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현담 주해
한용운 지음, 서준섭 옮김 / 어의운하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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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현담>은 10편의 7언율시이다.
중국 불교 선종의 한 계파 조동종 승려 동안상찰이 지었다.
선불교의 정수가 담겨 있다고 한다.
동안의 동문 청량문익이 주석을 달았고
거기에 김시습이 주해를 더해 <십현담 요해>를 남겼고
그걸 설악산 오세암에서 한용운이 읽고,
느끼고 깨달은 바 있어
쓴 글이 바로 이 책, <십현담 주해>이다.
<님의 침묵>과 같은 자리, 같은 시기에 쓰여 침묵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대승과 선의 말들이 비수처럼 꽂힌다.

“더러움에 있다고 열등하지 않고 깨끗함에 있다고 고상한 것은 아니다.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리겠는가. 또한 더러움은 깨끗함에서 떠나 있지 않고 깨끗함은 더러움에서 떠나 있지 않다.“ 47

”부처님이 간 길은 이미 낡은 자취이니 다시 다른 곳을 찾아야 묘한 경지이다. 부처님이 가지 않은 길이 어디인가?“ 55

“배우는 사람은 오직 인연을 쉬고 생각을 끊음을 종지로 삼아 마치 마른 나무와 죽은 재와 같이 된다. 그러면 도에서 멀어진다. 이에 이르면 마치 바위 앞에 갈림길을 만난 것과 같아서 바른길로 들어가기 어려우니 오히려 미혹하게 된다.” 105

깨달음의 자리가 심산유곡 탈속에 있지 않고 여기 속세에 있다는 얘기가 흥미롭다.
멀리 가지 말고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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