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장갑
오탁번 지음 / 문학사상사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엘레지

사전을 꼭 찾아 보기 바란다. 슬픈 노래를 뜻하며 OO 엘레지로 숱한 트로트 곡이 나와 있는 elegy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엘레지로는 2번 표제어이다.
1번 표제어는 순우리말이다. 그 뜻은 흠.
시인도 처음 알게 되어 시를 썼다. 나도 그 시를 읽고 그 뜻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렇게, 잘 안 써서 사라진 듯한 우리말을 시 속에 녹여낸다. 그런데, 굉장히 자연스럽다.

”앵두나무 꽃그늘에서
벌떼들이 닝닝 날면
앵두가 다람다람 열리고
앞산의 다래나무가
호랑나비 날갯짓에 꽃술을 털면
아기 다래가 앙글앙글 웃는다“ 13

퀴즈.
”낮곁 내내 손톱여물이나 써는 동안“ 93
을 요즘말로 풀어 보시오.

시에 담긴 소재가 매우 다채롭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동시처럼 전하기도 하고, 환갑 앞둔 중늙은이의 추레함을 가감없이 드러내기도 한다.

인간의 우쭐함 없는, 이 따뜻한 시선이 아름답다.

“된장독에 쉬 슬어놓고
앞다리 싹싹 비벼대는 파리도
거미줄 쳐놓고
한나절 그냥 기다리는
굴뚝빛 왕거미도
다 사랑하고 싶은 날” 13


퀴즈의 정답.
이른 오후 내내 손톱을 잘근잘근 물어 뜯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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