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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케이크 모양을 한 나의 가난
무라까미 하루끼 지음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1993년 7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둘째 중학교 졸업여행차 다녀온 교토
숙소를 교토역보다도 남쪽 10조에 잡았는데
가모강까지 걸어가는 길에 보이는
허름하고 땅콩집처럼 올망졸망 붙은 집들을 보면서
모녀는 저게 딱 하루키의 ‘치즈케이크 모양을 한 나의 가난’에 나오는 삼각형 집 같다며 즐거이 재잘댔다.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된, 둘째의
평소엔 닫혀 있던 방에 청소기를 돌리러 들어갔다가
책상에 놓인 것을 보고 덥석 집어 읽는다.
파피루스라는 생소한 출판사에서 낸, 1993년 초판.
아내가 처음 산, 하루키 책이라고 한다.
파스타 면의 원료인 듀럼을 ‘듀라므’라고 번역해 놓기도 해 구수하다.
오뉴월 바람처럼
끈적이며 시원하게
지나간다.
낯익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망설이고 있’는
다양한 고독을 지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