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에서 시인은 3년째 임도도 없어서 기계가 못 들어가니 낫으로 쳐들어오는 자연과 싸우면서 차를 기른다. 예순의 나이이고 어머니가 여든둘이신데 요양병원에 계시다가 큰아들 생각에 시인 거처로 왔다가 허리를 크게 다쳐 시인의 동생네로 간다.… 그렇게 시인의 삶이 고스란히 담겼다. 짧은 일기처럼. 담백하다 못해 무미건조한 문체로. 책이 가로로 넓다. 왼쪽에 문진우 작가의 흑백사진이 오른쪽에 시가 있다. 시와 별 상관없어 보이는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닿는 지점이 뭘까 생각해 보는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