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취한 날
아직 읽지 못한 정일근
의 <유배지에서 보내는 정약용의 편지>인
줄 알고 옳다구나 들였다.
소포를 뜯으면서 이런
뻘짓을 봤나
하고 던져 두었다가
급하게 나오느라 안 읽은 책 쌓아 놓은 데서
집어 가방에 넣으며 문밖으로 나가면서 이런
된장
하며 하루를 보내고는
취해 꺼내 읽는다.
우와!
현대시조가 이런 맛이 있구나.
덜어내다 보니
그 틀에 맞게
딱 꽂히는 발상과 전개와 표현이
그득하다
편집과 교정의 실수며, 시 자체가 어설픈 것도 많으나
우와!
우선 한 편
“요란한 것이 없다
번잡한 절차가 없다
입관과 운구가 없고
무덤이 생기지 않는다
장례가 따로 없으니
우주가 조용할 뿐이다.” 20 귀뚜라미의 죽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