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와 여성 - 오리엔탈리즘적 페미니즘을 넘어서
리-시앙 리사 로즌리 지음, 정환희 옮김 / 필로소픽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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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족

“대체로 보아, 조정의 수많은 금지령을 견뎌내고 천 년 동안 지속된 문화적 관행인 전족은 너무나도 빤한 관점 그 이상으로 이해되어 야 한다. 즉, 전족은 남성에 의해 자행되는 여성에 대한 성적 억압의 표식이자 가부장적 가족 구조에 의한 여성의 희생을 나타내는 표식 그 이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대신에 전족은 다음과 같이 해석될 수 있다. 첫째, 중국 문화의 예의범절을 나타내는 표식이다. 즉 여성은 천싸개의 바늘을 통해, 여자 조상의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만들고 전수하였다. 둘째, 젠더 규범의 표식이다. 즉 ‘여성성‘은 여성의 신체를 의도적으로 가린 한 쌍의 묶여진 발을 통해 표시되었다. 마지막으로, 민족적 정체성의 표식이다. 즉 청 조정의 권위에 대해 끈질기게 저항함으로써, 한족의 예의범절이 표현되었다.“ 292

”다만 여기서의 나의 논의가 전족 - 여성에 대한 승인된 사회적 폭력-의 잔혹성을 부정하려는 데 있지 않다. 6-7세의 소녀들은 자신들의 자연적 몸을 손상하여야만 했는데, 문자 그대로 생살을 잘라내고 발 뼈 구조를 재배열하면서 위험한 감염과 끝없는 고통에 시달려야만 했다. ‘9센티 정도의 아름다운 발‘이란 규범적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서 말이다. 어머니나 가족 구성원 중 여성 연장자에 의해 발이 묶여진 처음 2년 동안에는 충격적인 고통을 견뎌내야 했으며, 그 기간 이후에 소녀들은 남은 인생 내내 자신의 발을 감싸야 하는 책임을 떠맡게 되었다. 오늘날 여성의 신체를 아름답게 하고자 하는 미용문신과는 달리, 전족은 생애적 과정lifelong process으로 여성 스스로 발을 묶고자 하는 끊임없는 노력이 요구되었다.“ 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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