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라 불러서 미안해 시인의일요일시집 19
이은림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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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친이 무민과 연양갱과 동갑인 1945년생이며, 향년 70세이고,
본인은 아추증후군이 있고.
같은 처지의 시인은 처음.
담담한 서술이라 잘 읽힌다.

아빠,
오늘은 좀 더 최선을 다해 죽어 볼게요
눈뜨자마자 작별인사를 시작하는 봄꽃들처럼요 - P107

피사체


새장 안에서 새가 되어 가는 사람
꽃병 속에서 꽃이 되어 가는 사람
어항 속에서 물고기가 되어 가는 사람

무엇이든 되어 보자
어떻게든 되어보자

지저귀는 꽃
헤엄치는새
활짝 핀 물고기

나는 내가 아닌 채로
나를 벗고 나를 지나쳐서
최대한 내가 아닌 듯

새장 안에서 헤엄치고
꽃병 속에서 지저귀고
어항 속에서 만개한다

어쩌면
가장 나처럼 웃고 있는 내 얼굴을 들고
그렇게
그렇게 - P46

제발, 지나가 버릴 어떤 사람들에게
이름 따윈 없었으면 좋겠다
잊은 줄 알았던 이름 따위에
고개 돌리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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