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년의 내간체 시작시인선 484
이정모 지음 / 천년의시작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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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구절들이 많다.
그런데, 왜 이렇게 ‘내 마음에 긴긴 문장을 쓰는지’ 모르겠다.
덜어 내고 덜 말하면 더 좋을 텐데
담고 있는 생각과
하고픈 말이
엄청 많은 시인이다.

상흔은 여기가 아니라 그때라는 것을, 공중이 소리를 받아들이듯 모셔야 하는데, - P30

바람은 길의 행방을 묻지 않는다, 길은 바람의 인연일 뿐 삶이 같이 가야 할 항로가 아닌 걸 아는 까닭이다 - P31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식물의 왕국을 좋아해서, 예컨대 기적같이 꽃가루가 도착한 암술처럼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리라 - P21

비 오는 날, 내 몸에서 삶의 흔적을 찾는 건 쉽다
몸이 뻐근하지 않으면 평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

그 흘러간 시간도 격이 있다 그 격에 맞게
물에 젖은 것들이 흔적을 남기려 몸으로 붐비고 있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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