럼 툭, 떨어질 것이다. 겨우 나뭇가지 하나가 부러졌을 뿐이다. 시간의 숲은 무성하다. 시간의 숲은 활활 타오른다.”

이 시집의 주제다.
무상감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그 느낌 다분한, 무섭고 냉정한 시간.
별 하나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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